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수 증가는 '빛좋은 개살구'
- 데일리팜
- 2003-06-18 23: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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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이 지난 5월말 현재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0곳이나 늘어났다는 심사평가원의 발표는 귀를 의심하게 하는 놀라운 뉴스다.
이 기간중 의원도 1,109곳이나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연간 도산율이 9.5%인 병원급 의료기관 조차 오히려 99곳이나 증가했다고 하니 또 한번 귀를 의심케 한다.
이번 통계는 IMF 이후 최대 불황국면에 빠져들었다는 요양기관들의 경기가 아무래도 사실과 다르지 않나 하는 의심을 들게 하는 일이다.
불황이 영향을 미치게 되면 관련업종의 업소수는 그만큼 줄어들어야 순리적으로 맞다.
아니 단순 숫자로만 보면 의료기관과 약국이 내막적으로 호황을 지속했음에도 '엄살'을 부렸다고 밖에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불경기속에서도 요양기관들이 크게 증가한 이색적인 현상은 의약분업 특수를 & 51922;으려는 의·약사들의 행보를 찬찬히 관찰해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빠른 의·약사들은 의약분업 이후 이미 톡톡히 재미를 봤다. 약사의 경우는 의료기관 인근에 문전약국만 차리면 일단 한 몫 건졌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약국수가 적잖이 증가한 것을 보면서 소위 '문전약국 막차'를 탄 약사들이 많음을 본다.
의약분업 시행초기 병원과 의원으로 재빠르게 이동한 약국들이 너나없이 재미를 본 분위기에 자괴감을 느끼고 뒤늦게 의료기관 옆으로 이동한 약사들이 꽤 많다는 방증은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최소한 의료기관만 있으면 된다'는 일종의 막가파식 입점과 개점을 하다보니 약국간의 과당 출혈경쟁이 지금 한계수위를 넘었다.
클리닉 빌딩내의 권리금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요즈음에는 조그마한 동네의원 한곳이 입점한다는 단순 '소문'만으로도 인근 건물의 빈 약국자리 권리금이 3천~5천만원까지 붙는 실정이다.
기존에 약국이 있었던 자리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속된말로 권리금이 장난이 아닌데도 뒤늦게 막차를 잡으려는 약사들은 임대계약서를 들고 줄을 선다는 소식이다.
3~4곳의 의원이 들어있는 건물의 경우는 더욱 가관이다. 1곳의 약국이 소화해야 수지가 맞는데도 불구하고 브로커들의 농간과 장난에 넘어간 약사들이 건물내에 무차별 입점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한개의 빌딩내에 3~5개의 약국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가 적잖이 확인되고 있다.
이들 약국들은 의원에서 나오는 처방전을 나눠갖기 때문에 목만 좋고 실속은 없는 이른바 '빛좋은 개살구' 처지에 빠졌다.
이러한 문제가 최근 표면화되고 있는 것은 약사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겉으로는 의원과 약국 등의 입지분석 전문가를 표방하면서 실상은 부동산 브로커에 불과한 사람들이 지금 의약계에서 맹 활약중이다.
이들 브로커들은 병원에 잘 근무하는 우수한 의사들을 꾀어내 의원자리를 잡아 개원해 주고 약국쪽에서 실익을 거둬내는 수법까지 쓴다.
브로커들의 말을 고지곧대로 믿고 개원한 의사들이나 약사들중에는 한순간에 많은 돈을 날리고 폐업을 한 사례가 이쪽저쪽에서 확인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물론 개원이나 개국을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입지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입지가 매출이나 수익을 좌우하는 단초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의·약사들은 입지를 상세히 봐야 하겠지만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전국적으로 명당이라고 하는 기존 자리는 분업 시행후 1년여만에 바닥을 드러냈고 약국자리는 더더욱 그렇다.
분업 2년차부터 약국입지가 좋다는 곳은 클리닉 빌딩이 새로 들어서거나 의원들이 대거 입주하는 등 새롭게 조성된 곳이라는 점에서 그 숫자가 많지 않다.
좋은 자리가 동이 났고 그 한계가 분명한데도 개국을 하려는 약사들이 많으니 당연히 나쁜 자리가 좋은 자리로 둔갑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벌집약국 건물'이다.
개국을 준비하고 있는 약사들은 의원 인근에만 가면 수익이 된다는 막연한 욕심을 가차없이 버려야 한다.
문전약국 막차대열에 합류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입지분석을 할 줄 알아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자생력을 어렵지만 차근차근 키워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 길이 약사들간에 심한 상처를 주고 받는 사태를 막고 성공약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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