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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속 최저가 약가인하

  • 데일리팜
  • 2003-07-06 23:47:40
  • 요약

최저실구입가제를 근거로 한 첫 약가인하 의약품이 130여개사 1,100여 품목에 달한다고 하니 관련 제약업체들의 눈이 휘둥그래질 만 하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이들 인하대상 품목들에 대해 본격적인 청문에 들어갔으니 '억울한' 제약업체들의 메아리가 한동안 제약업계 내에서 쩌렁쩌렁 울릴 판이다.

최저가제 약가인하는 그동안 누차 지적해 왔지만 합리적인 약가인하 방식이 아니다.

복지부가 약가거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보험재정도 약 700억원이나 절감하겠다는 두마리 토끼 포획전략의 하나로 시행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마녀사냥식 약가인하라는데 부인하지 않는다.

특정 업체의 덤핑으로 인해 전혀 관련없는 다른 업체들이 무더기로 이유없는 약가인하를 당한다면 누가봐도 형평에 맞지 않다.

최저가제 인하방식을 군율로 비유하면 한 사람의 사병이 잘못한데 대해 소대 또는 중대 전체의 사병들이 소위 '얼차려'를 받는 일벌백계 방식이다.

정부가 약가거품을 근본적으로 제거도 하고 거품이 생길 소지까지 없애는 차원에서 최저가제 인하를 강행하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제약계 일각에서도 '오죽했으면 그럴까' 하면서 혀를 찬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미 특정 품목도매 조사자료를 근거로 한 약가인하에서 제약업체들로 부터 법적 소송을 당한데 이어 연패를 거듭했다.

복지부는 본안소송 뿐만이 아니라 약가인하집행정지가처분신청에서도 패소, 인하된 약값을 인상해주기까지 해 승소한 제약사들이 오히려 '괘씸죄'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초조해 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는 마당이다.

최저가제 약가인하와 품목도매를 통한 약가인하는 두가지 모두 특정품목을 기준으로 다른 유사품목까지 '뭇매'를 가하는 성격에서 상호 유사하다.

정부는 품목도매 조사에서 민간 제약업체들의 법적대응에 계속 패배해 왔음을 주시하고 최저가제 실구입가제도 같은 눈 높이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이번 최저가제 인하를 강력히 밑어붙이면 제약업체들이 무더기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승자도 제약사들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적시하고자 함이다.

우리는 정부가 청문기간 동안 제약업체들의 입장을 최대한 수렴하지 않는다면 제2의 소송사태가 벌어질 수 있음을 예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없이 불똥을 맞아 회사가 흔들릴 정도로 치명적인 손해를 입는다면 가만히 당할 업체가 있겠는가를 자문해 보라는 이야기다.

3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열린 행정으로 억울한 업체가 있는지 없는지를 깊이 헤아리는 청문이 요구된다.

약가인하 근거자료가 명확하고 의약품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명백한 방증자료가 있다면 가차없이 약가인하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억울한 사례가 나오는 것은 금물이다.

정상유통을 했는데도 약가인하를 당한다면 군대나 학교에서는 통할 수 있는 방식도 기업들에게는 먹혀들지 않는다.

오랜기간 동안 가중평균값을 적용해 약가인하를 해도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제약사들이 적잖이 있어왔다.

하물며 말썽을 부린 불량업체를 기준으로 모범업체까지 모두 두들기는 식의 최저가제가 된다면 제약사들이라고 또다시 실력행사를 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미 몇몇 제약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이들 업체들은 정부가 제약사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을 경우 무더기로 법적대응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또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대법원 등 각계 요로에 최저가제 인하의 부당성을 알리는 대응전략도 다양하게 구사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약가거품을 뿌리뽑기 위해 일벌백계와 같이 제약사를 '편하게' 두들겨 잡는 방식을 취해서는 안된다. 약가거품이 발생한 이유를 세세히 살펴 이를 사전에 걷어내는 작업이 분명히 우선이다.

이를위해 제약사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왕이 저잣거리를 미행해 여론을 살피 듯 제약업체들의 밑바닥 정서를 정확히 파악하는 진실된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과거와 같이 청문과정을 하나의 통과의례로만 여기고 합리적이지 못한 약가인하를 단 한개품목이라도 단행한다면 정부는 또 한차례 부끄러운 행정의 모습을 보이고야 만다.

정부와 제약업체간에 불미스러운 사태가 재발된다면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칼을 쥔 쪽에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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