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아과 의사의 고백
- 김태형
- 2003-05-06 01: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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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감기를 오래 앓으면 기관지염되고 축농증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 공부해보니 무식한 소아과 의사였던 거죠."
최근 열린 '외래에서 진료한 급성호흡기 감염증(감기) 심사원칙'에 대한 설명회에서 소아과 전문의이면서 심평원 기획위원인 이규덕 위원은 감기환자에게 항생제를 잘못 처방한 사실을 이렇게 고백했다.
감기를 오래 앓으면 세기관지염이나 기관지염으로 진행되는데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지 세균 감염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감기 환자 10명중 9명정도는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약사회가 약국에서 조제한 처방전 445만건을 분석한 결과, 1세대 항생제인 페니실린 처방은 13.3%인 반면 2세대 세파계는 51.9%로 강한 약을 선호했다.
심지어 관절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퀴놀론계 항생제도 소아에게 2% 넘게 처방됐다.
페니실린 내성율 81.2%라는 국내 항생제 사용 현실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주사를 선호하는 국민들의 의료관행과 심한 환경오염 등 국내 의료현실을 이유로 외국의 항생제 처방율과 비교하는 것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면 타당한 면이있지만 100% 수용하기 힘든 주장이다. 의약분업때 '국민건강을 위한 진료권 사수를 외치던 의사'와 '감기환자에 65%이상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 사이엔 환자에 대한 상반된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의료관행 때문에"라는 말속에서는 환자 건강을 생각하는 의사의 권위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느 소아과 의사의 고백은 의료계 활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계가 앞으로 항생제 덜쓰기 운동에 적극 나설때 만이 의사의 진료권이 크게 보장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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