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삼진아웃’ 너무 가혹하다
- 데일리팜
- 2004-03-18 11: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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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이 시행중인 의약품 납품 삼진아웃제는 소요의약품의 원할한 공급을 위해 취한 것이기는 하지만 도매상 입장에서는 실로 가혹한 처사다.
낙찰을 받은 품목중 단 한품목이라도 3회이상 제때 납품을 못하면 낙찰 받은 전 품목의 공급권을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국공립병원에 3년 이상 입찰할 자격마저 상실된다.
삼진아웃된 도매상은 이 정도만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해당 도매상은 낙찰 받은 품목이 재입찰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낙찰되면 그 차액을 모두 물어주는 막대한 경제적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사실상 확인사살에 다름 아니다.
서울대병원을 거래하는 도매상들은 입찰을 하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시스템은 병원 입장에서 소요의약품을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도매상을 지나치게 옥죄는 방식이다. 도매상들은 의약품 최초 공급자인 제약사로 부터도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약사와 도매상간의 싸움을 촉발시키는 단초가 되고 있다.
도매상은 단 한 품목만 납품을 못해도 전 품목을 납품하지 못하는 사태를 당하기 때문에 제약사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 특정품목의 경우는 특정 제약사가 아니면 공급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서다.
특정품목을 가진 제약사는 대개 해당 도매상에게 압력을 행사하면서 공급에 따른 대가로 경합품목의 공급권을 요구, 도매상과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도매상과 제약사는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어느 특정 도매상만의 문제가 아니고 서울대병원 입찰에서 낙찰된 도매상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삼진아웃제의 문제는 이처럼 제약사와 도매상간의 싸움을 촉발시키고 서로를 불신하게 만드는데 있다. 횡포를 부린 제약사가 삼진아웃 이후 재입찰을 받은 도매상에게 또다시 동일한 압력을 가한다면 재입찰이나 재재입찰에서 똑같은 상황이 재현된다. 제약사와 도매상간의 비생산적인 싸움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삼진아웃을 당한 도매상이 불과 1~2개 품목을 공급하지 못해 극단적인 궁지에 몰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의약품 유통 전반에 불신풍조가 만연되게 돼 있다.
도매상이 법정싸움에 들어가면 의약품 유통시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도매상이 의약품 납품계약 조건과 관련해 불공평하게 돼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은 삼진아웃 이전에 2회까지는 해당품목에 대해서만 다른 업체로 수의계약을 하는 완충장치를 두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조항도 납품 도매상이 바뀌는 것 말고는 동일한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다. 결국 삼진아웃제는 제약사와 도매상간의 끝없는 골육상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병원, 제약, 도매상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한다면 삼진아웃과 같은 방식이 아닌 다른 공급방안을 찾을 수 있다. 삼진아웃제는 당장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의약품 유통시장을 멍들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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