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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척결해야 약사 존립한다

  • 데일리팜
  • 2004-02-15 20:32:23
  • 요약

약사회를 이끌어 가는 임원들이 누구보다 도덕성을 가져야 함은 불문가지임에도 정작 자신의 약국에서는 약사 행세를 하는 비약사를 고용하고 있으면 심각한 모럴해저드다.

‘약국 개국을 준비하는 약사들의 모임’(이하 약준모)과 ‘약국 바로 세우기 운동본부’ 등 두 단체가 함께 발표한 성명서는 카운터 문제와 관련해 약사회 임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을 뼈아프게 적시했다.

이들 단체 회원약사들이 전국적으로 5천여 명에 이르고 있으니 적잖은 회오리를 일으킬 행보가 가시화 된 듯한 느낌이다.

두 단체는 ‘대한약사회 집행부 임원선출에 앞서 우리의 입장’이란 제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집행부 임원들이 썩은 살을 도려내는데 심정으로 솔선수범이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론의 여지없이 맞는 말이다. 혹자는 이들의 주장이 약사사회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창피한 일이기에 조용히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지만 인정할 수 없다. 굳이 그렇게 크게 떠벌일 필요가 있느냐고 하지만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해묵은 숙제다.

성명서 내용과 같이 약사행세를 하는 비약사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전·현직 임원들 가운데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약권신장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이다.

양심 있는 약사들은 그동안 전국 곳곳에서 이같은 약국 종업원이나 이른바 전문 카운터 추방에 노력해 왔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한약사회와 시·도지부장들이 회원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된 지금에 와서는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임원들이 솔선수범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약사 권위를 실추시키는 일에 임원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해서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비약사나 카운터 등이 없이는 약국운영이 힘들다는 말은 핑계다.

약국종업원에게는 단순 노동력만 맡기면 하등 문제될게 없음에도 약사에 준하는 일을 맡기는 것이 바로 문제다. 심지어 가족에게까지 약사인척 근무하게 하는 것은 상식을 일탈한 철없는 행동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할 의지가 있었다면 벌써 해결했어야 했다. 그러나 관행처럼 내려오고 있다고 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됐으니 심각한 반성부터 앞서야 한다. 숨기는데 급급해 문제를 덥혀두려는 것은 약사 스스로 무덤을 파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상당수 전문 카운터들은 이미 약사를 요리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약국과 약사를 장악한 전문 카운터들은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준에까지 왔다. 이 정도면 약사들이 자기발등을 찍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비약사 문제는 이제 드러내 놓고 해결방안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약준모는 임원들이 약사인척 하는 비약사 종업원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적나라하게 털어놨다. 정확히 조사해 본 후에야 사실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로 보아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다.

만약 직선제로 당선된 집행부 임원들조차 과거행태와 변함이 없다면 약사사회는 스스로 완전한 족쇄를 차게 된다. 아니 약준모 등의 주장대로 전 회원을 기망하는 일임과 동시에 전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과 같다.

의료계는 지금 정부와 약사회를 대상으로 파상공세를 벌이고 나섰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비약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대항에 나설 최소한의 준비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선택분업’에 대한 당위성은 약사들이 가장 약사다운 입지를 갖출 때 무력해진다. 의료계가 아무리 선택분업을 주장해도 환자들이 약국에서 조제하는 것을 선호하면 그만이다.

길거리에 나서 시위를 하거나 체육관을 빌려 궐기대회를 하는 것 이상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약사다움’을 완벽하게 갖춰가는 일이다. 평범하고도 쉬운 진리를 외면한 채 목소리만 크다고 약권이 지켜지지 않는다.

자금과 인력동원에서 절대 열세에 놓여 있는 약사회가 의료계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이겨내는 길은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스러운 약사상을 확립하는 길이다. 가장 쉬운 길을 가장 어렵게 돌아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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