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취급받는 서러운 의·약사
- 데일리팜
- 2003-06-01 11: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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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대상으로 한 단속이나 조사가 꽤 강도가 높은지 의사나 약사들의 반발 수위가 매우 거세다.
자작극 판명이 나기는 했지만 모 의사의 유서파문은 정부의 '단속기법' 부분에서 과도한 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웅변한다고 봐야 한다.
경기도가 최근 시민·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약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과정에서도 약사를 범죄자인 냥 조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또다시 귀를 의심해야 할 상황이다.
의사 유서파문과 같이 혹시 잘못된 사실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이번만은 진짜인 모양이다.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아야 할 우리사회의 최고 엘리트 계층이자 지도급 인사들이 언제부터 범죄자라는 말을 뒤집어 쓰는 분위기로 전락됐는지 안타깝다.
조사단이 약국을 상대로 조사한 어투를 보면 매우 추상적이고 강압적이다.
'하루 처방전이 50건 밖에 안되는데 왜 관리 약사를 쓰느냐'고 따져 물은 것은 증거도 없이 자백을 강요한 것에 다름 아니다.
아울러 '개국한지 18년이 됐으면 유효기관이 넘는 약이 많을 것이다'라고 추궁한 것 역시 추정적인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윽박지른 것과 다르지 않다.
질문 내용들을 보면 검찰이나 경찰이 범죄자를 조사실로 소환해 추궁하는 것으로 들린다.
해당약국은 경미한 사례만 적발된 것으로 결론이 났으니 질문을 받을 당시 그 약사는 얼마나 억울하고 심장이 떨렸을지 짐작이 간다.
경기도는 조사요원들이 정말 약사를 범죄자 취급하면서 자백을 강요하는 듯한 질문을 했는지 정확한 진상조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조사단의 잘못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약사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다.경기도는 조사단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면 명확하게 모든 전후사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본다.
경기도는 진상조사후 시정조치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
시정조치는 단순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불과할 뿐 이번과 같은 일의 재발을 막는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한 시정조치라는 말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애매모호한 단어다.
시정조치라는 면피용 발언 보다는 구체적인 처분내용을 분명히 약속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도 내놔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조사요원들에 대한 철저한 사전교육이 중요하다. 의사, 약사들을 짐작만 갖고 함부로 하는 어투나 행동들을 하지 않도록 조사방법에 대한 철두철미한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사 항목별로 매뉴얼을 만들어 불필요한 언행이 나오지 않도록 훈련시키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은 일은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많다.
조사요원들을 선발하고 운영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제3자라는 이유만으로 공평무사하게 조사한다고 단정짖는 것은 무리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오히려 의약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들은 이야기만을 갖고 편견과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당지역 주민들을 조사단에 참여시키는 방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주민들을 자발적으로 참여시켜 철저한 교육을 시킨 후 현장에 투입시킨다면 선입견 없는 객관적 조사에 더욱 철저를 기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 하나의 대안은 항목별 조사내역과 질문 매뉴얼을 만들어 사전에 널리 공포, 위반이나 위법사항을 의·약사들이 사전에 충분히 숙지토록 한다면 위반·위법행위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는 과속 단속을 하는 카메라 수백미터 앞에 단속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표지말을 붙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제가 터진 후 조사를 통해 봉합하는 것 보다 의·약사들이 위반·위법사항, 조사방법, 질문사항 등을 정확히 숙지토록 해 사전에 조심하지 않으면 큰 일나겠다는 의식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러한 방법은 단속을 피해나가는 요령도 만들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위반·위법 횟수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분명한 증거도 없이 범죄자 취급받는 의·약사들이 나오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단속이나 조사에 앞서 해야 할 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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