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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주객이 전도된 처방 바코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환자가 어플에서 진료 예약을 한 뒤 병원에 도착하면 방문해야 할 진료과와 위치를 안내하는 알림이 뜨고,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스마트병원'이 병원계 화두라면 약국 역시 트렌드에 걸맞게 진화하고 있다. 약국의 '빠른 조제 가능' 역시 IT의 힘을 빌려 효율화되고 있다. 방문 전 키오스크나 카카오톡으로 처방전을 보내면 약국이 조제 완료 시간을 안내해 주고, 처방전을 일일이 입력하는 대신 바코드를 찍어 정보를 읽어오고, ATC의 도움을 받아 장기처방 환자의 조제도 척척 해결하는 것 모두 현재 약국에서 가능한 일이다. IT를 통해 감으로 하던 경영을 데이터화하고 약사가 단순업무 보다는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편리하고자 도입한 바코드와 키오스크가 약국의 주객을 전도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약국 또한 늘어나고 있다. 편리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지만 업체간 갈등으로 인해 바코드가 호환되지 않거나, 바코드 리딩 기능이 먹통이 되면서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들이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어났다. 올해 1월 이디비 바코드를 포함한 이팜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약국은 일일이 수기로 처방전을 입력하고, 손으로 약값을 계산하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었다.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서비스가 불통이 된 것이었는데, 4월 내내 서비스가 불안정하면서 약국의 불만과 불안이 커지기도 했다.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이디비 측의 대응도 좀처럼 달라진 게 없다. 이디비는 서버 과부하가 원인이라는 입장이지만, 매일 아침 8시부터 10시 사이 서버가 불안정한 이유에 대해 약국은 원인 조차 알지 못한 채 PC를 켰다 껐다 반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서비스 수준과 별개로 약국이 매달 지불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바코드 업체가 건수에 따라 구간별로 적용하던 요금을, 건당으로 변경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복수의 바코드를 사용하는 약국의 경우 월 수십만원까지도 바코드 리딩 비용으로 부과하고 있다. 키오스크 역시 마찬가지다. 키오스크로 우리 약국을 찍은 환자가 실제 약국을 방문하는 것과 별개로 '처방전을 전송한다'는 이유로 건당 비용이 과금되고 있다. 단순히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한다는 이유만으로 약국은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매달 고정적으로 과금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약국들 역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약국은 을이 돼야 하는 이유는 표준 바코드에 있다. 국가 차원의 표준 바코드가 도입되면 금세 해결될 문제들이, 사설 민관업체들의 난립과 이해관계에 따라 약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단순 영향을 넘어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 '단순히 처방전을 받는다는 댓가로 약국에서 민간 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불공정한 구조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한다'는 게 박정관 위드팜 회장의 주장이다. 일본은 정부 주도 하에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을 구축해 의사가 처방정보를 '전자처방전 관리서비스' 시스템에 등록하면, 환자가 이를 다운받아 처방약을 조제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가 병원과 약국에 시스템 및 장비 도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공적 처방전 전달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 역시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 EU 차원의 전자처방전 및 전자조제시스템을 구축해 회원국 사이에서 의약품 처방·조제를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 업체가 주축이 돼 '돈벌이'로 약국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이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음영처리, 주민등록번호 가림 등으로 꼼수를 부리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표준 바코드는 성분명 처방 보다도 더 약국에 밀접하고 필요한 정책이 아닐까 싶다.2025-05-06 16:44:02강혜경 -
[기자의 눈] 바이오 기술특례와 일반상장의 고민[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IPO 준비 전략이 기술특례 상장에서 벗어나 일반 상장을 고려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는 기술특례 상장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안정적인 매출 실적을 통한 일반 상장을 목표로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기술특례 상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으나, 단기적인 매출 실적이 부족한 기업이 기술력 평가만으로 증시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최근 파두 사태 등 기술특례 상장 이후 기업의 부실 논란이 잇따르면서 한국거래소가 기술성 평가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23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 17곳 중 14곳(약 82%)이 상장 당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부담이 커지자, 바이오 기업들이 아예 일반 상장을 목표로 재무적 성과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는 선택도 이뤄지고 있다. 