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장관의 진실게임
- 김태형
- 2003-11-03 14: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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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와 김화중 복지부장관이 서로 날선 목소리를 내면서,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철회로 촉발된 시민단체의 장관 퇴임요구에 김화중 장관은 전문성과 도덕적인 문제로 맞받았다.
김 장관은 최근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달(9월) 인사때 모 시민단체에서 어떤 사람을 특정 자리에 앉히라고 주문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며 "인사청탁이 들어오면 해당 공무원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김 장관은 이어 "특정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시민단체에 먼저 설명해 양해를 구하는 관행이 있었다"며 "시민단체와 사전에 협의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시민단체를 향한 활시위를 당겼다.
또 포괄수가제에 대해서도 "시민단체가 수가제도에 대해 너무 모른다"며 "공부좀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여, 시민단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직접 드러냈다.
시민단체는 이에 대해 "마치 시민단체가 인사에 관한 청탁을 했는데 이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장관을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며 "정부정책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시역할과 참여의 정당성을 폄하 하려는 악의적 동기까지 엿보인다"고 응수했다.
시민단체는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한 간섭이라는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동안 가진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와 면담 취지를 곡해한 발언'으로, 인사청탁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으로 장관의 사과와 해명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실제 참여연대, 경실련, 건강세상네트워크,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4개 단체는 김 장관 발언이후 자체 확인결과 인사청탁의 어떤 징후도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시민단체는 '퇴진요구에 대한 장관의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일국의 장관이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사실과 무관한 이야기를 했겠느냐"는 반응도 존재하고 있어,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인사청탁이 사실이라면 시민단체가 책임지고 공개 사과해야 되지만 장관이 발언이 '침소봉대'되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복지부장관의 진실게임은 또 다른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재정추계를 내면서 '수가를 2.97% 인상하고 보험료를 8,5% 인상'하면 올해 재정중립이 되고 '수가와 보험료를 동결'하면 8,919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추계는 지난해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 수가를 2.57%와 보험료 8.5%를 인상하는 결정적인 근거로 활용됐다.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 차액 또한 1조원이라는 엄청난 액수를 기록하면서 말이다.
복지부는 또 보험료를 8%인상하고 내년 수가를 3%인상하면 8,300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다며 보험료와 수가인상을 은근히 기정사실화하려고 하고 있다.
김 장관도 기회있을 때마다 국민과의 약속을 이유로 2006년까지 매년 보험료를 8%인상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시민단체는 보험료와 수가인상 이전에 지난해 복지부가 내놓았던 재정추계의 근거를 밝히지 않는 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참여를 강조해 온 김 장관이 시민단체의 인사청탁과 재정추계 진실을 떳떳하게 밝혀, 꼬인 매듭을 풀어나갈 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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