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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식약청에 몸담은 모든시간 행복했다"

  • 강신국
  • 2004-11-15 06:21:25
  • 심창구 前식약청장(서울대 약대 교수)

불량만두 파동, PPA 파문 등 굵직한 사안에 부딪치며 지난 9월 1년 6개월간 몸담았던 식약청을 떠난 심창구 서울대 약대 교수(56).

심 교수는 생동성시험의 전문가로 참여정부 첫 식약청장에 발탁됐고 불량만두 파동과 PPA 사태 등으로 청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만두 사태 이후에 청와대에 찾아가 구두로 첫 번째 사의를 표명했다는 심 교수는 미련도 죄책감도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서울대 약대에 복직해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심 교수를 만나 불량만두, PPA 조치, 의약품 안전성 등 그동안 식약청장으로 느낀 점과 감회를 들어봤다.

- 불량만두, PPA 사태 등 식약청장 재임당시 혹독한 시련을 겪었는데...

주위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사람들 말처럼 많은 고생은 안했다. 식약청에 몸담은 90%의 시간이 행복했다. 불량만두나 PPA 사태는 식약청의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니다. 죄책감도 없다. 직원들과 호흡 맞춰 일한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식약청 공무원들은 고생 많이 했다. 이런 고생에 비해 (언론 등에) 매도당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식약청은 IMF시절 미숙아로 출범했다. 상황이 좋아지면 키워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식약청 식품 감시요원은 55명이다. 이들이 100만개가 넘는 업소를 단속해야 한다. 식약청은 경찰청이 아니다.

지난 일이지만 월간조선 8월호에 보면 ‘쓰레기 만두는 없었다’라는 기사가 났다. 언론들도 파도처럼 식약청을 비난했지만 후에 보면 바른 기사가 나온다. 그러나 토요일에 공개한 것은 실책이었다. 언론도 흥분한 죄 밖에 없다.

- 사임결정은 언제 내렸나

만두 사태 이후에 청와대에 찾아가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그 당시 누군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 이후 새 총리(이해찬)가 부임하고 PPA 사태가 발생한 후 사의를 표명했고 받아 드려졌다.

- 식약청장 재임기간 중 디양한 업무를 추진한 것으로 안다...

식약청의 기능강화가 필요했다. 인력을 2~4배만 증원해도 엄청나게 잘할 수 있었다. 식약청의 기능 강화는 국가의 이익에도 직결된다. 또 전자 식약청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전자정부화를 식약청을 통해 한번 해 보려고 했다. 큰 포부를 가지고 했었는데 아쉽다.

의약품 안전관리에 대한 학회를 만들려고 했다. 식약청 고시가 입법예고 돼도 그 당시에 잘 읽어보지 않고 법이 시행되면 탁상행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를 위해 법이 시행되기 전 실수요자(회사, 약사 등)들이 법을 검토하는 모임을 만들자는 게 취지였다.

또 식약청 직원들이 민원응대를 하면 담당자 별로 법에 대한 해석이 오락가락 하는 경우가 많아 혼선을 빚었다. 민원인이 물어오지 안아도 되도록 법 규정을 명확히 만들고 싶었다. 지금도 학회 구성에 대해 논의중에 있다.

- PPA 사태로 약물 안전성이 중요화두로 떠올랐다. 효과적인 약물감시 체계를 위한 조언을 해 달라.

국내에는 의약품 부작용 발생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노력도 미흡하다. 여기에 부작용 발견의 첨병이 돼야 할 의·약사가 신고를 안한다. 의약품 부작용도 국내에서 먼저 알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FDA 등 다른 외국에서 결정하면 우리나라는 따라만 가는 게 현 상황이다.

안전성만을 가지고 금지약으로 규정할 수 없다. 항암제는 엄청난 독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용해야 한다. PPA도 독일, 영국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사용중인 의약품이다. 즉 의약품의 경제성, 환자수, 대체약물 여부, 가격, 안정성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아스피린 먹고도 죽는 사람이 있지만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 생동성 시험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생동성 시험은 대체조제 활성화로 이어지는데...

지난 87년 서울시약사회지를 통해 생동성이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주장했다. 또 석사논문도 생동성을 주제로 했고 국내 생동성 연구 1호, 2호도 나의 연구물이었다. 분업이 도입될 당시에도 약효동등성 시험 약계 대표로 참여했다.

그러나 생동성시험 유지를 위한 사후관리가 상당히 어렵다. 즉 대조약(기준약)이 흔들린다는 게 문제다. 2007년이면 생동성이 입증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그러나 이를 위한 사후관리 방안 마련이 간단치 않다. 즉 무슨 근거로 퇴출을 시키느냐고 주장하면 할 말이 없다.

또 대체조제는 약사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국내 제약사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분업 도입당시에도 청와대에 약사 입장에서는 대체조제가 필요 없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약효와 국민경제 부담을 따져야 한다.

분업은 약사가 의사의 처방에 대해 의의를 제기 할 수 있어야 정착이라고 볼 수 있다.예를 들어 1만장의 처방전 중 약사의 지적으로 단 1건의 문제 처방전을 발견해도 의미 있는 일이다. 문제처방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는 그 약사가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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