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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무덤 더 깊이 판 문전약국들

  • 데일리팜
  • 2002-12-05 00:21:25
  • 요약

약국의 수가인하 파국이 끝내 약사회장실 점거 농성 사태로 이어졌다.

전국의 문전약국약사 20여명이 약사회장실에 들이닥쳐 약사회 수장을 진땀나게 한 것은 지난 한약분쟁 사태이후 꽤나 오랜만에 보는 진풍경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문전약국 약사들의 다급한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답답한 심경을 가눌 수 없다.

이번 수가조정으로 인해 장기처방을 받는 문전약국들이 받는 피해와 그로인한 불만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대한민국 전체 약사를 대표하는 약사회장실이 장기처방이라는 국소적인 문제로 인해 예측불허 시위장으로 변하는 불상사에 대해서는 집고 넘어갈 구석이 있다.

이는 문전약국 약사들의 행동이 전체 개국가의 여론을 살피지 않고 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이후 개국가에는 부지불식 동네약국과 문전약국간에 감정의 골이 깊이 패었다.

대다수 동네약국이 대형병원 인근의 문전약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못해 '혼자만 배채운다'는 식의 원망 그 자체임을 문전약국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문전약국 약사들이 이러한 개국가 여론을 충분히 인지할만 함에도 불구하고 약사회장실을 점거한 것은 섣부른 행동이다.

물론 문전약국들이 분업이후 약국가의 낡은 관행을 타파하고 환자중심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동네약국들은 대형병원 인근의 문전약국들이 처방전을 상당부분 독식한 것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갖고 있다.

약사회장실을 점거한 사태에 대해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동네약국 약사들은 사실 거의 없다.

오히려 적지 않은 동네약국 약사들은 문전약국의 처방전 독식을 제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음을 문전약국들은 헤아려야 할 줄로 안다.

일부 문전약국들은 의사들에게 처방 리베이트를 주어가며 처방전 수주에 열을 올린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동네약국 약사들은 또 문전약국들이 의료기관과 담합을 통해 처방전을 몰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욱이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의 한해 매출이 많게는 1백억원대에서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심평원의 발표에 대부분 동네약국들은 격세지감을 넘어 큰 허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 놓는다.

우리는 문전약국들이 모두 혼자만 살겠다고 처방전 수주에 열을 올렸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환자들이 거리상의 이점 때문에 찾았거나 서비스의 질이 개선돼 방문하는 등 환자 자발적인 행동 또는 문전약국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처방전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문전약국들이 100% 자구노력으로 처방전을 받았다고 해도 개국가에는 이를 이해하지 않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

문전약국들은 이번 수가조정에 대해 국지적인 문제를 제기하기에 앞서 전체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통 큰 모습을 보여 줬어야 했다.

수가조정 형평성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전체 개국약사들과 고민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동이 옳았다.

이러한 행동이 문전약국과 동네약국이 같이 공존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문전약국들의 활로를 확보하는 길이 된다.

약사회장실을 점거한 문전약국들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무덤을 깊이 파는 꼴이 됐다는 비난여론이 비등하다.

문전약국들은 분업이후 자의반 타의반 개국가에서는 좋은 시선으로 보이지 않는 왕따가 돼 왔음을 정녕 모르는가.

아무리 스스로 노력하고 땀을 흘려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도 선발주자는 공존과 공영을 고민해야 하는 미덕을 간과하면 끝내 파국을 피하기 어렵다.

좋은 일에는 반드시 마가 낀다는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고사성어를 찬찬히 음미하면 자신에게 좋은 일이 남에게는 알게 모르게 불이익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혼자만 이익을 얻다 보면 부지불식 이익을 덜 보거나 피해를 당하는 상대방으로 인해 안좋은 일이 닥치게 마련이다.

약사회장실을 점거한 문전약국 약사들은 지금이라고 섣부른 행동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개국가의 왕따로 더욱 굳어져 더 큰 화(禍)를 자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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