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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방위 납품비리 조사 우려된다

  • 데일리팜
  • 2004-03-04 11:23:31
  • 요약

부패방지위원회가 전담조사팀까지 구성해 보건의료 분야 부패실태를 조사하고 나선 것은 통상적인 조사로 보아 넘기기 어렵다.

조사의 초점이 늘 있어 온 의약품 납품비리에 있는 만큼 통상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조사기관이 복지부나 식약청 등 관할부처가 아니라는데 주목이 간다. 조사에 투입될 인원도 적지 않아 그 예후가 심상치 않다.

조사인력이 사무관급과 6급 공무원 등 8~10명이라면 특정 분야치고는 많은 인력이고 이들의 활동기간도 2~3개월에 달하고 있다. 부방위가 의약품 납품비리를 캐내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달려든 기색이 보인다는 점이다.

부방위 조사는 이런 점에서 의료계와 약업계는 물론 제약사와 의약품도매상 등 모두를 떨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의약품 납품비리가 근절돼야 한다는데 원칙적으로 공감하기에 이번 조사가 원만히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한가지 당부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조사가 자칫 겉치레만 요란하고 부작용만 낳을 소지가 있는 이유에서다.

우선 부방위의 조사는 전수조사가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조사대상을 취사선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부방위는 조사수위를 조절해 가면서 진행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어느 제약회사든 뒷거래를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곳이 바로 의약품 유통시장이라는데 있다. 어느 업체든 건들면 남품비리 혐의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제약업체를 남품비리 혐의로 올가맬 수 있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부방위의 조사수위 조절은 당연히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다.

수위조절 과정에서 조사를 받은 업체나 조사대상이 될 업체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빠져나가고자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아니 더 나아가 경쟁업체의 뒷거래 사실을 제보하는 등 복마전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부방위 조사요원들은 그야말로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된다.

부패는 권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부방위의 조사는 권력화된 조사를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조사실무자들에게 엄격한 내부지침을 시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강력한 처벌을 하는 등 내부단속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된다고 본다.

그러나 부방위는 지금 조사의지만 있고 조사요원들에 대한 엄격한 교육을 하지 않은 채 투입한 듯 보인다. 조사기준이나 가이드라인 등이 분명히 제시되지 않은 것을 보면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이는 조사요원들에게 ‘전가의 보도’를 쥐어준 것과 다름이 없다.

‘부패’라는 막연하면서도 추상같은 명분으로 인해 제약사들이 정도 이상의 시련을 겪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는 제약사 전체를 불신하게 만드는 부작용만 낳을 개연성이 크다.

권력화된 조사에서는 특히 특정업체가 마녀사냥식으로 걸려들면 혐의 이상으로 과도한 처벌이 내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방위는 지금이라도 조사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제시하고 조사요원들에 대한 내부지침을 다시 점검해 시달해야 하며 조사방법을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패를 척결한다는 명분아래 또 다른 부패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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