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는 약사 이용하지 마라
- 데일리팜
- 2004-01-12 0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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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품업체들이 약국을 건강식품의 주요 판매루트로 정하고 진출을 본격화 하고 나선 것은 반가운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려스러운 측면이 더 많다.
식품업체들의 약국시장 진입이 반가운 이유는 의약분업 이후 침체돼 온 일반의약품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있다. 건식이 약국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온다고 하겠다.
또한 지명도와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잇따라 약국 문을 노크하는 것은 더더욱 기대를 부풀리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약국시장 진출 이전에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어 이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약국시장을 우습게 보거나 얕잡아 보지 말라는 것이다.
약국과 약사의 생리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제약회사들도 약국건식 시장을 수없이 두드려 왔으나 대부분 속절없이 무릎을 꿇었다.
예상했던 만큼 팔리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마진도 별로 안 남았다. 오히려 재고와 반품만 쌓여 본업(제약)까지 어렵게 만든 경우가 있었다. 지금도 건식파트를 정리해야 하는데 결단을 못 내리고 ‘계륵’처럼 메만지고 있는 업체가 적지 않다.
식품업계의 약국진출은 이런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의 약국진출 같아 보인다는 점이다. 약국시장을 더 많이 연구하고 시장조사를 더욱 철저히 해 뭔가 새로운 진입방식이 요구된다.
둘째 식품업계는 약국에서 큰 수익을 가져가려 하면 안된다.
건식은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면 그만큼 신뢰가 올라간다. 이것이 지금까지 약국시장을 노크한 건식업체나 제약회사들의 ‘노림수’였다. 그러나 이 생각은 ‘착각’이기도 하지만 ‘착시현상’이다.
전문가의 신뢰도를 활용하면 큰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맞지만 그 주체가 언짢아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업계가 전문직능인을 이용하자는 측면이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약사다.
약사들은 업계의 장사속에 이용당할 정도로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약국시장에서는 최소한의 마진만 봐야 한다. 그 대신 전문직능인이 취급하는 만큼 브랜드 인지도나 신뢰도를 높이는데 주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매출 올리기에 급급하면 반드시 패퇴한다.
건식은 그 특성상 여러가지 유통경로가 있어 매출이 안 올라가면 대부분 업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다.
이 과정에서 건식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 약국에 진출한 건식업체들이 이 과정을 끝없이 답습하고 있으면서, 아니 그것을 알고 있면서도 못고치고 있으니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를 하면서도 실패를 당연시 하지 않는 자체가 잘못이다.
약국에 건식을 런칭할 때는 이미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 공간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그러나 건식은 의약품과 달리 제품의 인허가를 받기가 쉽다. 따라서 건식은 속된말로 의약품과 똑같이 놀면 안된다는 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통은 건식이 약국에서 내몰리는 중요한 원인중 하나다.
넷째 브랜드 포지셔닝을 환자가 아닌 약사에게 분명히 맞추라는 점이다.
건식업체나 제약사들은 그동안 약국에 건식을 출하하고도 브랜드 포지셔닝은 환자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약사도 소비자도 안 놓치겠다는 전략이지만 오히려 둘 다 놓치는 결과만 가져왔다.
약국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자 하면서 약사를 외면한 환자중심의 포지셔닝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약국에 런칭된 품목은 약사에게만 100% 의존하는 것이 맞다. 소비자나 환자에 대한 포지셔닝은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이 있어야 약국시장의 성공적인 진입이 보장된다.
다섯째 포장규격과 가격을 반드시 다양화하고 가격을 세우는 일에 사생결단 나서야 한다.
건식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크기의 박스 안에 수십개 또는 수백개의 소포장들이 들어 있다. 더불어 가격이 일단 고가다.
소비자들은 건식에 대해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부분과 고가의 경비지출 두가지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낀다. 건식업체들은 이 점을 명확하게 해결해 오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구매를 끌려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무장해제’ 하는 것이 우선인데도 도외시 됐다.
약사들은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부담을 강압적으로 절대 강권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 간과돼 온 부분이다.
소비자들이 단돈 1만원으로라도 부담없이 살수 있도록 소포장 들이 규격을 다양화 하고 가격도 저가에서 중저가 위주로 형성돼야 한다. 특히 가격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덤핑이 되지 않도록 출하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사생결단의 각오가 분명히 서야 한다.
이상에서 지적한 다섯가지 사항들은 업체들이 거의 지키지 못해온 부분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뭘 알지도 못하면서 과실만 바라는 ‘섣부른 욕심’ 때문이다.
약국만 거점으로 잡으면 뭔가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욕심이 업계 스스로 무덤을 팠다. 식품업계는 또다시 들뜬 기분으로 뜬 구름을 잡을 듯 말 듯 약국에 러브콜을 하고 있으니, 그래서 불안하다.
식품업계가 전문가의 손을 장사속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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