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또 소모적 싸움판
- 데일리팜
- 2003-04-17 12: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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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직제에 한의약청을 설립하고 국립대학교에 한의대를 신설하는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게 놀랍게 와 닿지 않는다.
한의학 내지 한약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었다면 정부조직이 하나 늘어나고 대학에 단과대학 하나가 신설되는 것은 왠만하면 큰 소용돌이 없이 추진된 일이었다.
우리는 한의계의 강력한 독립화 움직임이 의약계에 새로운 분쟁의 소용돌이가 되고 있음을 보면서 이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 국회의원들과 정부가 좀 더 넓고 긴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한의약청을 의원입법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국회의원들의 생각에는 한의약 육성이라는 좋은 취지가 있다고 들었다.
정부가 국립대에 한의대를 신설하고자 하는 방안도 역시 세계적 조류인 한의약을 육성하고자 하는 대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정부가 생각하는 명분들이 실제 국민들에게는 대의명분으로 파고들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동양의약의 종주국인 중국이나 일본과 더불어 한의약의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한의약의 세계화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보면 솔직히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중시하는 서양에서는 최근들어 우리나라 보다 더욱더 발전된 대체의약의 면면을 여러가지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한의약이 과거 '보약'의 테두리 안에서 안주하고 있을 때 서양에서는 우리보다 발빠르게 동약의약을 '치료의약'의 개념으로 높여 그 성가를 올렸다.
한의계는 이에대해 정부가 한의약을 육성하지 않고 탄압하기 때문이라는 수사만을 들이댈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한의약에 대한 신뢰성을 정확하게 수렴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한의계가 주장하고 있는 독립 한의약법 제정이나 한의약청 설립 등에 대해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초석 다지기용이라고 곧이 고대로 믿어주는 국민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적잖은 국민들이 오히려 한의계의 밥그릇 지키기용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한방을 배척하고자 하는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한의계가 자기 울타리를 너무 심하기 쳐 한방이 치료의약으로 더디게 발전하는 것을 더 원치 않는다.
울타리를 치기 보다는 양의 내지는 양약쪽과 허심탄회한 학문적 교류를 갖고 한의약의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한의약의 세계화를 보다 빨리 이루는 지름길이다.
양방과 한방을 구분해 벽을 쌓는 것은 한의약을 스스로 퇴보시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양의나 양약 등 양방의 입장에서도 한의나 한약을 비과학적이라거나 애매모호한 철학이라는 등의 무조건적인 비하 내지 비판을 삼가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한의계가 우려하고 걱정하는 양·한방 의료일원화는 절대 한방이 양방에 종속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숙고해야 한다.
한의계가 양방 의사들이나 약사들이 한의약을 우습게 본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는 현재의 양·한방 의료일원화 또는 의료이원화 논란은 양의 내지 한의계 양쪽에 모두 이롭지 않다.
우리는 양의사, 한의사, 양약사, 한약사 등으로 구분하는 말 조차 절대 달갑지 않다.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존엄한 직종의 사람들이 치료의 방법을 놓고 갈등을 일으킨다면 절대 잘못된 일이다.
환자입장에서는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고 위급한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치료방법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양·한방 모두 깊이 반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독립 한의약청을 설립하기 보다는 보건복지부 내에 한방정책관실의 업무를 확대해 한의학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의 산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 현실성도 있고 효율적이다.
국립대 내에 한의대를 신설하는 방안도 한의약을 육성시킨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약대내 한약학과처럼 의과대학 내에 한의학과 설립방안을 협의할 수 있다고 본다.
서로의 학문세계를 인정하고 환자치료의 질 향상이라는 일념을 양측 모두 갖고 있다면 협의를 통해 기존 양의약이나 한의약을 뛰어넘는 제3의약이 한국에서 활짝 만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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