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오너 일가 연대 공식화…지분 매입 경쟁 펼쳐질까
- 천승현 기자
- 2026-07-04 06:00:5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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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훈 사장, 지분 매각과 함께 모녀 측 연대 선언
- 신동국 회장, 4자 연합 계약 종료 이후 지배력 강화 시도 가능성
- 유통 물량 20%대 불과...소액주주 10% 미만시 상폐 사유 발생
- 자금 압박도 부담...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도 난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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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사실상 모녀 측과의 연대를 공식화했다. 오너 일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의 연대가 균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추후 지분 추가 확보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들과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을 제외한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장내 매수로 인한 지분 확대 여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신 회장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차입한 자금과 기존 주식 담보 대출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적극적인 주식 매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창업주 차남, 주식 매각과 함께 모녀 측 지지 선언...형제 측 특수관계인 분류됐지만 연대 공식화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지난달 29일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70만9788주를 장외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예정 단가는 주당 4만8000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820억 6982만원이다. 이번 거래의 매수인은 나우아이비 22호 펀드다. 임 사장은 이번에 보유 주식 348만3808주의 절반 가량을 매도하는 모습이다.
임 사장은 주식을 매각하면서 “어머니(송영숙 회장), 누님(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4년 모녀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대립각을 세웠지만 이번 주식 매각을 계기로 사실상 모녀 측과의 연대를 공식화한 셈이다.
공식적으로 임 사장은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 때부터 송 회장의 장남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 지난 2일 기준 임종훈 사장과 특수관계인의 한마사이언스 지분율은 13.65%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3월 보유 지분 전량을 신동국 회장에 처분했지만 임종훈 사장의 가족들과 친인척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도 지분 0.32%를 보유 중이다.
임 사장은 이번 주식 매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임 사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주식 243만5158주를 담보로 285억원의 대출이 남아있다. 이 중 주식 159만4558주를 담보로 빌린 160억원은 오는 9월 16일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임 사장의 보유 주식에는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에 환매조건부 매매로 처분한 235만3620주가 포함됐다.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주식을 매도했지만 일정 기간 이후에 다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조건부 주식매매 형태를 말한다. 임 사장은 총 9번의 환매조건부 매매계약을 통해 주식 235만3620주를 656억원에 처분했다. 임 사장이 환매조건부 매매로 처분한 주식을 되사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매조건부 매매계약은 오는 12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임 사장이 제3자에게 주식을 매각하면서 모녀 축에 우호세력을 제공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임 사장의 주식을 매수한 나우아이비 22호 펀드는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우호 세력으로 추정된다. 임 사장의 지분율은 감소했지만 우호세력이 주식을 넘겨받으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동일하게 유지되는 셈이다. 당초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훈 사장의 주식 매입을 시도했지만 임종훈 사장이 이를 거절하고 우호 세력에 주식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장녀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 신동국 회장 등과 대주주 4인 연합을 맺고 있다.
대주주 연합의 계약에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결권 공동 행사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한 쪽이 지분을 매각할 때 상대방이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과 대주주가 지분을 팔 때 함께 팔 수 있는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 등 지분 이동과 관련한 권리도 함께 규정돼 있다. 어느 한 쪽이 약정을 위반해 단독 행동에 나설 경우 위약벌과 손해배상 청구 등 상당한 법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4자 연합 계약 종료시 지배력 강화 경쟁 가능성...유통 물량 미미·자금 압박에 지분 매입 난항 전망
업계에서는 최근 신 회장이 전문경영인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향후 대주주 연합 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 오너 일가와 신 회장 측의 지분율 경쟁도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임원의 성 비위 사건 처리 과정을 둘러싸고 신 회장과 박재현 전 한미약품 대표의 이견이 드러났고 신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 전 사장 측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한양정밀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지분 29.93%를 보유 중이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각각 3.84%, 9.1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여기에 임종훈 사장, 가현문화재단(3.02%), 임성기재단(3.07%), 임 부회장의 자녀들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을 합치면 신 회장 측과 대등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재단 측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모녀 측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라데팡스가 보유한 킬링턴의 지분 9.81%를 포함하면 모녀 측이 근소하게 앞서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주식 추가 매입을 시도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매입할 주식 물량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신 회장을 포함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킬링턴 등이 보유한 지분율은 70.62%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6.03%를 갖고 있어 주식 유통 물량은 20%대에 불과하다. 신 회장이 자금력을 기반으로 장내에서 지분 매입을 시도하더라도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만약 신 회장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일반주주(소액주주)의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주식분산기준 미달 요건에 해당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일반주주 지분율이 10%를 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일정 기간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신 회장도 자금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임종윤 사장 측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32주를 2137억원에 장외매수했다. 당시 신 회장은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했다. 신 회장은 주식 매입 계약 체결 공시에서 취득자금 등의 조성 경위 등에 대해 “발행회사를 제외한 타회사 발행주식”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식이 아닌 한양정밀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은 한양정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양정밀은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양정밀은 지난해 신 회장에게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445억원을 지급했다. 전년도 회사가 신 회장에게 제공한 대여금 43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했다. 신 회장은 과거 2014년 31억원, 2015년 4억원, 2016년 32억원을 대여받은 이후 회사와 별다른 자금 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4년 8년 만에 자금 대여를 재개했고 지난해에는 대여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한양정밀 유동부채는 2024년 말 840억원에서 지난해 말 2179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단기차입금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한양정밀 단기차입금은 667억원에서 1210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가 주식 매수나 오너 대여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면서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한양정밀은 이 과정에서 보유 자산을 담보로 설정해 차입 여력을 확대했다. 회사는 지난해 자체 토지와 건물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에 854억원 규모 담보를 제공했다. 이에 더해 관계사인 가현(90억원)과 한양에스앤씨(140)억원의 부동산과 대표(52억원)까지 담보로 제공해 총 1138억원 규모 담보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한양정밀은 920억원 수준의 대출 한도를 확보했다.
한양정밀이 자체 현금 동원력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 토지·건물은 물론 관계사 자산까지 동원해 차입 여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한양정밀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134만원에 불과했다.
신 회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주식 779만3451주를 담보로 NH투자증권으로부터 1132억원의 대출이 있다. 이자율은 모두 4.3%로 연간 50억원 가량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신 회장 측이 주식 처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 한미사이언스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아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태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난 3일 종가 3만1750원은 신 회장이 임종윤 전 사장 측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평균 단가 4만8800원보다 34.9%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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