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도매간 불공정거래 또 '횡행'
- 데일리팜
- 2002-10-20 2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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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인간의 생명을 치료하는 존귀한 것이지만 시장경제하에서는 상술 내지 마진이 포함된 재화(財貨)의 한 영역으로 유통된다.
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약회사나 유통을 맡고 있는 도매업체 그리고 최종 소비단계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약국들도 의약품을 다루게 되면 이른바 마진이라는 경제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마진을 놓고 경쟁을 벌이거나 흥정하는 첫 주체는 제약업체와 도매상간이고 제약사와 요양기관간에, 도매상과 요양기관간에도 각각 마진경쟁이나 흥정이 이뤄진다.
그러나 마진폭을 결정하는 핵심주체는 의약품을 제조하고 출하시키는 제약회사가 아무래도 무게중심의 핵심 얹어리에 있다.
도매상들은 대량거래라는 '어드밴티지'를 갖고 제약사들과 마진폭을 흥정할 수 있는 대항력 내지는 힘을 가졌다.
이러한 제약회사와 도매상들이 마진폭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되게 돼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들 양 공급주체들간에 '마진다툼'이 아닌 이른바 '마진담합'을 지나치게 하는 사례가 공공연하게 확대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마진담합은 전제 의약품 유통시장을 왜곡하고 공정거래 풍토를 뒤엎는다.
특정 도매상이 특정 제약사의 제품을 대량구입할 경우 가격을 싸게 구입하게 되고 해당 도매상은 마진을 대폭 얹어받는다.
유통가에서는 이른바 '도리친다' 내지는 '아도친다'는 식의 속어로 유행하고 있는 거래형태다.
가령 수천만원대의 의약품을 일거에 구입한 도매상이 제약사에게는 5~6개월 어음으로 결제한 뒤 어음만기 이전에 중하위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현금 도도매'를 하는 경우를 보자.
이 도매상이 제약사로부터 약 30%의 마진을 확보하고 도도매를 통해 법정마진 5%만으로 약을 다시 풀었다면(공급) 돈 한푼도 들이지 않고 대량마진을 취하는 상술을 발휘한 것이다.
이러한 거래가 최근들어 더욱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승을 부리는 전조증상까지 보인다.
제약사와 직거래를 못하는 중하위 도도매상들은 제품 구색이나 요양기관들의 구매요청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도도매를 통해 약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특정 대형도매상들이 이처럼 제약사로부터 대량거래라는 특권을 이용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전횡은 더욱 심해졌다.
이는 의약품 덤핑유통의 근원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매업계간의 건전한 유통질서도 해치고 있다.
경찰은 때마침 도매업소 3곳에 대해 의사에게 금품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어 도매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건복지부도 13개 제약업체를 대상으로 요양기관에 납품한 실질적인 공급내역서 확인 실사작업에 들어갔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제약사와 도매상간에 오고가는 지나친 마진거래 행위도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
제약사와 도매상들이 요양기관들에게 제공하는 리베이트나 뒷마진은 그나마 정기 또는 수시로 사후관리되고 있지만 제약사와 도매상간의 공정치 못한 거래는 관리밖에 놓여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제약사가 도매상에게 공급하는 의약품 가격이 천차만별이거나 특정 도매상에게만 너무 저렴하게 공급되면 그 이후의 유통질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뻔하다. 제약사들은 이제 매출실적을 올리기에만 급급해 특정 도매상들에게 과도한 마진을 제공하는 것을 지양해야 할 때다.
이같은 행위는 제약사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전체 유통질서를 흐리게 해 역시 제약사 스스로 올가미를 덧씌우는 이중의 자승자박 행위다.
행정당국은 특정 도매상들이 자기만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과도한 마진거래행위를 제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의약품도 재화의 한 영역인 만큼 유통시장에서 적정 마진이 붙어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지나친 마진경쟁은 존귀한 의약품의 질을 떨어뜨릴 여지가 제공되는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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