일반상장은 기술특례상장보다 심사 기준이 엄격하지만, 상장 후 실적 미달로 인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투자자들에게 더 안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더해 실제 매출 성과를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기존의 연구개발(R&D)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개발(BD)을 강화하거나 조기 상업화를 목표로 파이프라인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 회사의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통해 선제적으로 매출을 내는 시도도 상장 도전 과정에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실제 사업적 성과를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좋은 기술을 보유한 것만으로는 투자자나 거래소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술특례 상장의 본래 취지를 약화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기술특례 상장은 본래 혁신적이지만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마련된 제도다. 그런데 단기적인 실적 확보에만 치중하게 되면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지난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 21개 사 중 16개 사(약 76%)가 기술성장특례로 들어오는 등 기업의 주요 상장경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여러 기업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 역시 기술특례 상장의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면서도 혁신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바이오 기업들 역시 장기적인 혁신 기술개발과 단기적인 성과 창출을 병행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IPO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생존 전략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재무적 안정성을 갖추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와 바이오산업 모두 현실적인 대안 마련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2025-05-01 17:01:23황병우 -
[기자의 눈] 유심정보 유출 사태, 남일 아니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SKT의 유심 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 전반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간 수없이 많은 개인정보 보안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평가다. 예상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SKT 대리점 앞에는 유심을 교체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통신 보안의 허점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제약바이오업계도 마찬가지다. 제약바이오기업이 다루는 정보는 단순한 고객 데이터 그 이상이다. 임상시험 참가자의 건강정보나 질병·유전 정보, 약물반응 이력 등은 해킹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고위험 데이터다. 게다가 이러한 정보는 의료기관부터 연구기관, CRO 등 다양한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시로 공유된다. 보안 체계에 단 한 곳의 구멍만으로도 전체 생태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개인정보 보안 사고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24년 한 제약회사는 종합병원 4곳으로부터 환자 3만9000명의 이름·병명·처방약물 등이 포함된 자료를 불법으로 수집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3년엔 한 제약사가 해킹 공격에 의해 의사·약사의 성명, 소속 의료기관명, 전공,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을 겪었다. 기업에서 정보보안 부서는 흔히 중요성이 간과되기 쉽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업무 특성상 ‘잘해야 본전’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보보안은 IT 부서의 책임만이 아니다. CEO부터 연구원까지 전 구성원이 ‘데이터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 디지털헬스, 원격의료 등으로 데이터 기반 사업이 확대되는 현 시점에서 정보 보호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경쟁력’이 된다. SKT 사태는 경고다. 제약업계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보안 체계를 점검하고 위기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단 한 순간 소홀할 경우 다음 피해자는 제약바이오업계일 수 있다. 신뢰는 지키는 데 수년이 걸리지만, 잃는 데는 단 하루면 충분하다.2025-05-01 06:12:30김진구 -
[데스크 시선] 중국 신약개발 발전과 한국의 대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베이징 하늘에서 별이 보여요" 2박3일 중국 베이징 출장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밤하늘에서 별을 보던 순간이다. 스모그와 미세먼지의 상징이던 베이징에서 별을 보다니, 서울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나타난 것이다. 중국의 변화는 베이징의 밤하늘 별 만큼이나 새롭다. 화웨이 매장에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가 전시돼 있고,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알리페이로 돈을 받는다. 베이징은 완전한 현금없는 사회에 이르렀다. 베이징 어딜 가도 번화가인 만큼 인구대국의 면모도 보여줬다. 저 정도 인파라면 내수시장만 갖고 장사해도 될 거 같은 부러움이 느껴졌다. 물론 횡단보도 초록불에도 지나가는 자동차, 오토바이 등 교통 무질서와 길거리에서 아이의 바지를 벗고 오줌을 싸게 하는 부족한 위생관념 등 잘 바뀌지 않는 것도 여전하다. 