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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에 빠진 외자제약사 경영진

  • 데일리팜
  • 2003-06-12 00:17:19
  • 요약

'의약분업 특수'를 톡톡히 누려온 외자제약사들이 최근들어 '착각 경영'에 빠져들고 있다는 여론이 분분한 것은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분업 이후 매출이 급상승해 온 외자제약사 최고 경영자들이 스스로 경영능력을 탁월하게 발휘해 왔기 때문이라고 자평하고 있다면 사태를 오판하는 위험한 자기진단이라고 본다.

최근 몇년간 외자사들이 매출도 급상승하고 수익도 전례없이 많이 올린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외자제약사 본사가 국내 최고경영자들의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성과를 거뒀다고 보는 것도 있는 듯 하다. 이는 외자사 몇몇 경영자들이 잇따라 본사차원의 영전을 거듭한데서 나타난다.

우리는 의약분업 이후 국내 제약 마켓쉐어를 크게 넓혀 온 외자제약사 경영자들의 능력을 한치라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회사가 성장하는 요인을 1차원적인 사고방식으로 경영자의 탁월한 능력이라고 자신도 모르게 우월의식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외자사들의 성장세는 '스톱'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외자사들의 급격한 성장은 경영자의 자질이 일정부분 몫을 차지한 것이 사실이겠지만 '의약분업'과 '오리지널 의약품'이라는 중요한 환경적 변수가 솔직히 더 컷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만에 빠진다면 외자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시장을 확대라는데 큰 장벽에 부닥칠 것이 뻔하다.

국내실정을 반영하지 않은 채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영을 하고 있는 외자사도 성장가도를 구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언뜻 고차원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노-사문제를 강경일변도로 처리하고 있는 몇몇 외자사들의 무리수가 오히려 잘하는 경영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일부 외자제약사 근로자들의 불만은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다. 최근 격렬한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 미행사건의 경우도 그 전모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외자제약사 전체에 큰 치명상을 줄 사건이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 경영진들은 외자사들의 높은 성장세를 지켜보면서 노조의 동향을 가장 관심있게 지켜봐 왔다.

국내 제약사들이 노조문제와 관련해서는 가급적 온건책과 회유책을 사용하는 반면 노-사문제가 촉발된 외자사들은 대부분 강경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강경책을 사용하는 외자사들은 이제 한국시장에서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자 한다면 노조를 보다듬고 어루만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외자사 내부에서 조차 "직원들에 대한 강경책을 써도 매출이 급성장하는 덕에 CEO가 탁월한 경영을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꼬집는 이야기들이 적잖이 회자된다.

의·약사들 여론도 노조에 대한 강경책을 보면서 자사 내지 본국 이기주의라며 강력히 비판하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는 추세다. 일부 의·약사들은 거침없이 외자사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을 낸다.

개원가와 개국가에서는 외자제약사들의 강경행보에 대해 "많이 컷다. 더 이상 안되겠다"며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기를 토로하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띤다.

외자제약사들이 이러한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제약시장에 진출해 약을 많이 팔고 있다면 한국의 기업문화를 면밀히 살펴 노-사문제를 원만히 푸는데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오만으로 비쳐진다.

의·약사들은 그렇치 않아도 외자사들의 급격한 성장가도에 이제는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외자사 경영진들은 이제라도 '의약분업'과 '오리지널'이라는 환경이 매출을 견인한 원동력이 돼 왔다는 것을 냉정히 인정하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환경이 좋다면 잘못된 경영을 하고도 회사가 잘될 수도 있다는 채찍질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경영자적 자질을 의심받는다.

우수한 경영자는 대개 잘 되는 순간에 더 많은 땀을 흘리려고 할 뿐만 아니라 최고를 지향할 때는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경계할 줄 알면서 주위환경까지 정확히 분석할 줄 아는 혜안을 가졌다.

소위 잘 나간다고 하는 외자사 경영자들은 경영자로써 가져야 할 최소한의 기본기를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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