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기관 가압류가 1조원이라니
- 데일리팜
- 2003-09-07 23: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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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약국 등 요양기관 1,386곳의 건강보험 급여비 가압류 액수가 무려 1조원을 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벼랑끝으로 내몰린 요양기관들의 현주소다.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민주당 김성순 의원에게 제출한 '의료기관 및 약국 건강보험급여비 압류 현황'에서 7월말 현재 요양기관들의 가압류 금액이 1조34억원에 달한다는 놀라운 수치를 공개했다.
이는 적잖은 요양기관들이 생사를 오락가락하는 사지에 내몰린 상황과 같다.
요양기관들의 건강보험 급여비는 봉급생활자의 월급 만큼이나 중요한 요양기관들의 기본적인 생활터전이다. 요양기관들의 천문학적인 가압류 사태는 개인이 월급을 차압당하고 가압류를 당하면 생활할 터전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인 사태다. 물론 가압류의 원인이 요양기관 스스로의 경영문제나 개인채무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급여비 가압류 문제는 국가나 제3자가 나서서 해결해 줄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한 가압류 금액은 국민보건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천여곳의 요양기관들이 각종 채무에 시달리면서 경영에 타격을 받고 있다면 상당수 요양기관들은 환자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부도직전에 내몰린 요양기관들에게 환자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하기는 무리다. 이들 요양기관들에게는 환자들이 돈으로 보일 수 있다.
최악의 경영환경속에서 환자중심의 진료나 투약이 가능한 일인가를 자문해 보자는 것이다. 의사, 약사도 사람이고 사업자임을 생각하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 얼마든지 빠진다.
경영난이 가장 심각한 병원의 경우는 167곳에 걸쳐 무려 4,066억원의 급여비를 가압류 당했다.
지금도 많은 병원들이 부도로 문을 닫고 있음을 본다면 4천억원에 달하는 가압류 금액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좌표다.
빚에 쪼들릴대로 쪼들리는 병원들에게 진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다르지 않다.
종합병원도 50곳에서 1,702억원의 급여비가 가압류 됐으니 상황이 엇비슷하다.
종합병원은 특히 병·의원과 달리 일반인들의 생각에는 부도 자체를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곳이 보험공단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을 채무자들에게 가압류당했으니 환자들이 이들 병원을 신뢰하고 몸을 의지할 생각이나 하겠는가.
1차보건의료기관인 의원은 435곳에 1,923억원을, 약국은 346곳에 791억원을 각각 가압류 당해 역시 방치해서는 안될 상황에 처했다.
의원, 약국의 가압류 비율이 병원급 보다는 적다고 하지만 가압류 청구액이 크게 늘어났다.
우리는 이들 가압류 요양기관들에 대해 진료나 투약 서비스 문제 외에 또하나 걱정하는 것이 있다.
가압류 요양기관들은 제약시장과 의약품 유통시장을 크게 뒤흔들 잠재적인 위험요소다. 가압류에 못버틴 요양기관들중 적잖은 수가 결제를 무한정 미루거나 부도를 내는 상황이다.
요양기관들에 대한 가압류 청구액은 전년대비 50.8%나 증가했다. 요양기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수치다.
정부는 요양기관들의 어려운 상황을 불경기 탓이라고만 돌려서는 안된다. 요양기관들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직·간접적인 행정적 지원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병·의원들의 빚이 늘어나고 급여비 가압류 액수가 폭증하는 현상은 국가보건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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