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거센 의·약사 정치 세몰이
- 데일리팜
- 2002-10-27 23: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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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 후보자등록신청개시일(11월27일) 30일전에 해당하는 오늘(28일)부터 내달 28일까지 한달간 무소속 입후보예정자에게 추천장을 교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무소속 후보가 추가로 얼마나 나올지는 아직 모르지만 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제16대 대통령선거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들린다.
그동안 물밑에서 정치활동을 해온 의·약계가 이와 때를 맞춰 드러내놓고 세몰이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지난 27일 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전국 의사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패한 의약분업 철폐를 위한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열었다.
의협은 이날 '대통령 선거후보 의료정책평가단'을 구성하기로 하는 한편 회원들에게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도록 요청했다.
의료계가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전국의 회원들을 모두 동원하는 대선국면에 뛰어었고 약사회도 이미 전국 지역단위로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의-약계의 정치활동이 민주주의에서는 으레히 일어나는 일로 본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는 선거가 가장 중요한 요체일 뿐 아니라 선거과정에서 분출되는 이해단체의 정치활동은 빼 놓을 수 없는 민의(民意)의 한 목소리다.
그러나 의-약계가 일거에 내뿜는 정치적 입김에 대해 섣불리 민의라고 볼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의·약계의 정치활동을 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 말라는 원색적 비판이 나온다.
이같은 비판은 누차 지적해 왔지만 의약분업 내지 의료제도 전반을 놓고 벌이는 의-약 양단체의 대립양상이 국민들을 위한 건전한 정책대결의 모습으로 비춰지지 아니한 탓이다.
이를 반증하는 자료는 의협과 약사회 자체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서도 보여줬다.
의협 의약분업정책평가연구회가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국민불편 내역조사' 따르면 분업후 '의사 진료서비스에 변화가 있는가'란 질문에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79.6%나 차지했다.
반면 좋아졌다는 13.2%에 불과했고 나빠졌다는 응답도 7.2%로 나왔다.
또한 분업후 '약사의 약에 대한 설명 등 복약지도 서비스가 개선되었는가'란 질문에도 변화없다가 59.3%를 차지한데 반해 좋아졌다는 24.8%를, 나빠졌다는 15.9%로 각각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언뜻 의약분업 자체가 문제인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치 않음을 볼수 있다.
조사 결과는 분업 보다 의·약계의 핵심종사자인 의사, 약사들의 문제를 국민들이 바로 지적한 것이라고 적시한 여론이다.
소위 의·약계를 바라보는 진정한 민의는 분업후 의·약사에 대한 이질감이 커졌다고 하는 부분인데, 과연 틀린 지적이라고 일축할 수 있는가.
약사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민의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조사대상 약사들중 62.4%가 의약분업에 대해 '문제는 있었지만 불가피한 제도였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표시했고 '많은 문제가 있어 잘못 시행된 제도이다'라는 의견은 26.9%를 차지했다.
약사들은 분업에 대해 불가피한 제도임을 인정하면서도 상당수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고 무엇인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민의를 반영하고 있다.
의협과 약사회의 두가지 설문조사는 결국 분업이라는 제도 자체에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그 개선의 여지는 의·약사 스스로 짊어진 숙제라는데 앵글을 맞춰야만 정확하게 민의를 반영한 결론을 얻는다.
의·약사 스스로 해결해야 할 숙제를 정치인들에게 세(勢) 과시로 해결하려는 정치행보 자체가 문제라는 뜻이다.
이회창 후보는 "의약분업에 대해 두가지 분명한 기조가 있다"며 "이는 분업을 지속해야한다는 원칙과 재평가위원회 구성을 통해 잘못된 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후보는 "의약분업은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질병의 조기발견과 치료, 약화사고의 예방, 리베이트 같은 불법 거래의 근절 등 의료제도 선진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고 역설했다.
대통령 후보들이 국민들의 민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민의와는 다른 정치행보를 하는 이해단체에게는 단순히 '눈치'를 보는 한수 위의 정치행보로 무마하려 할 것이다.
의·약계가 보다 수준높은 정치행보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치압력의 형태를 띠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의·약계는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만한 국민적 신뢰를 과연 두텁게 쌓고 있는지 먼저 자문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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