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할 성분명처방 공약
- 데일리팜
- 2002-11-10 18: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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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선을 앞두고 막바지 표심잡기에 분주한 대선후보들이 약사들의 마음을 확 끌어당길 만한 호재를 내놨다.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권영길 후보 4명이 모두 약사 대체조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중 정몽준 후보를 제외한 후보 3명은 약사 대체조제 확대의 분수령이 될 만한 '성분명 처방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까지 보였다.
대선후보들은 최근 참여연대와 경향신문이 공동 기획한 '2002 대선정책 검증' 사회복지분야 토론회에서 이같은 의지들을 내비쳤다.
그런데 성분명 처방의 도입이 의-약간에 맞부딪치는 가장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세 후보들의 소신이 '과연 정말일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는 대선후보들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현실과 겉도는 공약들을 남발하지 않기를 바래는 마음에서 한마디 고언(苦言)을 하고 싶다.
최근 의약계에서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한다는 이른바 '세몰이' 현상이 수면위와 수면아래에서 자주 엿보이고 있다.
모 후보 진영에서는 이러한 시류를 타기위해 의약분업과 관련해 소위 '빅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 빅딜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의약분업의 판을 뒤업는 파격적인 '거래'라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분업의 정책기조 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의료계의 기조와 동일선상에 서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약사들에게 유리한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와는 정 반대의 정책임을 누구나 안다.
우리는 대선후보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공약과 숨어서 거래하는 공약들이 다르면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충고하고자 한다.
의·약사들의 마음을 모두 다잡기 위해 겉으로 내세우는 공약과 뒤에 숨어서 하는 거래가 다르다면 그 후보는 인격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이중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라의 명운을 맡길 수 있겠는가.
약사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 도입은 지금껏 보아온 대로 의사 또는 의료계가 양보하지 않는한 관철시킬 수 없는 사안으로 굳어졌다.
정부도 국회도 이들 두가지 사안에는 소신을 보이지 못한 채 이리저리 눈치보기만을 거듭하다가 결국에는 의료계쪽에 무게를 실어줬다.
대선후보들이 이를 모를리 없음에도 약사쪽에 무게를 싣는 약속을 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신뢰수준에서 떨어진다.
후보들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성분명 처방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지를 되씹어 본 사람들은 대부분 '노'라는 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적 이유는 대체조제 확대와 성분명 처방 도입이 의-약간의 보이지 않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데 있다.
성분명 처방의 도입은 주지하다시피 제약업체들의 주거래 대상을 의료기관에서 약국쪽으로 쏠리게 할 기폭제다.
의약분업의 판 자체를 바꾸려는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일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성분명 처방 도입은 사실 의-약간의 이해관계를 떠나 동일 성분·약효군간에 확실한 약효동등성만 보장된다면 활성화해야 할 명분이 분명히 있다.
성분명 처방은 의료기관과 제약사의 뒷거래를 줄일 수 있고 약국의 재고약 부담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손쉽게 약을 구입·복용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 장치다.
고가의 약을 저가의 약으로 대체조제할 수 있는 길도 확실히 보장받아 약제비용 절감효과도 얻는다.
대선후보들이 이러한 명분 때문에 소신도 없이 대체조제나 성분명 처방 도입을 약속했다면 겉다르고 속다른 행동이다.
대선후보들은 성분명 처방 도입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기에 앞서 성분명 처방 도입에 따른 장벽이 무엇이고 그것들을 헤쳐나갈 해법을 제시해야 맞다.
막연히 입방아만 찌어놓고 나중에는 나몰라라 하는 식의 공약이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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