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7-09 14:27:50 기준
  • 신약
  • 해열제
  • 테라젠
  • 황병우
  • 전환청구권
  • 위고비
  • [기자의 눈]
  • 창고형
  • 지출보고서
  • 대원
휴베이스(0702)
번역
  •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中文

약사 도둑놈 만드는 약값조사

  • 데일리팜
  • 2003-06-29 21:49:31
  • 요약

약국별로 동일한 의약품의 약값이 최고 3배이상 가격차이가 난다는 최근 서울시의 발표는 중앙정부의 약가정책과 모순된 지방행정의 한 단면이다.

보건복지부가 과거의 표준소매가 제도를 폐지하고 오픈프라이스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약국간의 약값차이를 인정하겠다는 의도였다.

우리는 일반의약품의 오픈프라이스제 시행당시 지방자치단체가 정기적으로 가격을 조사해 지역일간지 또는 반상회보 등에 조사결과를 배포하겠다고 할 때도 모순된 행정이라고 지적했었다.

지자체가 약국간 약값차이를 조사·발표하고자 한 배경은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의약품을 구입·복용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의약품은 다른 공산품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의식이 전혀 딴판이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약값이 차이가 나는 것 자체를 약사의 도덕성과 연결시켜 매우 부정적 시간으로 판단한다.

지자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의식한 탓에 구체적인 약국명을 발표하지 못하고 약값차이만을 발표해 왔다.

이는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소비자들에게 약값정보의 혜택을 주지 못하면서 약사들만 도덕적 질타의 대상으로 부상시키는 문제를 촉발시켰다.

소비자들은 대개 약을 비싸에 파는 약국에 대해서는 '다음에 안가면 되지' 라는 일반적인 생각이 아니라 '약사가 저럴 수 있느냐'는 등의 윤리적 판단을 더 우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약값차이를 정부가 인정해준 것임에도 소비자들의 인식은 이처럼 전혀 다르다.

약사가 저질약을 판매하는 문제라면 당연히 윤리적 비판의 대상이지만 약값만을 놓고 볼 때는 현행 제도상 비싸게 받아도 도덕적 비판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소비자에게 처방전 없이 자유롭게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은 우선 제약사나 도매상들이 약국에 주는 가격부터 천차만별이다.

약국이 이들 의약품에 임의로 약값을 붙여 판매하는 오픈프라이스제 하에서 약값이 일률적으로 유사해야 한다면 오히려 정부의 제도시행 취지와 맞지 않는다.

약사는 구입가(사입가)가 이상으로만 팔면 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다. 그 구입가는 지역, 거래규모, 수금조건, 약국의 크기나 위치, 영업사원의 행태 등에 따라 정말 다양하게 형성되게 마련이다.

결국 약을 비싸게 팔고 싸게 팔고 하는 문제는 개별 약국의 경영전략에 의해 움직여지고 그에따른 책임도 전적으로 해당약국이 진다.

약사가 과도한 마진을 챙기면 환자들이 먼저 발길을 끊는다. 약국이 지나친 마진을 챙긴다고 해도 해당약국이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도덕적 질타의 대상으로 비판할 게재가 못된다.

거꾸로 약을 싸게 파는 약국들은 우선 구입가격에서 부터 혜택을 보기 때문에 당연한 경영전략의 하나다.

유효기간이 임박한 약들의 경우는 소형약국이라고 해도 얼른 처분하고픈 심정에 마진을 조금 남기더라도 싸게 판매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실제 그렇다.

모든 상거래 행위는 이처럼 개별 거래마다 수많은 변수에 의해 어느정도의 마진율이 결정되고 덤이 얹어질 수 있는 것임을 정부 스스로 인정했다. 그것이 바로 오픈프라이스제도이다.

약국의 판매약값을 조사하는 것이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안되는 약값차이를 굳이 발표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이다.

우리는 이번 서울시의 약가조사에 의문이 가는 대목 한가지를 더 언급해야 하겠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품목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다른 약국들이 도매상으로 부터 구입한 가격 이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조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약국들은 싸게 파는 약국에서 약을 구입한 후 도매상들에게 약을 되파는 '역도매'를 해도 장사가 된다는 이야기다.

소매상에서 약을 구입해 도매상에 마진을 남기고 팔 수 있는 유통구조가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간다. 만약 가능하다면 이 또한 시장경제의 한 흐름이니 불법이 아닌 이상 막을 도리가 없다.

가령 A약국이 100원, B약국이 30원에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 A약국의 도매상 구입가격이 70원이라고 보면 A약국은 B약국에서 약을 30원에 구입해 70원에 납품하는 도매상들에게 20원 정도 남기고 50원에 역도매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자체는 이제 의약품 유통구조가 천태만상인 것을 시장의 한 흐름으로 인정하고 구입가 이하의 불법 판매를 적발하는데만 행정력을 쏟으면 그만이다.

약국의 약값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것은 이른바 '오버행정'이면서 행정력의 남용이고 낭비다.

시장경제에 맞겨 놓고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이를 통제하려 한다면 의약품 유통구조는 더더욱 뒤틀린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약국e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