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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확산일로 있는 독감백신 파문

  • 데일리팜
  • 2004-11-22 00:53:02

한국인들에게 이미지가 좋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최근 뜻하지 않은 독감백신 파문에 휩쌓여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무겁다. GSK는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의리 있는 기업으로 통해 온 외자사였기 때문이다. GSK는 의사, 약사들로부터 여전히 호감도가 좋다.

이 회사는 19개 품목에 이르는 주요 의약품을 국내 제약사와 라이선스 하고 있거나 판매대행 또는 코마케팅을 하고 있다. 다른 외자사들이 수십년간 이어 온 제휴관계를 깨고 제품을 회수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파기할 때 GSK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런 회사가 곤경에 처했으니 감정이 남다르다.

이번 독감백신 파문은 의료계와 식약청이 가세하면서 이미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돼 버렸다. 사건과 관련해 의사협회가 식약청장과 청내 관련 공무원들을 검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사태로 확산됐음으로 물론 심정적으로 진화에 나서줘야 할 의료계까지 GSK에 등을 돌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애당초 식약청이 GSK의 독감백신 ‘비교광고’에 대해 ‘수입완제품’(수입)이나 ‘국내제조품’(국산)간에 효과 차이가 없다는 원칙적인 지적만 했으면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다. 그러나 식약청은 한발 더 나아가 ‘고가의 백신 접종을 유도할 경우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해 의료계를 자극시켰다.

이 와중에 GSK는 독감백신에 분명한 효과차이가 있다며 자사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물론 의료계를 감안한 ‘지원사격’이라고 보며, 의사들 입장을 감안하면 당연히 그렇게 처신했어야 했다. 특히 자사제품을 홍보한 것으로 본다면 가타부타 이야기 거리 자체가 안된다. 하지만 그것이 한 나라가 세운 허가기준을 정면 공격한 것임을 미처 몰랐는가. 식약청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형국이다.

식약청은 당연히 GSK의 발표 다음날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수입과 국산의 효과차이가 없다고 거듭 재확인하면서 백신 과대광고에 대해서는 조사를 거쳐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했으니 예견된 반격이라고 봐야 한다. 아니 식약청으로써는 당연한 반응이라는 점이다. 검찰조사까지 받게 될 식약청이 앞으로는 또 어떤 자료를 내놓고 행동에 들어갈지 대충 예견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의료계마저도 GSK에 직격탄을 쏘고 나와 파문이 진화되기는 커녕 확산일로다. 소아과개원의협회의가 해당백신의 즉각적인 판매중지를 선언하고 의협과의 공조로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각 지역의사회가 일제히 들고 일어날 조짐이다.

의료계가 이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들고 일어나면 고발장을 받아놓은 검찰이 식약청을 상대로 수사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수입백신과 국산백신의 허가과정과 효능 등을 전방위적으로 직접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백신중 단 한 개 품목이라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온 나라가 들썩거릴 사태가 촉발된다.

공교롭게도 지금은 무려 1천7백만명이 독감백신을 접종받아야 할 시즌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백신은 수입완제품 3품목을 포함해 모두 7개사 16품목에 이른다. 이들 품목이 수입 또는 제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흠집 하나 없이 완벽하기를 기대하지만 혹시 일부라도 문제가 드러나면 그 파국은 정말 작지 않다.

수입제품이 국산 보다 우수하다는 수사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사건이 더 확대될 소지가 있다. 식약청의 위상은 그야말로 땅에 곤두박질친다. 국산제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전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 국민여론은 국가와 제약회사 그리고 의사 및 의료계에 대한 총체적 배신감과 불신감으로 들끓을 수 밖에 없다. 과연 그 후폭풍을 최종적으로 감당해야 할 주체가 누구인지를 많이 곱씹어봐야 한다.

우리는 현지화 전략을 모범적으로 해 오던 GSK가 앞으로도 한국인들에게 호감을 갖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길 원한다. 그런데 독감백신 비교광고로 촉발된 사건이 자칫 암초가 될 것 같아 착잡하다. 독감백신 시장을 100% 장악할 의도로 그렇게 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면 지금이라도 진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솔직히 밝히고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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