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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근연지' 약사형제의 우애

  • 최봉선
  • 2004-11-24 06:10:47

고려 공민왕 때 한 형제가 길을 가다 동생이 금덩이 2개를 주웠다. 동생은 하나를 형에게 주고 자신도 하나를 가졌다. 이들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동생이 갑자기 자신이 갖고 있던 금을 강에 던져 버렸다.

형이 그 이유를 묻자 동생은 "이 금을 보자 형을 시기하는 마음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 이 금은 분명히 좋지 못한 물건입니다. 그래서 금을 강물에 던져 나쁜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버렸습니다"

형도 동생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여 금을 강물에 던져버렸다는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형제의 우애를 담은 형제투금(兄弟投金)이라는 고사성어의 배경이다.

최근 인천의 한 약사가 약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부도를 냈다. 그런데 같은 약사인 동생이 형의 제약회사 채무를 모두 승계받아 약국운영에 나선 것이다.

동생약사(37세)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기둥인 형이 무너지면 집안이 무너진다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형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동생인 제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형의 부도는 한 사건에 휘말려 불가피했고, 저 자신은 형을 믿고 있고, 형의 인격을 존경한다"며 "형제간에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고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추었다. 제약사들도 이들 형제 약사의 재기 의지를 받아들여 1억6,000만원 규모의 부도액을 12개월 분할상환하겠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정상적인 약공급을 약속했다. 우리주변에서는 재산을 놓고 형제지간에 법정소송도 불사하는 볼성사나운 모습을 쉽게 접하는 이 때에 이들 약사 형제의 우애에 세삼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형제는 같은 뿌리와 잇닿은 나뭇가지에 비유하는 동근연지(同根連枝)라 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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