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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은 약사 몰살을 바라나

  • 데일리팜
  • 2003-03-30 21:53:51
  • 요약

최근 의사협회 신임 김재정회장이 주간동아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던진 말들이 약사들의 마음을 짓이기다 못해 분노로 들끓게 하고 있다.

인터뷰 내용을 접한 약사들은 황당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의협회장을 원색적인 욕설로 비난하면서 울분을 토해냈다.

새 의협회장이 약사가 가진 직업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약제사'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약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현행 법률과 정부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는 충격적 발언이다.

특히 "약사들에게는 약을 판매한 마진만으로 먹고살게 해야 한다"는 발언은 약사를 고작 '장사꾼'으로 밖에 보지 않겠다는 속내 그 자체다.

약사들에게 지급되는 각종 보험급여비를 인정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라는 점에서 약국을 보통 소매상인 슈퍼나 구멍가게로 보고 약사를 구멍가게 주인정도의 반열에 놓은 것과 다르지 않다.

약사들에게 복약지도료 등의 급여를 주지 않는다면 약사들은 정말 '장사치'에 불과하다.

의협회장이 이토록 약사들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뜨리는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해야만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종잡기 어렵다.

우리는 약사가 이윤동기를 갖고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두고 약사 본연의 직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역시 이윤동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의사들을 동일하게 욕먹이는 행동이라고 본다.

의사나 약사나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 있는 사람들임에도 자유경제체제하에서는 결코 상업적 이윤동기를 멀리할 수 없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의협회장의 말대로 정부가 약사들에게 보험급여비를 지급하지 않는 제도를 택해 약사를 단순 장사꾼으로 위상 재정립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약사들은 전문직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정부로 부터는 배타적 자격증을 보장받은 전문직능인들이 아닌 만큼 각종 약화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와지게 된다.

약사들은 "약효나 기전을 잘 모른다. 그져 마진이 남았으니 팔았다"는 식의 자유시장경제 논리로 대항한다면 의사들은 처방에 따른 약화사고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큰 부담이 얹어진다.

그렇치 않아도 수많은 의료분쟁이 문제가 되고 있는 판국에 약화사고 부담까지 의료인들에게 숙제가 되는 환경을 진정 원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약사가 단순 소매상으로 전락했을 때 또 한가지 의문시되는 대목은 의사의 경제적 이윤동기가 완전히 소멸하는가의 문제이다.

약사를 약값마진 챙기는 약제사 내지 장사치로 규정짖는다면 상대적으로 의사는 경제적 이윤이나 마진을 취하지 않는 더욱 고고한 존재로 위상이 올라가야지만 주변의 이해와 지지를 얻는다.

이는 제약사나 도매상들이 의사들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료인들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경제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제약사나 도매상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 의사들의 경제적 이윤동기를 근본부터 막지 않으면 약사를 장사꾼으로 추락시킨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또 노마진 제도로 운영중인 보험약의 경우 약사들에 대해서 만큼은 예외적으로 마진을 붙일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경제행위를 하는 모든 주체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또는 약국과 같은 소매상이든 마진이 없는 장사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사꾼에게 마진 없는 장사를 하라고 강요하는 정부가 있다면 그 정부는 속된말로 미친 정부다.

우리는 이처럼 약사가 장사꾼으로 전락했을 때 닥치는 복잡 미묘한 문제들이 산적한 것을 떠나 약사는 국민건강을 위해 필요한 전문직능인들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한다.

의료계는 약사들을 왜 의약분업의 파트너이자 환자치료의 정겨운 동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의문스럽다.

파트너와 동무는 힘을 합치고 협력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외부로부터 위험이 닥쳤을 때 위험을 나누는 힘이 더 크기 때문에 함께하는 마음이라고 이해하면 안되는가.

약사를 혹시 의사들의 길을 방해하고 떡을 나눠가지는 방해꾼 내지는 적으로 간주하고 밀어내고자 한다면 결정적인 판단착오다.

실제로 약사를 그렇게 밀어냈다면 의사들의 경제적 이윤동기는 철저하게 봉쇄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정부의 의약품 뒷거래 척결은 강력한 힘을 받아 휘몰아칠 것이 뻔하다.

뿐만 아니라 약사를 통해 방패막이가 됐던 약화사고의 위험요인을 떠안아 의료인들은 현재 가진 떡 마져 내주는 사태를 맞을 개연성이 있다.

공생의 미덕은 나눠갖는 떡이 독차지 하는 떡 보다 더 크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는 것임을 깊히 헤아리는 혜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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