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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대약과 시약의 싸움질

  • 데일리팜
  • 2003-02-09 20:43:37
  • 요약

해묵은 싸움을 벌여 온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의 생산성 없는 싸움이 또다시 번질 기미가 보여 눈살을 잔뜩 찌푸리게 한다.

서울시약이 최근 총회에서 첨예한 논란을 거듭해 온 약국프로그램 '센스2002' 도입의 사업기조를 유지키로 한 것은 대한약사회와 또 한차례의 갈등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그동안 (주)알투팜 문제로 대약과 시약의 갈등이 종료되기를 바랬던 당초 희망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시약이 알투팜과 모종의 관계가 전혀 없음을 선언하고 회사의 등기주소 및 대표이사 정리 등을 했다고 하지만 알투팜 사업의 하나인 센스2002는 대약과의 갈등구조 언저리에 분명히 자리하고 있다.

대약이 심혈을 기울여 온 약국프로그램 '팜매니저2000'과 시약이 보급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버틴 '센스2002'는 이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의 전위물로 떠올랐다.

물론 대약과 시약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보다 우수한 양질의 약국프로그램을 보급하는 것이라면 박수를 받을 일이다.

시약도 "센스2002는 소프트코리아에서 무상 제공한 S/W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타 프로그램의 성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같은 경쟁구도가 외부에서는 선의의 경쟁으로 비쳐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약사회 내부에서는 이번 대결구도가 올 연말 있을 첫 직선제 선출직 대한약사회장 선거와 직·간접적으로 밀접히 관련돼 있다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센스2002를 추진하는 시약계 후보가 대약 회장직에 당선될 경우 팜매니저2000은 소위 '퇴물'로 전락하고 센스2002는 약국프로그램의 새로운 대안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말도 물론 나돈다.

이를 좀더 정확히 적시하면 약국프로그램 경쟁이 약사회의 정치적 대결과 선거전을 저울질하는 '가늠자'가 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약과 시약은 결국 약국프로그램을 놓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세(勢)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약과 시약이 모두 다른 명분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약사회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불거져 나오고 있는 이같은 이야기들에 수긍이 간다.

약사사회를 병들게 해 온 대약과 시약의 정치적 대결구도가 이번에는 약국프로그램이라는 카드로 옮겨졌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우수한 약국프로그램을 회원약국들에게 배포하겠다는 진짜 의지가 있다면 대약 정보통신팀과 시약 정보통신팀은 손을 굳게 맞잡아야 옳다.

약국프로그램의 버전업을 위해 머리를 맞대도 시원치 않은 판에 '내 것'만 최고라는 식의 대립구도는 명분과 행동이 전혀 맞지 않는 이율배반 그 자체이다.

개국약사들은 지금 대약과 시약간에 해묵은 싸움이 재연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크게 한숨을 짖는다.

아니 하루 이틀도 아닌 싸움이 또 불거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체념하는 약사들이 솔직히 훨씬 더 많다.

첫 직선회장을 뽑을 약사사회의 분위기가 이런식이라면 올 연말 치러질 선거에 참여할 약사가 너무 적어 투표율이 상식이하로 나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투표율이 기대이하로 나온다면 지금까지 해온 대의원 선거와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대약과 시약이 이번 약국프로그램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않고 끝까지 정치적 또는 감정싸움을 갖고 평행선을 달린다면 많은 회원약사들은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치란 민심을 얻는 것임에도 오히려 민심을 이반시키는 후진적인 대립구도는 약사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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