그러나 신약개발 분야 만큼은 중국의 성장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한중 임상시험 심포지엄에서는 중국 신약개발의 발전상과 도전, 그 진지함 등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중국 CRO 타이거메드와 한국 자회사 드림씨아이에스, 국가임상시험재단(KONECT)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 초청받은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은 고민이 깊어 보였다. 참석자들은 중국 신약 발전상에 감탄하면서도 한국 제약산업의 부족한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국이 개발한 신약은 한국에서도 사용될 만큼 글로벌 시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달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베이진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테빔브라'가 면역항암제로는 최초로 식도암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키트루다 같은 중국산 면역항암제는 이미 상용화됐고, 최근 비만 치료 열풍의 주인공인 GLP-1 치료제 출시도 머지 않아 보인다.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제약·바이오 투자를 유치하려는 GLP-1 개발 중국 기업 IR 행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제약사들이 과연 투자에 관심을 가질지 갸우뚱했다. 투자를 한들 막대한 자금을 버텨낼 제약사들이 얼마나 될까도 의심됐다. IR 행사는 오히려 빅파마나 중국 현지 제약사를 대상으로 하는 게 맞지 않았나,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 같다는 인상도 들었다. 그럼에도 참석자들은 중국 신약 발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시설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이어간다든지, 중국 제네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들이었다. 중국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이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각이다. 서로 협력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는 고민들이 엿보였다. 중국을 보면서 우리 제약·바이오가 더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육성 노력과 더불어 기업들도 당장 먹거리가 아닌 향후 미래를 이끌 분야에 진지함을 갖고 투자하길 기대해 본다. 관건은 회사의 의지, 즉 경영진의 의지다. 내수 중심의 안전한 투자에 벗어나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퍼스트 인 클래스, 베스트 인 클래스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는 현지 행사에 실무자들 뿐만 아니라 경영진들도 직접 와서 느꼈으면 한다. 베이징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환하게 비춰줄 수도 있지 않을까.2025-04-30 19:45:24이탁순 -
[칼럼] 통합돌봄, 보건의료 협업시스템으로 대비를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지역사회통합돌봄법) 이 통과된 것은 2023년 11월이었다. 이후 2024년 2월 국회에서 공포되었고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하위법령 마련에 분주하고 지자체에서도 실무를 수행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국회에서도 관련된 제 법안의 개정을 검토하는 한편 법안이 그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토론회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기도 하다. 지역사회통합돌봄법은 돌봄이 필요한 대상에게 의료·요양 및 돌봄 등의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살아온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에 전담 조직 설치의 근거를 두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통합돌봄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중앙정부에서 재정과 인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인적 자원의 서비스통합이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보건의료, 건강관리, 일상생활, 주거 등 포괄적 돌봄지원을 통합·연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보건의료에 있어서는 의사나 약사 간호사 등의 보건의료인이 장소의 제한을 벗어나 환자가 자리하는 곳으로 이동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국가가 제도적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하였다. 보건의료서비스 또한 분절적이지 않고 포괄적인 돌봄이 제공되도록 법적 근거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법안통과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통합돌봄의 취지가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는 예를 보게 된다. 일례로 2024년 6월부터 2년간 진행되고 있는 & 65378;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 65379;의 경우 환자를 포괄평가하고 맞춤형 치료관리계획을 수립하며 심층 교육·상담, 비대면관리, 방문진료 등을 실시함에 있어 의료진이 주축이 되어 있으되 치매환자 약물관리에 필수인력인 약사들의 참여가 적시되어 있지 않다. 필요시 건보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제약물관리 사업에 연계하는 형태로만 참여가 가능하다. 한편으로 약사들의 다제약물관리 시범사업에 있어서도 방문약료시 의료진에 대한 실질적인 약물처방중재가 어려운 현실이다. 다제약물관리의 또 다른 형태인 약국내방형 다제약물관리만으로는 보건의료패러다임의 전환기, 찾아가는 보건의료의 맞춤형 돌봄이라는 통합돌봄의 적극적인 취지를 온전히 살리기 어렵다. 