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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手來空手去 마음으로 돕지요"

  • 최봉선
  • 2003-12-25 06:39:58
  • 요약
  • 남상규 남신약품 사장

"남에게 손 안벌리고, 먹고 살만하기에 남도 돕는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 제가 무슨 일을 했다고 인터뷰 입니까, 안합니다."

남상규 남신약품 사장. 그가 수년전 서울의 한 보건소를 비롯한 각계에서 의약품 지원 등과 관련해 감사패 등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몇 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극구사양하기에 어느날 무작성 그의 회사를 찾았다.

비교적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그가 28년전 남의 집 직원으로 일하면서 첫 보너스를 받아 라면 30여 박스를 주변 양로원과 고아원에서 전달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은 시작됐다.

"87년 독립하여 2년만에 흑자를 내자 뜻있는 곳에 쓰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당시 회사근처(지금의 서초동 법원주변)에 꽃동네라 하여 결핵환자들이 살고 있었고, 정부에서 치료제는 나왔지만, 보조치료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5년간 이들에게 의약품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의약품 도매업하는 입장에서 의약품을 지원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아 사실 저는 남을 도왔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동안 서초, 관악, 은평구보건소, 고향인 안양의 보건소 등에 노인들을 위한 독감백신을 수년간 전달했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에서는 하루종일 신을 벗지 못해 무좀에 고생하는 119구조대원들에게 무좀약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남 사장은 그외에도 인천의 맹아학교와 구세군 의료친교회가 무의촌 돕기에 필요한 의약품을 수년동안 연간 400~500만원 정도 지원할 만큼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 15년간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왔다.

"언젠가 구세군에서 저의 회사를 직접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제 사무실에 법구경의 글귀와 불교에 관한 서적을 본 구세군 관계자가 깜짝 놀라더군요. '불교신자냐'고 하면서요. '남을 돕는데 종교가 문제가 됩니까'라고 말했지요."

불교 신자인 그가 요즈음에는 군사정권때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지학순 주교의 기념사업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념사업회가 지금은 사단법인 들빛회라는 이름으로 개칭이 됐으나 여기에서 운영하는 '지학순 정의평화기금'에 조그마한 성의표시를 하고 있단다.

또한 탈북자들을 돕는 단체인 남북문화교류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사실상 이런 단체들의 직함이란 손수 발로뛰거나 아니면 필요한 기금을 내는 물주(?) 역할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얘기를 남들에게 내보일 것이 못된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마다했던 그는 "어차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아닙니까. 그런 마음만 있다면 어려운 것은 아닐 것 입니다." 라는 말로 함축했다.

남신약품은 지난해 매출이 236억원 정도로 중형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마음이 있기에 아마도 남부럽지 않게 많은 매출을 올린 기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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