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적 착각'에 빠진 약사회
- 데일리팜
- 2003-03-23 1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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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가 고질적인 재고의약품 반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사를 대상으로 '당근책'과 '채찍질'을 병행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는 최근 반품에 비협조적인 제약사 명단을 잇따라 공개하고 강도 높은 대응을 해나가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약사회는 이들 제약사들에게 한차례 정도 소명기회를 준 뒤 대응수위를 결정하기로 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해 놓은 상태다.
서울시약의 경우는 이와동시에 반품에 협조적으로 임해 온 제약사 6곳을 선정, 포상을 실시하기로 하자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하는 심정이다'는 말들이 새어 나온다.
우리는 약사회가 제약사들에게 이같은 강공책과 유화책을 병행하는데 대해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는 점을 안다.
약사회가 약국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반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이해단체의 당연한 행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에게 우월적 지위에 있는 약사회가 강경책을 동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약사회가 소위 말을 듣지 않는 제약사들을 '무장해제'하려 하고 고분고분하게 만들려는 행위는 회원약사들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제약사들에게 상을 주는 것도 역시 정 반대의 정책이지만 '회원권익'이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속보이는 행동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이는 당근과 채찍의 긍극적인 지향점이 '회원'이라는 하나의 꼭지점으로 함께 향해 있는데 있다.
이처럼 약사회의 강·온 양면 반품정책은 개국가로부터 환영받을 만한 정책이면서 누구나 납득이 가고 이해가 되는 일이지만 약사회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절대 그냥 넘기지는 못하겠다.
대한약사회가 전국 지부·분회의 여론을 수렴해 반품에 비협조적인 제약사를 선별한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들 9곳의 제약사 명단을 공개할 때 구체적인 비협조 사례를 함께 공개하지 않아 항간에서는 명단과 관련한 모종의 의혹론이 대두되고 있다.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것도 검증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의혹 자체일 수 있지만 애당초 의혹을 받을 만한 오점을 남긴 것 자체가 실수이고 잘못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해당제약사들의 구체적인 비협조 사례를 낱낱이 공개했다면 구구한 소문들이나 억측은 충분히 불식된다.
이와함께 서울시약의 경우는 대한약사회가 발표한 비협조 제약사들의 명단이 그대로 들어있는 만큼 반대로 포상을 받을 제약사들의 포상 세부내역을 함께 공개했어야 옳았다.
개국가의 구체적인 협조, 비협조 사례들이 세세하게 공개되지 않자 제약계에서는 "만만한 회사들이 걸렸다", "로비가 시원치 않은 모양이다", "걸릴만한 회사가 빠졌다", "평소 잘 보이면 상 타는 것 아니냐"는 등의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구구하게 떠돈다.
세부적인 협조, 비협조 내용들이 함께 공개됐다면 다른 모든 제약사들에게 보다 협조적인 반품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폭제도 됐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우리가 또 하나 지적을 하고 싶은 것은 제약사들의 여론을 수렴해 이른바 '억지반품'을 하는 약국과 그 실례도 아울러 공개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약국중에는 자신의 부주의나 실수로 재고가 된 약도 속칭 도매끔으로 반품하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 곳이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약사들이 반품을 꺼리는 핵심 이유중의 하나는 이처럼 얼토당토한 반품까지 받아야 하는 고충이 내재된데 있다.
개국가의 반품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비양심적인 약사명단을 공개한다면 제약사들의 반품 협조분위기는 한층 고조될 것이라고 본다.
약사회가 당근과 채찍으로 제약사들을 얼르고 달래는 것은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간다고 하지만 그 지위를 남용하는 형태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실효성도 떨어진다.
약사회가 진정한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고자 한다면 제약사들의 의견도 수렴해 약국가의 잘잘못도 엄정히 가려 과감히 도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양심없는 약사들로 인해 제약사들 사이에 만연돼 있는 '반품공포'를 없애는 일은 결코 응징이나 포상 등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제약사들이 두려워하는 반품공포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유해 준다면 약국가의 고질적인 반품문제는 보다 자연스럽게 해결될 길이 열린다.
앞으로는 약사회가 제약사를 대상으로 채찍질을 하는 이유와 내용이 정확하게 같이 공개되기를 바라면서 단순한 포상을 제약사들이 좋아하는 당근이라고 생각하는 '우월적 착각'도 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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