통합돌봄법안 시행이 목전임에도 여전히 분절적인 보건의료서비스가 시범사업형태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27일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는 & 65378;시행을 1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 지자체 중심의 제대로 된 통합돌봄을 촉구한다& 65379;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명서를 통해 이들은, 공공인프라와 재정의 확충, 돌봄이 필요한 주민 누구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시군구별 전담조직 설치 의무화, 필요한 전문인력의 적절한 배치, 위탁조항 삭제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통합돌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지역사회통합돌봄에 있어 중추적이라 할 수 있는 의료 및 요양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통합보건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인간의 협업시스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현실적인 수가정책을 시현하고 인적자원을 확충할 수 있는 인력풀을 갖추어야 한다. 직능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지역중심의 다학제적 서비스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조건일 것이다. 지역사회통합돌봄법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고령화사회에 대응하여 개인적인 위기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책임지는 복지사회를 향한 값진 발걸음이다. 보건의료계 또한 직능간 협업시스템 구축, 합리적인 수가정책, 인적자원 확보 등의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법안의 취지에 걸맞는 포괄적인 통합돌봄의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2025-04-30 08:29:24윤영미 공동대표 -
[기자의 눈] 사전심의제 신약 처방에 대한 망설임[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기다리던 신약이 드디어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됐지만 처방해주는 병원이 없다. 고가약 시대, 다양한 제도 개선과 노력이 있지만 아직까지 신약의 접근성 문제는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이슈로 남아 있다. 특정 신약의 급여 등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은 이제 익숙할 정도로 게재되고 있으며 환자단체들의 성명서 빈도 역시 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천신만고 끝에 등재된 신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유전자치료제와 같이 해당 약의 처방을 위해서 갖춰져야 할 필수 제반사항이 있는 경우가 아님에도 말이다. 등재된 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 약이 랜딩된 의료기관이 전국에서 손에 꼽힌다. 유례 없는 치료제고, 급여처방도 가능한데 말이다. 보험 삭감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치의 판단 하에 투약이 이뤄졌다가 고가의 약값을 짊어지게 될까 두려운 병원들의 망설임 탓이다. 유통기업도 한몫 한다. 약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로스(Loss)가 날 경우 상당한 손실금이 발생하게 된다. 이중 사전심의제가 적용된 약물의 사례는 특히 많다. 사전심의제도는 고가의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요양급여 적용 여부를 사전에 심의하는 제도로,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강화와 건강보험 재정 보호를 함께 고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치료제 투약 전, 적격 환자를 판단하는 사전 심사와 사전 심사를 통한 승인 이후 치료제 투약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동시 심사 기능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즉 약이 워낙 고가인 만큼, 투약 사례에 대한 급여 적용 여부를 사전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얘기다. 사전심의제 약물 역시 응급상황이 존재하고 의사는 판단 하에 처방할 수 있다. 문제는 선 투약이 이뤄졌지만 급여 부적정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다. 병원과 유통업계가 손해를 무조건 감수하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각고의 노력과 염원이 모여 겨우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 약들이다. '위험분담'의 취지에 대한 병원과 유통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들 약제는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유형 중 최소 두가지 형태를 묶어 겨우 제도권에 들어왔다. 지금은 망설일 때가 아니라,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2025-04-30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숙의 과정 필요한 비대면진료 법제화[데일리팜=이정환 기자] 6.3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과 새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결정이 확정된 이후 시급히 서둘러야 할 보건의료정책 중 하나는 '비대면진료'다. 이미 국회에는 현재 시범사업중인 비대면진료를 정식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 2건이 계류중이다. 2건 모두 국민의힘 의원(최보윤, 우재준)이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 대표발의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 속 비대면진료 중개를 업으로 하는 플랫폼들은 국회와 정부를 향해 비대면진료 시행 대상 환자를 전면 허용하는 방식의 법제화와 함께 처방약 환자 배송 제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대면진료 산업 활성화·육성을 목표로 시행한 윤석열 정부의 무제한 시범사업을 그대로 제도화해야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현재 중개업을 이행중인 플랫폼들이 수익 모델을 유지·확대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의료기관과 환자, 약국 간 비대면진료·약처방을 중개해 경영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입장에서 적용 대상을 최대화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의 대원칙인 '환자 대면진료·조제'와 충돌한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비대면진료가 국내 허용된 이후 5년 넘는 기간 동안 플랫폼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신종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국민적·사회적 패닉 사태 방지를 위한 비대면진료의 안정적 시행에 플랫폼이 기여한 바가 있는 점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초진·재진 구분이나 적용 대상을 구체화하지 않은 전면허용 방식의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대면진료·조제 원칙의 국내 시스템을 망가뜨리거나 기형적인 시스템으로 변형시킬 우려를 충분히 따져야 한다. 