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처분만 기다리는 제약사들
- 전미현
- 2004-05-20 07: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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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직거래를 이유로 행정처분될 수 있는 44개 제약사들이 모두 처분면제를 바란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복지부가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일부 필수저가약을 퇴장방지약으로 지정해 생산판매토록 유도하고 있는 약들과, 마찬가지로 누차 문제제기됐지만 원가보전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오히려 유통비용을 더 물어가며 명맥을 이어왔던 수액제들은 내심 복지부가 당초의지대로 처분을 내려주길 앙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수액제는 그 특성상 한달치를 쌓아둘 곳도 없거니와 생산케파에서 한달치를 먼저 생산해 돌리는 융통성조차 발휘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4개병원 직거래 사유로 전체 병원에서 수액제파동이 짐작되는 부분이다. 제약사로써는 복지부의 행정처분을 따른 것이어서 변명이 충분하다.
뿐만인가. 이번 처분대상에는 저가 필수약의 대표적 품목인 결핵약도 걸렸다하니 이를 어쩔 것인가. 게다가 50원짜리 이하 필수 저가약들에게 판매금지 처분을 내리고 과징금을 물리겠다?
복지부가 유통일원화만 중요하고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다고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실정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분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자세에 대해 이의는 없다. 그러나 이번경우는 얼마든지 의약품의 유통안정을 위해(유통파동을 막기위해) 복지부가 재량권을 발휘할 수있는 대목으로 보여진다.
제약사들은 보건당국이 휘두르는데로 휘둘리는 생물이 아니라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복지부가 '설마'라며 제약사들에게 국민건강 차원에서 과징금대처라는 착한아이 신드롬을 주문하거나 기대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일부에서 제약사의 이윤추구를 비윤리적인 기업이념과 직결시켜 왜곡하기 일쑤지만 엄밀히 말해 이윤이 먼저고 그로인해 얻어진 이익으로 신약개발에도 대시할 수 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논란의 여지도 없는 문제다.
"신약개발로 생명을 보호한다" 고귀한 기업이념으로 무장한 다국적제약사들도 약값인하이야기만 나오면 발끈을 넘어 갖은 압력을 동원해 저지전선으로 다함께 뭉친다.
돈도 많고 따라서 R&D여력도 풍부한 다국적제약사들도 그럴진데 태생이 가난한 KOREA産 이고 벌어야 약값도 안나오는, 큰 이문도 없는 수액제로,영양제로, 드링크로 덩치만 키운 국내기업들은 이제 R&D만이 살길이라며 생존차원에서라도 이윤추구에 악을 물 태세다.
벌집을 쑤셔도, 이미 양봉꾼이 단꿀을 다 꺼내간 껍데기 벌집에 악만 남은 벌들을 쑤석거려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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