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구입가제 차라리 폐지하라
- 데일리팜
- 2003-07-16 2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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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아직도 모르면 큰일 나는 약국 신제품 정리 ‘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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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입찰과 관련해 제약회사들이 낙찰도매상들에게 의약품을 공급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은 제약사와 도매상간의 끌고 당기는 악연이 전쟁으로 비화된 사건이다.
도매상들은 약을 공급할 수 없게 되자 공정거래위원회에 질의, 유권해석 의뢰, 진정서 등으로 제약업체들을 코너에 몰아넣는 강경행동에 돌입했다.
10여개 제약사들은 급기야 공정위의 기획실사를 받기에 이르렀으니 제약과 도매간에 물러설 수 없는 대결국면이 벌어진 셈이다.
의약품을 낙찰받고도 공급할 수 없는 곤경에 처한 도매업계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제약사들을 더 난처하게 만든 것은 분명 무리수가 있는 행동이다.
도매업계는 제약업체들이 의약품 공급거부라는 초강수 카드를 왜 꺼내들었는지 깊히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일부 도매상들은 제약사들의 의약품 공급거부에 낙찰을 포기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도매상의 무분별한 덤핑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다. 서울대병원까지 나서 의약품 공급을 촉구하는 상황까지 치달았지만 제약사들은 꿈쩍도 안했다.
제약업체들의 강경한 행동은 저가낙찰로 인한 피해가 직·간적접으로 미치는데 있다.
이번 기회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1년 12월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공개경쟁입찰시 저가낙찰에 대한 약가인하 면제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아니면 실구입가제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실구입가제를 제대로 고수하려면 예외가 없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입찰로 의약품을 구매해야 하는 국공립의료기관으로 인해 실구입가제 예외가 인정됐다. 실구입가제를 적용해 동일가격을 모두 써 내도록 한다면 국공립병원의 의약품 입찰은 사실상 의미가 없었기 때문으로 안다.
복지부가 고육지책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입찰에 대해서는 실구입가 예외를 적용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제약사와 도매상간에 전쟁으로 비화된 이번 사건을 보면 실구입가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사실 실구입가상환제의 근간을 정부 스스로 밑둥부터 흔들어 놓고 실구입가제를 고수하려는 것 자체가 모순의 극치다.
또한 노마진이어야 할 보험약에 평균 10% 안팎의 뒷마진 또는 언더마진이 오고가는 상황도 뻔히 알고 있지 않은가. 실구입가제는 정부 스스로도 지켜내지 못했고 민간에서도 유명무실화된 사생아가 됐다.
실구입가제가 의약분업과 맞물려 제약업체들에게 효자역할을 한 부분이 있지만 제약사들은 그 댓가로 실구입가제 시행직전 무려 30%가까운 약가인하를 무더기로 당했고 지금도 수시로 인하당한다.
제약업체들은 분업시행 초기 실구입제로 인해 의료기관에 뒷마진을 안줘도 되는 유리한 상황을 맞기도 했고 회전율 단축이라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의약품 특수 때문에 일어났던 일시적인 착시현상이었다. 실구입가제가 제약사들에게 좋은 제도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분업요인'이 컷고 지금에 와서는 이러한 효과가 없어졌다.
실구입가제는 이처럼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보험약의 노마진 유통' 및 '의약품 유통비리 제거'라는 목표달성에 실패한 제도로 전락했다. 실구입가제는 제약사들에게도 달갑지 않은 애물단지로 떨어졌다.
실구입가제는 초법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제도로 낙인찍힌 '최저가 실구입가 인하방식'까지 나오게 한 단초다. 실구입가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계륵'과 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는 점이다.
제약업체들은 실구입가제로 인해 마진은 마진대로 주면서 약가인하를 당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제약사는 직거래의 경우 다양한 이면거래와 이중거래를 통해 과거와 같이 백마진을 줄 수 밖에 없는 입장임에도 불법적인 마진이라는 문제 때문에 약가인하를 당하는 올가미에 갖혔다.
도매상 간납에서도 뒷마진이 형성된 마당이고 입찰에서는 아예 저가낙찰이라는 예외가 인정된 상황이니 실구입가제는 그 존재의미를 상실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당초 의도한 제도의 시행취지를 살리지 못한데 대한 책임의식 없이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실구입가제를 원칙대로 적용하면 거의 모든 제약사, 도매상, 의료기관들이 범법자다. 왠만하면 모두가 범법자이니 정부는 마음에 안드는 업체나 의료기관을 찍어내 조사하는 재미가 쏠쏠하겠다는 비아냥이 적쟎다.
실제로 정부는 실구입가 현지조사를 할 때 '솔직히만 대답하면 구명해 주겠다'는 식의 단속까지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업체들 사이에서 많이 나온다.
유명무실한 실구입가제의 유탄이라고 할 병원급 의료기관 입찰에 대한 약가인하 미적용 방안으로 인해 제약사와 도매상은 지금 씻지못할 대결국면에 들어갔다.
정부는 제약사와 도매상들의 목을 죄고 있는 실구입가제의 전면적인 철폐를 이제는 고려할 때다. 과거와 같이 의료기관에 일정한 마진을 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차라리 낮다.
행정지도선 14.17%와 유통거개폭 24.17% 등의 유통마진 인정시절이 있었음을 상기하고 보험약에 공식적인 마진인정폭 보장방안을 연구할 시기다.
누구에게도 이득이 안되고 문제만 터지는 제도를 부둥켜 안고 '이상'에 빠져 있는 것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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