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업소가 藥포장도 실수하나
- 데일리팜
- 2004-03-01 23: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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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포장지가 바뀌어 자칫 소비자들에게 부작용 문제를 일으킬 뻔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절대 해당제품의 회수조치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사건이 국민여론으로 확대되기 전에 해당업체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문책이 시급히 이루어져야만 함에도 식약청은 이상하게 처분수위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어정쩡한 태도다.
문제의 의약품을 제조·판매해 온 삼일제약은 지난 86년도에 전 제형에 걸쳐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KGMP) 적격 지정을 받은 중견제약업체라는 점에서 실망감이 크다. 아니 상식선에서는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포장지가 바뀌는 것은 일반 제조업체면 사실 눈감아 줄 수 있는 문제지만 제약업체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의·약사들에 따르면 ‘인공누액제제’는 천연 눈물처럼 자극성이 적어야하는 제품인데 잘못 포장된 ‘항생제 점안제’를 사용할 경우 자극성이 강해 치명적인 눈의 이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KGMP 적격업소가 이렇듯 중차대한 포장조차 실수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삼일제약은 해당제품을 위탁생산하는 외부포장 인쇄과정 오류에서 발생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차라리 안하니만 못한 구차하고 궁색한 변명이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시인하는 것이 먼저다.
식약청이 밝히고 있듯이 포장자재의 확인의무는 제조업소측에 있는 만큼 제조업자는 그 책임을 여하한 피해갈 수 없다고 본다.
식약청은 차제에 관련제품의 제조공정과 포장자재의 관리실태 전반에 대한 세부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잘못이 드러난 사건에 대해 우선 확실한 매듭을 짓고 넘어가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준 사건임에도 응당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의약품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KGMP 적격업소가 포장조차 불신을 받으면 국민들이 의약품을 안심하고 복용하겠는가. 해당 제약사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 제약사들이 만들어 낸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망신거리다.
한국화이자제약의 고혈압약과 감기약 혼입·포장 사건에 비해 작은 사건이지 않느냐는 식의 반론은 의약품이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망각한 위험천만하고 유아 같은 발상이다.
이번에는 안약이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지만 이를 가볍게 여긴다면 차후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포장변경 사건이 터질 수 있음을 왜 간과하는가. 그리고 그러한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 촉발된다면 누가 그 불신을 주어 담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안약만의 문제도, 특정 제약사만의 문제도 아니다. 모든 의약품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큰 사건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삼일제약은 오비이락(烏飛梨落)격으로 지난해 식약청이 실시한 주사제 제조업소 특별점검에서 ‘오큐라신안연고, 포러스안연고 완제품시험항목중 무균시험 미실시(시험방법 미준수)’ 등으로 적발돼 시설보완 개선명령을 받은 업체다.
의약품 포장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하지만 이들 사안들은 모두 ‘제약업종’과 ‘의약품’을 신뢰하는 잣대들이라는 점에서는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
일부에서는 사안의 성격이 다르고 비중이 크지 않은데 왜 호들갑이냐고 여전히 따지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 의약품이 갖고 있는 존엄성을 제약업종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무지한 처사다.
의약품은 아무리 작은 사안도 언제든 국민적 파문을 일으킬 큰 사안이 될 여지가 농후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식약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소재를 정확히 가려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유사사건이 재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지켜나갈 수 있다.
식약청이 이번 사건을 적당히 마무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식약청부터 여론의 매를 맞아 제약산업 전체가 공연히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사건이 더 이상 제약계 전체로 확대되지 않도록 식약청의 단호한 조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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