아울러 의료기관이 도처에 늘어서 있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나 광역시도지자체 등에서까지 과연 모든 환자가 아무런 장벽없이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게 규제를 허물어 법제화하는 게 최우선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행정부와 입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단순히 병원에 가기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경증 질환자가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약을 손쉽게 복약하는 환경을 구축하게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과정에서 비대면진료가 삭센다 등 비만약 과잉 처방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확인하고 처방 금지 약물 명단을 사후 손질하는 등 보완 행정을 시행한 바 있다. 지금도 의료계와 약사사회에서는 탈모나 여드름 등 비교적 긴급성이 떨어지고 중증도가 낮은 질환에 대한 비대면진료 허용 당위성과 약처방 필요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우리나라가 5년 넘게 비대면진료를 실시한 연혁을 갖췄다는 이유만으로 현행 무제한 비대면진료를 그대로 법안에 옮겨 심는 형식의 제도화는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가속화하거나 변종 진료·처방 행태를 야기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낡은 시스템을 선진화하기 위해 때때로 급진적 개혁이 필요할 수 있지만, 급진개혁은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을 동반하기 나름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필수·지역의료 부족 사태를 제외하면 크게 문제삼을 만한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없다. 그렇다면 21대 대선 이후 국회가 논의할 비대면진료 제도화 입법 방향 역시 비대면진료 산업 진흥이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아닌 필수·지역의료 붕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우리나라 보건의약 체계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25년여 간 '진료는 의사에게, 조제는 약사에게'란 슬로건을 지속하며 정립·발전해 왔다. 신종 감염병 대유행으로 수 년 동안 전세계적, 전국민적 충격과 피해를 체감했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만을 바라보고 비대면진료 정책을 법제화한다면 자칫 의약분업 후 정립해 온 국내 보건의료 전달체계와 약국 생태계를 외면하는 제도가 갑작스레 수립되는 오점이 생길 수 있다. 6.3 대선 결과에 따라 정권이 유지될지, 바뀔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구체적인 비대면진료 제도화 향방도 대선 결과와 함께 이후 이뤄질 국회 입법 심사 결과에 따라 좌우된다. 새 대통령과 새 정부는 산업활성화에 무게를 둔 비대면진료 보다는 안전하고 왜곡 없는 보건의료 시스템을 유지·복원하는 방향의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2025-04-28 15:16:31이정환 -
[데스크 시선] 바이오기업 불신과 명예회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1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종가 8960원에서 5거래일만에 주가가 83.1% 쪼그라들었고 시가총액은 4674억원에서 790억원으로 3884억원 증발했다. 상장 기업이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초유의 사례다. 브릿지바이오의 신약 임상 실패 소식이 주가 급락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14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이 다국가 임상 2상 자료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24주차 강제 폐활량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의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이전된 이력이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7월 BBT-877을 최대 11억 유로 규모로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은 BBT-877의 권리를 반환했다. 브릿지바이오는 보충 연구와 추가 자료 분석을 통해 BBT-877의 글로벌 진출을 꾀하려고 했지만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브릿지바이오가 BBT-877 이외에도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시험 실패 악재만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80% 이상 급락하는 것은 매우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브릿지바이오가 관리종목 지정도 주가 낙폭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달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문제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50% 이상의 법차손이 발생해 관리종목 지정사항에 해당됐다. 사실 바이오기업의 법차손 문제로 인한 상장 폐기 위기는 브릿지바이오만의 사정이 아니다. 법차손은 사업에서 발생한 지속적인 손실 규모에서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수치를 말한다. 