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망나니 행동을 자제하라
- 데일리팜
- 2003-12-25 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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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깨끗한 정치문화와 선거개혁은 외면한 채 선구거제와 의원 정수 문제로 육탄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을 일삼아 오다 느닷없이 인터넷 세계 최강국의 면모를 여지없이 깎아 내리는 망나니나 할 행동을 하고 나섰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가 전격 합의한 전자서명 인증제 입법은 이런 저런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정치인들의 ‘밥그릇 지키기용’ 내지는 ‘네티즌 여론 방탄용’에 불과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인들은 네티즌들의 여론이 그렇게 두렵고 자신이 없는가.
선거법에 꼭 전자서명 인증제를 담아야 안심이 되는 정치인들은 인터넷과 정보통신(IT) 최강국의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명예를 먹칠하고 비전을 깎아내리는 후안무치한 사람들이다.
전자서명 인증제는 댓글이나 게시판에 의견을 올릴 때 인감증명서를 첨부하고 인감도장을 찍어 본인인지 여부를 국가기관이 확인하는 시스템과 같다. 금융기관의 전자인증제와 유사한 방식이다.
금융기관은 절저한 보안과 본인확인 과정이 필수인 만큼 전자인증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일반 게시판이나 댓글에 적용한다는 것은 지나친 오버센스이자 넌센스임은 물론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과거의 유신독재와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인정하듯 인터넷 초고속망 보급률 1위, 인터넷 사용율 1위 등의 자랑스러운 명함을 갖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세계 초일류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답게 하루에도 수천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해 각종 사이트에서 여론이 활발히 개진되고 조성된다. 그리고 이들 여론을 기반으로 수백만개의 온라인 모임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24시간 움직이고 있다.
이는 참여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코드와 맞는 인터넷의 도도한 흐름이라고 봐야 한다. 정치인들이 이를 간과하고 억압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물론 익명성 때문에 간간히 불상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원가입을 통한 실명제 등을 이용해 얼마든지 해결해 갈 수 있다. 이미 회원 실명제를 통한 댓글 올리기나 의견달기는 보편화 돼가는 추세다.
그럼에도 국가기관에서 인증 받아야 글을 올리도록 강제화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인터넷 여론과 산업기반을 송두리 째 뒤흔드는 폭거다.
여기에 개혁신당을 자청하는 정치인들마저 가세했다고 하니 실망 그 이상이다. 아직도 인터넷 무용론을 주장하면서 비서로 부터 프린트를 건네받아 인터넷을 보는 정치인들이 있을 정도니 할 말이 없다.
만보 백보 양보해서 전자서명 인증제가 입법화된다고 했을 때 글을 올리는 처벌기준을 세워 놨는지 궁금하다.
글은 ‘아 다라고 어 다르다’고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뉘앙스의 차이를 갖고 처벌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 욕설을 안 쓰고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아도 뉘앙스를 이용하면 선거법에 저촉이 안되는 공격이 가능하다.
하루에도 수백만개가 올라오는 글들을 모두 검색해 가면서 형평성 있는 처벌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뉘앙스까지 구분해 가면서 세부적인 처벌기준을 만드는 것이 애초부터 가능한 것인지 심히 의문이다.
정개특위가 선거구 획정문제와 의원 정수 문제에서는 골육상쟁을 하면서도 유독 전자서명 인증제에 합의한 것은 도도한 흐름인 네티즌들의 여론을 완전히 외면한 처사다.
네티즌들의 여론이 그렇게 두렵다면 정치는 왜 하는가.
네티즌들의 여론이 곧 민초의 여론이고 국민의 밑바닥 여론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통제하려는 발상을 한다면 과연 정치인이라고 명함을 달 수 있는지 깊이 자성해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국회는 이러한 국민들의 회의기관이다. 정치인은 국민 회의기구에 대리출석 해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에 불과인데, 대변을 하기는 커녕 대변을 아예 묵살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하겠다고 떠벌리는지 한심스럽다.
국민들은 소선거구제를 하던 중-대선구제를 하던 그리고 의원 정수를 늘리든 줄이든 솔직히 관심 밖이다. 중요한 요체는 국민들의 밑바닥 여론이 제대로 정치권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의 핵심 요체가 바로 인터넷이라는 드넓은 여론광장이다.
정개특위의 이번 전자서명 인증제 입법합의는 국민여론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인정사정 없이 짓밟은 폭거다. 전자서명 인증 선거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수십년을 후퇴하는 암울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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