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사 불신 키워 온 100/100
- 데일리팜
- 2004-12-06 00: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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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통분만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100/100 본인부담제도’의 폐지를 검토키로 한 것은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기 전에 일찍 취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 제도는 그동안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통제하는데 기여해 왔으나 환자와 의·약사들간의 불신을 조장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아울러 의료기관이나 약국 그리고 환자 모두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이번 무통분만 시술에 대한 대규모 환불요구 사태는 결국 100/100 본인부담제도에 제동을 건 사건이 됐다. 무통분만 시술도 일부를 급여로 인정하는 20/100으로 변경하는데 정부와 관련단체가 합의했다고 하니 일단 걷잡을 수 없을 듯 보였던 파장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100/100 본인부담제도는 정부가 수가를 통제하면서도 보험급여는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어정쩡한 제도다. 환자가 의료비를 100% 부담하는 것은 분명 비급여 범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급여범위로 관리하고 있는 어중간한 제도가 바로 100/100 본임부담제도다. 당연히 혼란이 많았고 정비가 시급했었다.
100/100 본인부담제도와 관련해 환자는 수가 100%를 의료비로 지급하기 때문에 비급여로 인식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수가 이외에 추가된 진료비를 내지 않는다는 면에서 급여로 보기도 했다. 아니 환자들 대부분이 100/100이 급여인지 비급여인지 지체를 몰라 무척 혼돈스러워했다. 자신이 낸 의료비가 적정한지 자체를 몰라 어수선해 했다는 점이다.
가령 수가 100원의 실제 진료비가 120원 들어간 경우 100원만 낸 환자는 급여로 인식했고 120원을 낸 환자는 비급여로 보는 혼동이 있어왔다. 물론 요양기관이 환자에게 20원을 추가 부담시키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요양기관들은 손해를 감수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요양기관들은 수가 이외의 추가된 비용을 환자에 부담시키는 것이 불법인지 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의료기관이 실제 진료비를 환자에게 청구하다 보니 환자와 의료기관간에 당연히 많은 다툼이 생겼다.
약국도 매 처방전 마다 100/100 본인부담 의약품을 일일이 확인하는 번거로움과 환자에게 별도로 부담시켜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었다. 약사들은 때로 보험수가에 올라있는 약제를 왜 본인부담시키냐며 따지는 환자들로부터 욕설을 당하는 등 낭패를 겪고 있다. 100/100 본인부담제도는 이처럼 환자, 의료기관, 약국 등 모두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불신을 키워왔기 때문에 정비돼야 할 제도다.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는 알지만 그것이 오히려 국민 부담으로 가중된다면 어불성설이다. 정부의 통제로 인해 요양기관들이 적절한 치료를 포기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무통분만 사태로 산부인과가 일제히 무통분만 시술을 포기한 것은 한 사례일 뿐이다.
그렇다고 무통분만을 급여로 꼭 끌어들여 보험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이 역시 사태를 진화하는 미봉책일 수 있다는 의미다. 급여가 확대되면 그 부담은 다시 국민에게 그대로 전가될 뿐만 아니라 의·약사들의 수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반대로 무통분만을 비급여로 한다면 역시 환자들에게는 더 많은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결국 핵심 포인트는 환자와 요양기관간의 자율에 맡길 항목을 100/100으로 통제하는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100/100 항목들이 급여 또는 비급여로 나눠지면 정부는 급여항목의 확대에 따라 보험재정의 추가지출이 불가피하고 환자들은 비급여 항목이 추가되는데 따른 진료비 추가부담이 예상된다. 환자들은 보험혜택이 커지기도 하지만 다른 항목에서는 본인부담이 커지는 부분 있다. 그러나 급여와 비급여를 다시 상쇄하면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겉만 그럴듯하고 속은 & 44854;아 터진 어중간한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특히 환자와 요양기관간에 불신을 키우고 불필요한 범법자를 양산하는 것은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 내년 하반기부터 폐지를 검토한다고 하지만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로 결정이 내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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