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온상 취급받는 의료기관
- 데일리팜
- 2003-06-08 23: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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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방지위원회가 요양급여 부정청구를 막기위한 일환으로 의료기관을 타겟으로 한 '공익신고포상금제'를 법제화 할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2월 공청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는 부패방지위원회가 어떤 내용으로 세부적인 법조항을 만들어 낼지 자못 궁금해지지만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발상이기에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
이미 발표된 초안에는 '내부공익신고제'와 '일반공익신고제' 등 두가지 제도가 동시에 담겼다.
내부공익신고제는 의사·간호사·사무원 등 의료기관 내부에 종사하는 사람이 부정청구를 제보하는 내용이라는데 이목이 쏠린다.
일반국민(수진환자)과 의료기관들이 다른 의료기관의 부정청구 사례를 제보할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일반공익신고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지만 사실 내부공익신고에 더 관심이 간다.
시행방안에는 포상금의 최고한도와 관련해 '공익신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포상금이 가능한 많아야 하고 최고한도가 2억원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곁들여졌다.
거액의 포상금이 걸려 있으니 부정청구를 실무적으로 하고 있거나 지근거리에서 이를 보고 있는 의료기관 내부근부자들이 최우선적으로 포상금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데 우려를 보낸다.
마음만 먹으면 집 한채 건질 만한 거액의 포상금이니 의료기관 내부근무자들의 '견물생심'을 유혹한다고 하겠다.
내부근무자들의 감시망을 가동하는 법령이 발효되면 의료기관 운영자는 자칫 내부인사에 의해 민·형사상 범죄자로 고발받을 상황에 처한다. 상상 이상으로 거액의 포상금을 걸어놨으니 하는 말이다.
물론 건강보험, 의료급여,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등 4대 요양급여중 건강보험 부문의 부정청구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하는 정부의 취지는 안다.
우리는 부정청구가 있으면 당연히 급여비가 환수되거나 조정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지만 요양기관들의 분열을 가져올 공익신고포상금제의 법제화만은 반대한다.
요양급여 부정청구는 특유의 전문성 때문에 간호사나 병원종사자 등 내부자만이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도 인정한 부분이다.
부정청구를 솎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인들에 의한 획일적 감시망을 가동하는 발상은 국내 의료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험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
시행방안중에는 '공익신고에 따른 강제퇴직 등 신분상 불이익을 감안, 충분한 유인체계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 한도를 퇴직금 수준으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으니 놀랍다.
부정청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취지이겠지만 내부고발인에게 너무 비인간적인 '물질적 미끼'를 아이디어라고 내놓았다.
부족한 조사인력을 보완하고 부정청구 근절을 위한 방안이라고 하지만 의료기관 내부에 극심한 불신풍조와 분열현상이 초래되는데 따른 역기능은 과연 생각해 봤는지 의문이다.
지난해 전체 요양기관 6만3천여곳중 불과 813곳만이 조사될 수 밖에 없었고 조정실적도 1.36%(18조원 중 2,460억원)에 불과할 수 밖에 없었던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
고의성 부정청구가 심사기준에만 맞으면 적발하기 어려운 실정도 익히 알고 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한 울타리안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과도한 물질적 욕망을 던져주고 법적인 고발을 하게 하는 비인간적이고 서슬퍼런 감시기능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감시기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분열과 불신을 촉발할 정도로 지나치거나 과도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도로 저하된다.
공익신고제도의 법제화는 자칫 대한민국 의료질서를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역기능도 촉발될 수 있음을 깊히 성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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