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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쌍욕' 넘나드는 씁쓸한 개국가

  • 데일리팜
  • 2004-05-03 00:00:36

제약회사 영업사원과 개국약사간에 차마 입으로는 담지 못할 욕설이 오가는 사건이 또 터졌다.

해당 제약회사측이 일단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양측이 주장하는 사건의 정황이 전혀 딴판인 것은 아직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봉합되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과거의 전례로 보아 사건의 발단이나 진행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특정 제약사나 개국약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유사한 사건이 얼마든지 재현될 소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결국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영업현장의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금과 같은 영업관행이 유지되는 한 결코 종식될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지금은 제약사나 약사 모두 서로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해당약사나 약사회 그리고 제약회사 모두 사태의 본질을 해결하고자 할 의지를 보여야지 감정적으로 나서지 말라는 뜻이다. 사건이 확대돼 외부에 알려져 봤자 결코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사사건의 재발을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가를 냉정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그 방법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기는 하지만 해답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지금의 잘못된 거래관행들을 종식시키는 것이 그 답이다.

우리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복지부가 추진하다 중도하차한 ‘의약품유통정보센터’가 대안이라는 것을 분명히 언급하고 싶다. 아울러 제약협회와 도매협회 등 민간업체에서 의약품유통정보센터와 동시에 추진하다 역시 용두사미가 된 ‘물류조합’ 역시 그 대안의 범주에 들어 있다.

가기 싫은 길이지만 반드시 가야만 영업현장의 불미스러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실마리를 잡는다. 의약품유통정보센터와 물류조합은 옷깃을 여미고 다시 가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전자는 의약품 유통의 투명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기반이고, 후자는 대금결제에 따른 분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는 선진 시스템이다.

지금과 같은 전 근대적 영업형태를 잔존시키면서 영업현장의 불미스러운 문제들이 불거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뿐만 아니라 숲에서 고기를 찾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온갖 편법과 불법 그리고 뒷거래가 난무하는 의약품유통시장에서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얘기가 안된다.

의약품유통정보센터의 설립과 관련해 반대 입장에 섰던 의·약사들이나 일부 제약사 및 도매상들은 이제 전향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더욱이 물류조합 설립은 찬성하면서 의약품유통정보센터의 설립에는 반대하는 이중적이고 모순된 태도를 보였던 제약사나 도매상들은 더욱더 철저히 반성이 요구된다.

유통되는 모든 의약품에 ‘바코드’를 의무화 해 모든 의약품 거래가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그렇게 두렵고 어려운 일인가. 어렵지만 조금만 양보하면 모두가 함께 더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는데 너무나 두렵고 싫은 모양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잘못된 거래관행을 지켜가면서 양측간에 오가는 욕설사태가 종식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끝없이 재현될 수 밖에 없음을 왜 인정하지 않으려는지 답답하다.

의약품유통정보센터와 물류조합은 뗄레야 뗄 수 없는 함께 가야 할 양 수레바퀴다. 기존의 거래관행을 한꺼번에 바꿀 핵심 키워드다. 앞에서만 굽신거리고 뒤 돌아서면 욕하는 영업사원들이 없어지게 하려면 의약품유통정보센터와 물류조합은 반드시 가야한다.

어느 한 바퀴만 굴러가면 작금의 영업관행은 영속된다는 얘기다. 반면 양 수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면 대한민국 의약품유통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비약적인 변화를 이룰 것이 분명하고 아울러 자명하다.

그럼에도 정부 내에는 의약품유통정보센터를 추진할 담당 사무관이 근 1년간이나 비어있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계속돼 왔다. 의약품유통정보센터 전산망을 추진한 민간업체로부터 수백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정부이기 때문에 누구도 그 자리에 들어가 덤터기를 쓰기 싫은 탓이다.

이제 싫어도 가야하는 길을 민간이 나서서 정부에 명분을 싫어 줄 때가 왔다.

그래야만 선진 외국처럼 기업체중에서는 제약회사가, 직업군중에서는 약사가 가장 존경받는 반열에 당당히 올라선다. 더불어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디딤돌을 놓는 일이다.

제약회사와 약사 모두 거래관행을 투명하게 하고 잘못된 흥정을 관행으로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시스템화 돼야하는 개혁이고 변화이자 혁신이다. 욕설이 오가는 창피한 사태가 재현되지 않으려면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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