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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이 향정약 관리감 되나

  • 데일리팜
  • 2003-09-17 23:51:08
  • 요약

진해거담제 성분으로 사용되는 덱스트로메트로판 성분의 감기약들이 내달부터 향정신의약품으로 관리돼 해당제약사는 물론 약국들이 꽤 무거운 짐을 안게 됐다.

약국은 이들 제품을 취급할 때 마약류관리대장을 작성하고 제조업소에서 공급한 적색의 ‘향정신성’ 문자가 기재된 스티커를 용기·포장 또는 첨부문서에 부착했는지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약국은 또 재고품도 정확히 파악하고 검인까지 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이를 위반하는 약국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약국들은 손쉽게 취급해온 감기약들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불편은 둘째 치고 위반에 따른 처벌강도에 놀라고 있다.

제약사들도 현재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고 향정약으로 다시 허가받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물론 제조, 유통관리를 철저히 해야하는 부담을 떠 앉았다. 외형이 큰 대형품목을 갖고 있는 제약사들은 매출이 크게 떨어질 복병을 만났다.

우리는 덱스트로메트로판 단일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단일제의 경우는 종종 환각성 약물로 유통돼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기약으로 상용되고 있는 복합제제의 경우는 단일제와 다른 방식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감기에 걸린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손쉽게 복용하는 제품들을 향정약과 동일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다.

향정약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인체에 현저한 위해가 있다고 판단된 것들이다. 향정약 중에는 안정성이 확보돼 약으로 쓰이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이 있다.

덱스트로메트로판이 함유된 복합제 감기약들이 이처럼 인체에 현저한 위해를 가하는 의약품들인지 궁금하다. 설사 인체에 위해를 가한다고 해도 그 위해를 가하는 빈도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들 감기약들을 굳이 향정약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는지부터가 의문이지만 마약류를 관리하는 듯한 관리방식은 아예 행정력의 남용이라는 생각을 떨져버릴 수 없다.

향정약에는 환각제, 각성제, 진정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총 4군이 있다. 이들 향정약 군에 대중광고로 눈에 익은 감기약들이 포함돼 마약처럼 관리되는 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환각제로 불법 유통돼 문제가 된 단일제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해당 제약사도 식약청과 공동으로 ‘향정약 바로알고 바로쓰기 캠페인’을 전개할 정도다.

하지만 복합제는 최소한 그 관리방식이 달라야 한다.

덱스트로메트로판 1일 최대 복용량이 60mg을 초과한 품목들에 대해서만 향정약으로 지정한 것 까지는 유연한 행정이다. 일단 복용량을 기준으로 지정했다는 것은 지정 자체의 실효성을 따지지 않는다면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관리방식은 잘못됐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선의 복합제 관리방식은 약국이 기존과 동일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있듯이 덱스트로메트로판의 불법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대중적으로 복용돼온 감기약들을 울타리에 억지로 가둬놓을 필요가 없다.

대한약사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약국가의 여론을 세밀히 살피고 보건복지부 또는 식약청과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정부는 또 복합제 감기약들이 환각제로 사용되는 케이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다. 환각제로 사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면 향정약 지정을 취소하고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국민을 위해(危害)로 부터 막겠다는 정부의 취지는 좋다. 다만 그 취지를 살릴만한 상황이 아니고 양질의 의약품 유통마저 막는 문제롤 초래한다면 오히려 국민들에게 위해를 끼치는 행정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애용을 받아온 감기약들이 이번 향정약 지정으로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는 사태가 오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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