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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2천곳이 푼돈 부당청구 했다니

  • 데일리팜
  • 2004-05-20 14:18:11

건강보험공단이 중복조제 약제비를 환수하기 위해 전국 2,082곳의 약국을 대상으로 확인심사에 들어가자 적지 않은 약국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중복조제는 엄연히 부당청구이기에 해당 약제비를 환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귀책사유가 약국에 전혀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에서 하루아침에 범법자가 된 약사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공단도 몇 가지 예시를 했지만 의료기관이나 환자에게 책임이 있는 문제를 약사가 덤터기 쓰는 것도 그렇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것에 대한 책임도 약사가 써야 하니 억울한 일이다.

물론 이유야 어찌됐든 혈세나 다름없는 보험료가 잘못 새 나간 것에 대해서는 환수해야 하고 그 업무를 등한시 할 수 없는 것이 보험공단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공단이 중복조제 약제비를 환수하는 자체에 대해서는 나무라고 싶지 않다.

다만 약사가 귀책사유가 없다면 부당청구라는 부도덕성을 들이대서는 안된다. 아니 외부에 그렇게 비쳐지게 해서는 곤란하다. 그것도 단돈 몇 만원 때문에 부도덕한 약사로 취급받고 조사받고 있으니 누구라도 화가 날 법한 일이 아닌가.

단순계산으로 이번 환수 약제비는 약국당 불과 몇 만원이다. 공단에 따르면 2001년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지급된 약제비 가운데 2,082곳에서 동일 처방전을 두 번 이상 청구한 금액이 총 1억8,268만원이다.

환수 약제비(182,680,000원)를 대상 약국수(2,082곳)로 나누고 다시 월별(5개월)로 환산하면 1개 약국당 한 달간의 중복조제 환수 약제비는 1만7천원 정도다. 과연 이 정도의 돈을 착복하기 위해 의도적인 부당청구를 할 약국이 있겠는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이는 중복조제 대부분이 약사에게 귀책사유가 없을 수 있음을 반증하는 지표다.

중복조제는 말 그대로 의사가 낸 처방전을 약국 2곳에서 동시에 조제하거나 한 약국에서 두 번 이상 조제한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환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러한 중복조제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환자가 처방전을 분실했다며 처방전을 다시 받아내 중복 조제하는가 하면 약을 분실했다며 역시 재발급 받아 중복 조제하는 환자도 있다. 의료기관이 처방전 발급시 조금만 신경 쓰면 이같은 중복조제 사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겠지만 귀책사유가 없는 의료기관에서는 번거로운 일이니 그냥 넘어가고 있다.

우리가 또 우려하는 것은 행정착오에 따른 약제비 환수다. 모 약사와 공단 측이 현재 행정착오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반드시 그 전후사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공개돼야 한다.

약사의 주장대로 주민등록번호 오기로 인한 보완청구 내역을 중복조제라며 약제비 환수예정통보서를 보낸 것이 사실이라면 공단은 돈수백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공단은 행정착오가 아니라고 하지만 해당약사가 강력히 맞받아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진료비 또는 약제비와 관련해 부당·허위청구가 있다면 해당 급여비를 전액 환수함은 물론 해당 의·약사에게는 응분의 처벌을 내리는 것이 맞다. 일부이겠지만 고의로 중복조제를 했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의는 커녕 과실도 없는 상황에서 단 5개월 동안 전체 약국의 무려 10%가 부당청구를 했다는 식으로 공개된 것은 문제가 있다.

차제에 공단은 중복조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중복조제 사례를 다각도로 수집해 이를 널리 공지하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의료기관에는 교육과 계몽까지 해야 한다.

아니 동일 진료내용에 대한 처방전 재발급시 ‘재발급’이라는 표시기재를 의무화 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복조제가 나오는 원인을 원천 차단하지 않는다면 중복조제 문제는 앞으로도 비생산적인 논란만 일으킬 것이 뻔하다. 특히 공단과 약사간의 불신이 계속 쌓이고 불필요한 불협화음만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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