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살인마 가짜약 제조·유통
- 데일리팜
- 2003-02-24 00: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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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최다 처방이 나오고 있는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 가짜약물이 전국에 무차별적으로 유통된 사건은 너무도 놀라운 일이기에 차마 말문이 막힌다.
이번 사건은 '소리없는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는 전국 7백여만명에 달하는 고혈압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한 엽기적인 살인마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년 365일 매일 고혈압약이 없으면 혈압을 유지하지 못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환자들에게는 무차별 기관총을 난사한 것과 같은 초유의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의약단체에 보낸 공문에서 밝힌 것 처럼 노바스크정 5mg(베실산암로디핀)을 위조한 가짜제품이 바로 '함량 미달'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약이 함량미달이면 바로 '사망'과 직결된다.
특히 노바스크정이 1일 1회 복용하는 약물임을 감안한다면 함량미달의 가짜를 복용한 환자들은 모두 급격한 혈압상승에 따른 생명의 위협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매일 고혈압약에 의존하고 있는 환자들이 우리 모두의 부모라고 할 수 있는 노년기층이 대부분임을 생각하면 이번 사건은 몸서리 쳐질 만큼 더욱 끔찍하다.
하루하루 생명의 위협속에 그늘져 있는 노년층 환자들에게 극도의 공포와 불안감을 안겨준 용서받을 수 없는 패륜아에 다름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시중 약국에 깔린 노바스크 가짜 약이 무려 200만명 이상의 고혈압 환자가 1회에 복용할 수 있는 4,700여 통에 이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약자중의 약자라고 할 수 있는 만성 고혈압 환자들까지 겨냥한 무서운 마수가 뻗쳤다는 말인가.
검찰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짜약을 유통시킨 공급책은 물론이고 제조책을 잡아들여 확실하게 뿌리를 뽑지 않으면 안된다.
가짜약 제조책이 중국으로 추정되고 있다면 국제적인 연계 수사망을 동원해서라도 잡아들여 엄중히 단죄, 다시는 이번과 같은 중대한 범죄가 발호할 수 없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의약품 관련 정책과 인·허가 및 관리업무 주관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에도 강력하게 주문할 것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환자들이 가짜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긴급히 시중 약국에 갈린 가짜제품을 모두 거둬 들이는 일이다.
전국 약국에 비상령을 선포해서라도 가짜 노바스크가 환자에게 공급되지 않도록 이른바 '1급 방역령' 이상의 조치를 취하라는 당부다.
약사들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본의아니게 가짜약을 환자에게 내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가짜 노바스크를 유통시킨 국내 도매상들중에 가짜임을 알면서도 유통을 시켰는지 여부를 확실하게 검증, 고의성이 드러난 도매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중죄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 도매사장이 "정상가격 보다 10% 이상 싼 '노바스크 정'이 있어 현금이 필요한 도매상이 유통시킨 것으로 알고 구입했다"고 말한 부분에 이목이 쏠린다.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의약품 취급 도매상이 가짜임을 알면서도 환자를 사지로 내모는 극도의 '도적적 해이'를 저질렀다면 용서받기 어렵다.
검찰과 식약청은 관련 도매상들이 가짜약 여부를 알고 구입했는지 여부를 확실히 가려 일벌백계 해야 한다.
또한 도매상들이 가짜약인줄도 모르고 구입해 약국에 유통시켰다면 정말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짜임을 몰랐다고 한다면 도매상들이 얼마나 허술한 의약품 관리체계를 갖고 영업에 임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는 일이라고 하겠다.
고혈압은 현재 우리국민 대다수의 생명를 위협하는 '국민병'으로 진행돼 오는 2010년에는 고혈압 환자수가 820만명에 달한다는 예측통계가 있다.
적지않은 국민이 고혈압이라는 소리없는 살인자의 그늘에 신음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가짜를 제조·유통시킨 사건은 국민보건을 맡고 있는 의약계는 물론 전체 사회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끔찍한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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