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레만 요란한 ‘약의 날’ 부활
- 데일리팜
- 2003-09-29 07: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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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2년 폐지된 ‘약의 날’이 내달 10일자로 30년만에 부활된다. 약의 날 부활은 약업계에 새로운 비상을 꿈꾸게 하는 뜻깊고 감개무량한 기념비적인 일이다.
이 날은 약업계 모든 종사자들에게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만 하다는 것이다. 이미 관련단체들은 약의 날 부활을 자축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흥겨운 축제 한마당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복지부, 식약청, 약학회, 약사회, 제약협회, 도매협회 등 정부와 관련단체는 학술대회, 세미나, 전시회, 걷기대회 등의 축제준비로 바쁘다.
그러나 우리는 약의 날 부활을 맞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잔치 못지 않게 준비해야 할 것을 점검해야 한다.
약의 날 행사을 앞두고 축제의 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 된다고 해도 할 말을 해야겠다는 뜻이다. 약의 날 부활에 즈음한 행사들은 자칫 일회성 행사 내지 겉치레 행사로 끝날 수 있는 것들이다.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의약품들이 각종 부조리와 이면거래로 찢겨지고 일그러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잔치만 요란해 보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치부를 방치한 채 화려하게 포장된 행사들이 과연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근본이 바뀌지 않은 채 행사만 요란하게 치른다면 어두운 그림자는 없어지지 않는다.
저질 의약품의 제조·유통 사건이 잊을만 하면 터지고 제약사와 의·약사들의 공공연한 뒷거래는 여전히 불식되지 않은 채 끈질긴 생명력을 구가하고 있다.
심지어 밀가루로 만든 가짜약들이 성행하는 등 유사·변조·위조 의약품들이 활개치고 있다. 가장 존경받아야 할 의사, 약사들이 의약품 뒷거래와 부당·허위청구 등으로 구속되는 사건도 종종 터진다.
국가가 기념일 하나 늘리고 없애고 하는 것은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된다. 또 경축일에 자축행사를 하는 것도 조금 고생하면 얼마든지 치러낼 수 있다.
약의 날은 결코 이러한 분위기 속의 자축행사로 부활돼서는 안된다.
과거에 늘 활개쳐 왔고 지금도 잔존하고 있는 것들중 구태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벗어던지는 환골탈태(換骨奪胎)가 더 중요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약업계의 그늘진 모습들을 털어내는 것이 진짜 약의 날 부활의 모습이다.
아직도 약쟁이, 약장수라는 말이 회자(膾炙)되는 현실은 그래서 개탄스럽다. 의약품을 개발하고 취급하는 핵심에 있는 약사들에 대한 국민적 존경심이 선진국에 못따라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제약업체들의 신약개발 능력이나 품질관리 수준도 역시 모자란다. 심지어 사망사건까지 터지는 저급한 품질관리 능력이 안타깝다. 의약품도매상들의 유통구조도 볼 낯이 없을 정도로 지저분한 구석이 많다.
사정이 이러하니 약을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비속어’들이 붙어다닐 수 밖에 없다.
‘의약품은 곧 생명이다.’ 약의 날이 꼭 있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생명의 존엄성을 가슴에 새기는 날이 바로 약의 날이다. 잔치나 행사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명존중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의약품도 돈을 버는 수단중 하나인 것 만큼은 부인할 수 없지만 생명존중의 마음을 소홀히 하면 의약품은 오히려 무서운 적이 된다.
의약품에 대한 일종의 경외심이 약의 날 부활을 계기로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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