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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조제내역 갈등 위험하다

  • 데일리팜
  • 2003-05-25 23:40:07
  • 요약

의사처방전 2매 발행과 관련해 의·약사간의 자존심 대결이 한계수위를 넘고 있어 착잡하기 그지없다.

의협이 회원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처방전 2매발행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약사들의 조제내역서 작성 의무화를 요구한 것이 의·약사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의료계가 단순히 약사들에게 '딴지걸기'를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이지 않지만 약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폭발하게 한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의협이 복지부측에 수가인상을 요구하기 위한 고단수 '빅딜카드'를 내놓기 위해 약사들을 전투에 끌어들인 것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우리는 의료계가 어떤 목적을 갖고 조제내역서 문제를 제기했는지 모르겠지만 의·약사간의 치부싸움이 벌어지는 단초를 제공한 것은 자충수를 둔 것이기에 한마디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약사들을 몰아세우기 위한 것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해도 의약계 내부의 좋을 것 없는 '속살'들이 외부로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것은 의·약사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약사들은 지금 의사들의 진료기록부도 함께 공개돼야 한다고 맞받아치고 있는 중이다.

의사 권위의 상징이면서 의권(醫權)의 주춧돌이라고 할 만한 진료기록부를 공개하라는 것은 사실 좀 과도한 주장이다.

진료기록부를 환자들에게 공개하고 교부까지 의무화 한다면 의사들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의료분쟁 발생시 의사들이 결정적 코너에 몰릴 수 있게 하는 정면 공격에 다름아니다. 의사들도 약사들에게 일반약 판매내역서를 공개하라며 역공을 가한 것 또한 개인이든 기업이든 사업비밀을 만천하에 공개하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양자 모두 밑바닥에 숨겨진 치부나 약점까지 속된말로 '까발리자'는 주장을 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의협이나 약사회가 이번 이슈와 관련해 궁극적인 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는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일선 의·약사들이 맹목적인 반목으로 서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사들은 약사 조제내역서 의무화가 처방전 2매발행과는 별개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며 한층 더 공격수위를 높혔다.

약사들은 이에 질세라 처방전 2매발행이 법상 의무화 돼 있는 문제를 약사 조제내역서와 연결지으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처방전 2매발행과 조제내역서 발행이 서로를 물고 늘어지는 이른바 '건수'가 됐으니 조만간 의·약사들은 스스로 자랑스럽지 못한 문제들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의·약사들은 이제 냉정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끓어 오르는 감정을 삭이고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자신들의 입장을 합리화 하고자 한다면 해결방법은 없다. 처방전과 조제내역서를 작성하는데 있어서 환자들에게 당당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맞다.

의·약사들이 환자들에게 당당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국민여론이 있음을 애써 외면하려고 하면 안된다.

처방전이나 조제내역서가 환자 손에 쥐어지는 것이 혹시 두렵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행정적 낭비나 불필요한 업무가 가중되는 것이 아니라면 환자들에게 당당할 수 있는 처방전2매 발행 의무화는 당연하다고 본다.

2매발행이 환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다시한번 깊이 헤아릴 필요가 있다.

약사 조제내역서의 경우는 굳이 의무화하고자 한다면 대체조제시 의사들에게 사전·사후 보고하는 의무조항이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싸움이 소모전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의 직역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환자들로부터는 더 높은 신뢰를 쌓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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