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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슈퍼판매 결정 철회하라

  • 데일리팜
  • 2002-12-08 11:19:19
  • 요약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최근 소화제, 해열제, 강장제류 중 안전성이 확보된 품목에 대해 의약외품으로 확대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의약품이 의약외품에 포함된다는 것은 결국 약국이 아닌 슈퍼나 마트 등 그 어떤 곳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이번 규개위의 결정을 보면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의 면면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특히 정부위원들이 누가 참석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규개위는 당연직 위원장인 국무총리를 필두로 민간공동위원장 1명, 민간위원 12명, 정부위원 6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중 정부위원은 재경부·행자부·산자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법제처장 등이다.

주요 경제장관들이 참석하는 규개위가 이번 109차 회의에서 '경제사회적 편익증진'이라는 명분으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를 결정한 것을 보고 애석하다 못해 한심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겠다.

규개위는 일반의약품의 안전성을 검토한 후 의약외품의 확대와 재분류가 '필연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고 들었다.

우리는 일반 대중들이 널리 복용하는 소화제, 해열제 등에 대해서는 이미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들 의약품에 대해 슈퍼판매를 찬성하는 입장인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규개위 위원들이 알 듯 모를 듯 계속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이들 약물이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오·남용 확산에 따른 부작용이다.

정해진 용법·용량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은 삼척동자도 안다.

일국의 핵심 경제장관들이 '경제사회적 편익증대'라는 애매모호한 명분으로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문제에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누가 지켜줄지 의문이다.

민간위원들을 설득해서라도 막아야 할 고위 정부 당국자들이 아무런 생각도 없는 허수아비 위원으로 참여한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의약품을 경제이론에 대입할 경우 경제사회적 편익증대라는 말은 결코 쉽게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이 아니다.

외국의 사례를 감안한다고는 했지만 외국의 잦대를 적용해 허가를 내줬다가 생명을 잃은 사건들이 적지 않음을 감안하면 아무리 슈퍼판매 문제라고 해도 '우리 잦대'를 만드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

대문만 나서면 슈퍼와 같이 즐비한 것이 약국이라는 우리나라 현실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가.

소화제나 해열제 등은 약국이든 슈퍼이든 어느곳에서 팔아도 소위 경제사회적 편익증진에 큰 차이가 없다.

약국이 문을 일찍 닫는 이유때문이라면 정부가 누차 강조해온 당번약국제나 24시간 약국제 등을 확실하게 운영하는 방법이 확실한 수순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규개위에 제출했다는 이번 자료가 자신들이 만든 자료가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도 일반약의 의약외품 확대 계획은 있지만 2003년부터 추진할 계획을 수립한 사실이 없다고 언급한데 대해 책임있는 주무당국의 태도가 아님을 더욱 강도높게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주무당국이 의약외품 확대계획이 있다고 하면서 슈퍼판매 문제에 대해 확실한 선을 긋지 않는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규개위 위원들의 잘못된 인식은 더욱 굳어져만 간다.

소화제, 해열제 등은 약의 범주가 아님을 인식하고 있으면서 약의 범주가 아닌 의약외품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왜 하는지 못내 궁금하다.

의약외품은 과거 위생용품과 의약부외품을 통합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 약을 새롭게 편입시키기 위한 편법이 돼서는 곤란하다.

경제사회적 편익증진을 굳이 의약품에 대입시킨다면 슈퍼판매가 아니라 오히려 '최소의 약물투여로 최대의 효과'를 본다는 논리가 맞다.

무분별한 약물 소비를 방치하고자 하는 규개위의 잘못된 판단은 훗날 국민생명을 담보로 한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지금 당장 이번 결정을 철회하라.

일반약의 슈퍼판매 문제는 결코 규제개혁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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