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도둑놈 보고도 겁나서 놔둔다
- 정시욱
- 2005-07-01 07: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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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한 약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항상 반갑게 맞아주던 여약사님이 그날은 왠인일지 안색이 어둡고 겁에 질린 표정이다.
왜냐고 묻자 "방금 약국 물건을 훔치는 도둑놈을 봤지만 눈이 마주치고도 겁이 나서 고개 숙이고 가만 있었다"는 것이다.
약국을 개업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이런 사례를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었단다. CCTV를 설치하던지 경찰에 신고를 할까도 여러번 고민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그럴 수도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또 값비싼 물건도 아니고 가그린이나 밴드류 등 작은 물건들이어서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것이 마음편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여약사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평소 밤 10시까지 약국을 열어두던 것을 최근 들어서는 7시경 문을 닫는 이유가 취객이 겁나서란다.
번화가에 위치한 탓도 있겠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씩 꼭 취객을 상대할 일이 생기고 자연히 볼성 사나운 꼴을 경험하게 된다고.
약국 의자에서 잠자는 사람, 술깨는 약을 먹었는데 효과 없으면 책임지라는 사람, 택시비가 없다면 빌려주라는 사람 등등 별별 일을 다 겪는다고 토로한다.
최근 들어 약국 상대 범죄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소식들을 접하고 있던터라 약사들의 현실적인 대처방법이 없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여약사들이 많다는 점이 오히려 약국범죄가 끊이지 않고 위험성이 더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
내 약국에 도둑이라는 불청객이 닥쳐도 눈뜨고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여약사의 고백이 비단 이 약국만의 고민은 아닐듯 하다.
일부 약국체인들이 CCTV 설치를 늘리고 볼록거울을 다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이보다 실질적인 접근법 고민을 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약국경영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앞서 맘놓고 약국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이 선행되야 할 것이다. 약국이 도둑들에게 만만한 영업처로 인식되지 않을 대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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