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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낱알표시 연기주장은 헛소리다

  • 데일리팜
  • 2004-04-29 00:27:47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의약품 낱알표시제’에 대해 제약업계 일각에서 난색을 표명하며 시행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제도의 시행취지를 놓고 봤을 때 명분이 너무 약해 설득력이 없다.

비용이 과다하게 들고 준비기간이 촉박한 제약업체들의 속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시행유예 주장은 제약사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려는 변명일 뿐이다.

의약품은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 하고 제약회사는 그런 의약품을 만들어 내는 주체다. 제약회사는 생산과정에서부터 의약품이 제대로 투약될 수 있도록 세심하고 꼼꼼하게 배려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아니 그것은 기본중에 기본이라는 것이며, 그 핵심에 바로 ‘낱알 표시제’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더욱이 지난 4년간 유예기간을 주어왔기 때문에 28일 열린 공청회에서 나온 연기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낱알 표시제가 ‘당연히’ 그리고 ‘진작’ 했어야 하는 제도다. 오히려 그동안 제약회사들이 낱알 표시제를 안 하면서 그 만큼 비용을 절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오투약 등 투약과실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서는 낱알 표시제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의·약사들이 아무리 신경을 써도 정말 유사한 약제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처방과 투약과정에서 ‘실수’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낱알 표시제는 또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이 강하다.

낱알 표시제는 이처럼 의약품을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제약회사가 앞장서서 시행을 앞당기도록 노력해야 하는 제도다.

낱알 표시제는 비용이 추가되는 문제가 있지만 의약품의 국민적 신뢰도를 크게 끌어 올려 궁극적으로 제약사들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인식을 왜 안갖는가. 제약업계는 눈앞에 이익 때문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3단계에 걸쳐 시행되는 만큼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 내년 1월부터 첫 시행에 들어가는 내용고형제 제조업체들에게는 사실상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제약사들은 성의를 보이는 것이 먼저다. 일단 정부의 예정된 일정을 따르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

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당의정(糖衣錠)이 낱알 표시에 포함되기는 했지만 역시 표시방법을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의약품 표면에 당분을 입혔다고 해서 기술적으로 표시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이유에서다. 당의정이 제외되면 형평성 문제가 따른다.

정부는 업계입장을 고려해 필름코팅제는 내년 7월, 캡슐제는 2006년 1월로 시행을 각각 늦춰 잡았다. 표시가 불가능한 산제, 과립제, 환제, 건조시럽제, 방사성의약품 등의 경우는 예외가 됐다. 정부가 사전조사를 통해 이처럼 업계입장을 감안한 만큼 이제는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업계는 당장 돈이 들어가다 보니 이익을 축내는 것 같겠지만 낱알 표시제는 제약회사들이 더욱 든든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라도 비켜가서는 안될 관문이다.

보험약가 등록이 안된 일반의약품을 낱알 표시에서 예외가 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잘 한 일이다. 처방이 없는 비보험 일반의약품은 소포장이든 큰 포장이든 포장판매 된다는 점에서 낱알 표시는 무의미하다. 일반약에 낱알 표시를 하면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부의 의지대로 모든 전문의약품에 낱알 표시가 되면 가장 혜택을 받는 것은 국민이다. 환자는 투약과실의 위험성에서 최대한 보호받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를 업계 입장만을 놓고 연기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정말 어눌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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