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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도외시한 건강기능식품법

  • 데일리팜
  • 2003-08-10 21:39:32
  • 요약

오는 27일 발효되는 '건강기능식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입법 예고안'은 국민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를 내재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함께 사용되는 생약(한약재)이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없이 법률에 규정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약사회가 이에대해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익단체의 항변정도로 여기고 있는 듯 한 태도다.

건강기능식품에 사용 가능한 주요 생약들이 의약품 원료에 준한 것들이라면 약계나 학계의 충분한 검토와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의약품의 양대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약전'이나 '대한약전외 생약규격집'에 수재된 생약은 분명 의약품이면서 의약품으로서 관리되고 있다.

이들 생약이 생산·유통·제조될 때는 농산물, 한약재, 의약품, 식품 등 그 구분과 경계가 매우 모호하기는 하다. 하지만 약전과 생약규격집에 수재됐다는 의미는 생산에서 제조·유통에 이르기까지 의약품으로 관리되는 것이 맞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들 생약이 식품원료와 무분별하게 같이 사용되는 것은 자칫 효능·효과가 뚜렷한 의약품이 건강식품시장에서 마구잡이로 유통되는 문제를 촉발시킨다. 건강기능식품은 기존의 건강보조식품과 분명히 다르다. 건강기능식품법률의 입법취지도 건강식품의 무분별한 제조·유통을 막고 건강식품의 품질향상을 위한 취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

건강기능식품이 건강보조식품과 다른 점은 '영양소기능표시'와 '질병발생위험감소표시' 등을 할 수 있는 부분에 있다.

'영양소기능'을 표시한다는 것은 매우 광범위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는 조금만 변칙을 사용하면 건강기능식품에 함유된 원료의 효능·효과를 얼마든지 우회적으로 표현할 길이 트여져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영양소기능표시라는 이유를 들어 특정 생약의 영양소에 대한 효능·효과를 합법적 테두리안에서 무분별하게 과대표시한다면 막을 도리가 없다.

더욱이 이들 건강기능식품이 약사 등 전문가의 손이 아닌 일반유통으로 확산된다면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저질품목들이 난립하게 된다는 것을 정부는 숙고하지 않으면 안된다.

약사회가 제기한 것 처럼 의약품의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규정된 25개 품목이 생약이기는 하지만 의약품으로서 생약을 대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 품목 외에 약사법에 정해진 '약국 등에서 임의로 규격화 포장판매 할 수 없는 69개 품목'이 '의약품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원료'에 반드시 추가돼야 한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조차 임의로 포장·판매할 수 없는 생약이 식품회사를 거치면 마구잡이로 유통시킬 수 있다는 것이 도대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식품원료로 사용되는 생약들이 대부분 품질이 저급한 수입산임을 감안할 때 국민건강에 위해를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실제 식품으로 수입이 불가능한 생약들이 의약품으로 위장·반입된 뒤 식품회사로 흘러들어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전문가의 조언없이 복용하면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의약품들이 식품으로 무분별하게 복용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건강기능식품법률이 원료생약의 규정을 좀더 명확히 해야 할 당위성이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건강기능식품중 의약품에 가까운 효능·효과가 있는 품목의 경우는 약국에서만 유통이 가능한 약국전용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들의 상담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이 유통된다면 과도한 상술이 어느정도 자제될 것이라고 본다.

건강기능식품이 국민건강증진에 일조하도록 원료생약의 규정과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않는다면 법률 제정의 취지와 의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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