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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트리플

“법률공부 매력에 흠뻑 빠졌어요”

  • 송대웅
  • 2004-12-29 06:11:27
  • (최규진·신순옥 약사, 사법고시 최종합격)

지난 23일 발표된 제46회 사법고시 최종합격자 1,009명의 명단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려 예비법조인이 된 동갑내기인 최규진(34, 서울대약대졸), 신순옥(34, 중앙대약대졸) 약사를 만나봤다.

"경영학 공부병행...기업관련 법률자문 맡고싶어"

인터뷰에 나온 최규진 약사의 쇼핑백에는 두꺼운 법률책들이 들려있었다. 물어보니 사법연수원 예비과정을 듣기위해 내년1월부터 학원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사법고시 합격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규진 약사는 약대졸업후 줄곧 남다른 길을 걸어왔다.

96년도 서울대 약대 졸업후 삼성물산에 입사해 의약품수출업무를 담당했고 무역회사를 거쳐 메디다스(지금의 이수유비케어)에서 전자처방전 사업 등 신규사업팀에서 약 1년간 근무한 특이한 케이스.

최 약사는 “처음에는 변리사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으나 이왕이면 사시공부를 해보라는 주위의 권유에 따라 준비하게 됐다”라며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고 생활의 여러면에서 법률적 요소가 적용되고 있고 공부하다보니 재미가 있었다. 재미가 없다면 3년간 공부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2001년 늦여름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 최 약사는 작년에 형사소송법에서 과락으로 안타깝게 낙방한 후 다시 도전해 올해 1차 및 2차 시험을 연이어 통과한 후 최종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최 약사는 “공부하면서 혼자 고생하는 부인과 5살배기 아이한테 미안해서라도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떨어지면 약국일에만 매진하려고 한약관련책까지 사놨다”라며 합격의 공을 부인에게 돌렸다.

또한 “작년보다 조금 더 잘보기는 했지만 어차피 상대평가여서 합격을 확신하진 못했다”라며 “하루에 두과목씩 4일간 진행되는 2차시험은 체력싸움이며 컨디션조절이 관건”이라고 감회를 털어놨다.

학교후배로 현재 염창동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부인은 최 약사의 합격소식을 듣자 "2년(연수과정) 더 고생해야겠네"라는 농담과 함께 축하해 주었다는 것.

사시공부에 대해서는 “처음접할땐 전혀 다른 분야라 방향잡는게 어려웠으나 시험교재와 학원강의가 잘돼 있어 일정궤도에 올라서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라며 “결혼후 공부하는 경우 심적인 부담이 큰 것이 오히려 가장 힘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수원 졸업후의 진로에 대해 아직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일단 최선을 다해 연수원 과정을 마친후 기회가 되면 기업관련법률자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방송통신대 경영학과에 편입해 경영학 학위를 취득키도 한 최 약사는 “정부의 규제가 많고 기술 및 특허 관련 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의·약계 분야는 특히 법률적 이슈가 많은 만큼 전공을 살려 제약기업분야도 일해볼 생각이 있다”라며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고, 자신이 공부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법은 추천해 주고 싶은 매력적인 분야이고 우리아이도 나중에 크면 한번 공부시켜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남편따라 공부한 법...실생활 적용 ‘매력느껴’

서울대 법대 도서관에서 사법연수원 예비과정을 한창 공부중인 신순옥 약사를 만났다. 점심시간인지라 인터뷰는 식사를 하면서 이루어졌다.

사실 신 약사가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것은 인천지법에서 현직 판사로 근무중인 3살 연상의 남편의 영향이 컸다.

신 약사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남편이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후 서울대 법대로 편입해 공부할 당시 집에와서 학교에서 시험본 문제를 나에게 물어봐서 내 생각을 얘기 했는데 판례와 비슷하게 많이 맞추곤 했다”라며 “법공부를 한번 해보라는 남편의 권유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됐다”며 동기를 밝혔다.

95년 중앙대 약대를 졸업후 제약사에 잠시 근무했으나 이듬해 결혼을 하며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데일리팜 구인구직란을 통해 알게된 약국에서 6개월간 근무약사를 잠시했던 것이 사회생활의 전부였던 신 약사가 다시금 공부를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법고시는 많은 공부량보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8살, 7살 두아이의 엄마로서 쉽지는 않았으나, 남편과 친정부모님, 시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 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시험준비는 남편의 학과 후배들과 스터디모임을 조직해 일반인에게 개방된 법대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공부했다.

신 약사의 수월한 수험생활를 돕기위해 남편은 신림동으로 집을 옮겨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사실 신 약사는 작년에 행정법 과목에서 1점차로 과락을 받아 전체성적이 합격자 50위권내에 드는 우수한 성적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작년의 행정법 과목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이 문제가 되어 현재까지 관련 소송이 진행중이다.

신 약사는 “사법고시에서 1점차는 수백등이 왔다갔다하는 매우 큰 점수”라며 “아쉽게 탈락한 것이 자꾸 생각이 나서 소송에 참여할까도 생각했지만 빨리잊고 다시 준비하라는 남편의 격려가 큰힘이 됐다”며 당시상황을 회고했다.

신 약사는 법률공부의 가장큰 매력으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작년에 아는 약사가 약국매매시 문제가 생겨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법률적 조언을 해줘 잘 해결된 적이 있어 공부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라며 “원활한 약국운영과 자신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약사들도 어느정도의 법률상식을 갖추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밝혔다.

식사를 마친후 밥값을 계산하려는 기자를 만류하며 “사시를 공부하고 싶은 약사중에 이과와 문과차이 때문에 막연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산”이라며 “약대에서 시험보듯이 그대로 답안을 쓰면 수석답안지가 나올 것”이라며 후배를 위한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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