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협회장 투쟁론의 자충수
- 데일리팜
- 2003-03-16 19: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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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신임 김재정 회장이 의약분업과 관련해 폐업 등 극한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공약하고 나선 것은 예의 주목되는 일이다.
김 회장은 현 노무현 정부의 개혁적 의료정책에 대해 대화가 안될 경우 의약분업 시행 원년이었던 지난 2000년 보다 더 큰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리는 의협이 '의권'을 수호하고 직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자체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현 정부의 개혁적 의료정책이 의권을 말살하기 위한 획책이라고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의협이 어떤 명분으로 폐업투쟁을 전개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2000년과 같은 폐업투쟁이 재현된다면 의협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는 점이다.
의협이 투쟁에 앞서 명심해야 할 것은 현 노무현 정부가 내거는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노 정부의 파격적 조각이나 정책들은 이미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검찰개혁을 행동으로 보여 줬듯이 의료개혁도 곧 행동으로 보일 것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의지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의협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주의적 집단행동을 보이는 순간이 노 정부의 의료개혁에 시발점을 던져 주는 결정적 계기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더 이상 애써 충고하지 않겠다.
의약계의 가장 큰 이슈인 '성분명 처방'을 현 정부가 법제화하려고 한다면 폐업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공약한 김재정 회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다.
노 정부가 성분명 처방 법제화를 강행하고 의협이 폐업투쟁을 벌인다면 과연 누가 승자가 될까를 예측해 보자.
우리는 누가 승자가 될 것임을 예측하기 위해 어느쪽이 국민의 지지를 더 많이 받고 있는가를 엄정하고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더욱이 김 회장 공약사항중에는 정부, 국민, 의료계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의약분업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분업을 객관적으로 다시 평가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국민의 지지도가 성분명 처방의 법제화 추진시 가장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임을 뜻한다.
노무현 정부와 의협이 성분명 처방 법제화와 관련해 극한 대결을 벌일 경우 정부는 많은 난관에 부닥치겠지만 의협은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정부와 의협이 모두 상처를 받지만 궁극적인 패자는 의료계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서 던지는 말이다.
지금 의약계 곳곳에서는 검찰개혁이 완료되고 정부조직이 안정화되면 새로 출범한 의협을 타깃으로 한 의료개혁의 신호탄이 쏘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분분하다.
새 정부는 성분명 처방 법제화를 의료개혁의 한 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료계가 성분명 처방 법제화에 강력 반발할 경우 현 정부의 의료개혁 신호탄에 강력한 명분이 얹어짐을 새김질 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의사든 약사든 어느 한 쪽의 이익을 판단하지 않고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유통비리 척결을 위해 성분명 처방이 시행돼야 한다는데 앵글을 맞춰 왔다.
김대중 전 정부에서도 의약분업 시행과 더불어 수차례 시도한 의약품 유통비리 척결은 물류조합과 의약품유통정보센터의 실패에서 보듯 현 정부에 큰 과제로 넘겨졌다.
의약품 유통비리가 의약분업 시행 전 보다 더 극심해졌다는 의약계 내부 여론이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의료계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의료개혁의 전방위 사정칼날이 번뜩일 수 있다는 사실을 최소한 무시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분명 처방 법제화가 그 첫 발화점이 될 것인 만큼 새 의협 집행부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에대한 대응책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
성분명 처방이 의사든 약사든 어느 한쪽을 위한 정책이 아니고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명분이 얹어진다면 그것은 추진돼야 옳다.
김재정 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 집행부는 성분명 처방 법제화에 무조건적인 강경투쟁이 아니라 협상의 여지를 남기는 지혜로운 행동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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