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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말기적 혼돈 오명 벗어야

  • 데일리팜
  • 2002-10-17 00:34:54
  • 요약

대통령선거 두달여를 남겨두고 의약계에도 요즈음 정권말기적 혼돈상황이 한꺼풀씩 드러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실력행사와 권력에 줄서는 모습이라든지 의약품 제조·유통과정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도덕적 해이' 현상이 그것이다.

의사협회는 오는 27일 과천에서 '실패한 의료개혁 바로잡기 전국의사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를 상대로 압박수위를 높힌다.

의협은 또 의약분업을 기획·주도했다는 이유를 들어 두명의 의대교수에 대해 회원자격 박탈이라는 징계조치까지 내렸다.

누가봐도 의협은 이미 대권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파상공세에 들어갔다.

이에대해 약사회도 중앙회 차원 뿐만 아니라 단위약사회별로 직·간접적인 '세과시'나 '세물이'를 한창 전개하고 있다.

여약사들은 특히 오는 11월23일 열리는 제28차 전국여약사대회에서 정치관련 대외인사를 대거 초청, 약사의 정치적 대외역량을 과시하겠다는 입장을 공개 선언했다.

의약분업을 놓고 지루한 설전을 계속해온 의-약계가 또다시 대선 막바지 정국을 맞아 정치적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의·약간의 정치적 행보를 보면서 의약분업이 또다시 이리저리 흔들리지나 않을까 심히 열려스럽다.

연착륙은 커녕 갖가지 예외조치와 담합문제로 누더기가 된 의약분업이 사면초가에서 다시 헤메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 양 단체는 차기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세우도록 하기 위한 '힘겨루기'에서 결코 밀리려 하지 않는 배수진을 쳤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양 단체의 이러한 실력행사가 자칫 먹이감을 놓고 벌이는 본능적인 아귀다툼식 싸움으로 번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서울시약사회와 개원의협의회가 맞고발전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는 것 뿐이다.

의-약간의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 더 이상 의약분업을 퇴보시키거나 뒤흔드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문제가 있다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옳다. 우리나라 최고학부의 지성인들이라고 할 의·약사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스럽다.

의약분업 시행이후 적쟎은 의·약사들은 '피해' 보다는 '수혜'쪽에 있었다는 것을 환자들은 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것을 더 챙기려 하거나 내 것만을 끌어안고자 하는 행동은 의·약사 본연의 소명을 망각한 행동이다.

대선정국과 정권말기라는 시점은 또 의약품의 제조 및 유통시장에서 터진 잇단 대형사고와 악재들로 인해 역시 개운치 않다.

뒷거래와 리베이트가 더욱 난무하고 최소한의 상도의 조차 없는 덤핑행위들이 더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다.

제약업체와 요양기관간에는 무려 백억원대의 리베이트 수수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고 있는가 하면 요양기관의 부도덕한 부당·허위청구도 크게 늘었다.

식약청은 제약사의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해 실사에 들어갔으나 이미 인명피해가 나온 뒷북치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의료기관과 약국간의 담합행위는 더욱 활개치고 있고 담합을 조장하는 제약회사나 부동산 업주들의 담합 유인행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사상누각으로 지어진 의약분업의 총체적 부실징후가 정권말기와 대선정국 시류를 타고 수면위로 부상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의약계 현안에 관한한 대선에 뛰어든 후보들에게 최소한의 소신과 철학이 있어야 함을 강력히 주문하고 싶다.

소위 파워그룹을 자천타천 강조해온 의·약사들의 입김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될 경우 정작 국민들은 그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것이란 이유때문이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지성인들이 실력행사로 맞붙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 게임을 지나치게 해서는 욕만 더 먹는다.

증가추세에 있는 부당 청구행위와 탈법행위는 기대할 용서 자체가 없다.

의약품의 제조·유통단계에서 드러나는 갖가지 문제들도 그 어떤 해명과 변명으로도 피해가기 어려운 잘못이다.

의약계의 각종 악재들이 더 이상 정권말기적 증후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려는 자구노력 외에는 특별한 길이 없음을 깊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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