바이오기업들은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신약 개발 비용을 지출하는 구조상 법차손 문제로 종종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다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더라도 상장 폐지까지는 여러 차례 기회가 주어진다. 주식 시장에서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특례 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기술 특례나 성장성 특례 제도로 상장한 기업은 일정 기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되는데도 유예기간 이후에도 개선된 수치를 입증하지 못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는 이유에서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9년 12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산점을 주는 상장 제도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기술력과 성장성을 판단해 잠재력이 높다고 추천하면, 상장 요건 중 수익성과 매출 기준이 완화된다. 공교롭게도 성장성 특례 상장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상장폐지 철퇴를 맞으면서 특례 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불신이 가중됐다는 눈초리가 나온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단백질 소재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셀리버리는 약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로 잠재력을 보증받고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20년 1월 2일 시가총액 4848억원을 형성했는데 7개월 만인 8월 13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1월 28일에는 시가총액이 3조1423억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셀리버리가 뚜렷한 R&D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2021년 9월 27일 셀리버리의 시가총액이 1조 아래로 떨어졌고 2023년 3월 23일 2443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이후 2년 가량 거래가 정지됐다. 셀리버리의 상장폐지 결정 전 시가총액은 최고점을 기록한 4년 전과 비교하면 92.2%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셀리버리의 창업주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셀리버리는 지난 2013년 알앤엘바이오 이후 12년 만에 바이오기업 상장폐지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지난 몇 년간 바이오기업 생태계 불안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의 신약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 환경은 열악한데다 상장 문턱은 더욱 까다로와지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이 최근 내놓은 '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을 보면 일정 기준의 시가총액과 매출을 달성하지 않으면 상장 유지가 어려워진다. 물론 신약 개발이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을 뿐더러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동반돼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바이오기업 상장에 대한 획일적인 평가는 과도하다는 불만도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바이오기업들을 향한 불신은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다. 그동안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한 신약 호재를 자랑하고도 숱한 실패로 많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기술수출 유력’, ‘다수의 다국적제약사와 협상 중’, ‘긍정적인 임상 결과’, ‘글로벌 경쟁력 확인’ 등의 미사여구로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던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 중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목표를 달성한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바이오기업들이 엄격한 규제 핑계로 박탈감만 토로하면서 주가 띄우기만 급급하는 것보다 실속있는 성과로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한 때다. 신뢰가 쌓여야 명예도 회복될 수 있다.2025-04-28 06:18:14천승현 -
[기자의 눈] 다가온 무균제제 GMP 강화, 대책 있나[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오는 12월 28일부터 무균완제의약품을 대상으로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이 강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3년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진행했다. 당시 개정은 PIC/S 재평가를 앞두고 무균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와 동일하게 변경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 규정에는 품질위험관리를 통한 오염관리전략 수립과 최신 무균제조 설비와 기술에 대한 관리기준 마련 등이 담겼다. 다만 식약처는 모든 제약업체의 오염관리전략 수립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을 고려해 무균완제의약품 부터 고시 이후 2년이 경과한 날까지 우선 시행토록하고, 무균원료의약품은 3년이 경과한 날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무균완제의약품은 당장 올해 12월부터 오염관리전략을 수립해 PIC/S 규정과 갭분석을 위한 위험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각 공장의 관련 부서가 규정 시행 1~2년 전부터 머리를 맞대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무균조작제제의 멸균등급필터 조립 완전성에 대한 사용전 검증강화인 'PUPSIT' 검증을 위해서는 연구적인 투자나 부분적인 기술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오염관리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무균제제 제조업체들은 당장 12월부터 시행되는 GMP 강화 방안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해부터 노후된 주사제 생산 설비를 갖춘 제조업체들이 생산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식약처에 보고한 제약사만 해도 I제약사, B제약사, G제약사, D제약사, A제약사, K제약사 등 여러 곳으로 파악된다. 이들 업체는 PIC/S 규정에 맞춰 노후 시설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고, 급여 상한금액이 낮아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주사제 라인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위탁제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무균제제 GMP 규정 개정에 앞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명회에서도 시설 투자비용 및 약가 지원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었다. 하지만 식약처는 2+1년의 유예기간이라는 시간동안 제조업체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믿고 별다른 지원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결국 규정 시행일이 다가오자 주사제 생산을 철수하는 업체들이 발생하고 있고, 제약바이오협회 등도 나서서 관련업계 현황을 조사 중이다. 현재 국내 무균제제 제조업체는 110여개 수준이다. 이 가운데 10% 가량이 벌써부터 생산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규정 시행일을 앞두고 많은 업체가 동시에 제조소를 폐쇄하게 되면 주사제 공급난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국가필수의약품 등이 포함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이미 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설명회, 의견조회를 끝냈고, 시행유예일까지 마련했다는 말 대신 정말 제조업체가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귀담아 들어줄 필요가 있다. 무균제제 업체가 오염관리전략 수립에 필요한 실제 지원방안과 약가로 인한 채산성 문제가 있는 주사제 등의 약가인상 등의 방안을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신규 인력이나 동결건조기 멸균 설비 등 새로운 시설 마련 등에 따른 애로사항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2025-04-27 08:18:12이혜경 -
[기자의 눈] 오너 3세 시대 그리고 창업주의 조언[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바야흐로 제약업계는 오너 2~3세 시대다. 최장수 제약기업 동화약품은 4세 시대가 본격화된 지 오래다. 이들은 주요 보직은 물론 최대주주까지 꿰차고 있다. 반대로 창업주 시대는 저물고 있다. 대부분 고령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박해룡(90) 고려제약 회장, 최윤환(88) 진양제약 회장 등이 올해 사내이사에 재선임됐지만 세대교체의 흐름은 자명하다. 이미 김승호(93) 보령그룹 명예회장, 박재돈(89) 한국파마 회장, 윤원영(87) 일동제약그룹 회장, 류덕희(87) 경동제약 명예회장 등 1930년대생 제약업계 창업주들은 이미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경영권을 손에 쥔 2~3세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기존 세대와 다르게 자금조달에 개방적이며 이를 통한 M&A(인수합병) 등에 적극적이다. 자체 인력을 줄이고 외주를 주는 영업방식 변화(CSO 도입)도 주저하지 않는다. 변화는 필요하지만 우려는 있다. 일부 제약사 오너 2~3세의 무리한 경영 방식이다. 기존 사업을 등한시(?) 한채 '새로움'에 꽂힌 경우다. A사는 R&D에 지나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마케팅, 영업 등 타 부서는 활동 비용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이 약화됐고 실적은 악화됐다. 영업이익이 줄자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유망 신약후보물질도 외부 자금 지원을 받게 됐다. 해당 물질은 투자 회사와 권리를 나누게 됐다. 참고는 A사는 수년전만해도 R&D에 적극적인 회사는 아니었다. B사도 비슷한 경우다. 대규모 시설투자로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CMO 회사'로 새롭게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는 좋았지만 수주가 안되니 공장이 무용지물이다. 나름 탄탄했던 영업이익도 곤두박질친지 오래다. B사 역시 CMO에 능통한 회사는 아니었다. C사는 자체 영업조직을 없애고 CSO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200명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내부 직원은 회사 정체성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한다. CSO 통제도 어렵다고 한다. 시대가 변한만큼 제약업계의 경영 방식도 변해야한다. 도전 속에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맞는 얘기다. 다만 기존 사업에 대한 존중 없이 새로운 방식만을 고수한다면 기업 고유의 정체성을 잃을 확률이 높다. 설령 결과론적으로 성공한다하더라도 기업의 뿌리(문화)는 약해질 수 있다. 최근 만난 창업주와 대화가 생각난다. 오너 2~3세 시대에 대한 조언이다. "기존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일부러 끌고 갈 필요는 있어요. 변화는 자연스럽게 시도해야해요. (아버지 경영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기존 문화를 한순간에 버리고 새로움만 추구해서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어요. 특히 사람이죠. R&D도 분수에 맡게 투자를 해야해요. 모두다 신약을 개발할 수는 없어요.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후계자들이 가져야할 자세죠. 그래야 오래갈 수 있어요. 오너 2~3세들이 이런 부분을 생각해서 회사를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2025-04-25 06:00:45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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