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사과'와 장관의 '소신'
- 김진강
- 2002-03-18 2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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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보건복지부는 올해 보험재정적자가 4조원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그동안 5월 파산설, 7월 파산설 등의 위기론이 공식적으로 정부 당국에 의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복지부는 의약분업이후 세차례 수가 인상으로 1조8천억원의 급여비가 증가하는 등의 적자 사유도 친절하게 덧붙였다.
이에따라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날 발표는 물론, 그 어느곳에서도 재정 적자규모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사유나 마땅한 변명은 찾을 수가 없다.
김대중 대통령이 보험재정 파산위기와 의약분업 사태와 관련해 또다시 국민에게 사과했다.
직접적인 사과는 아니지만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통령은 "의약분업은 내가 책임이 가장크다.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시작했지만 지금보면 준비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지난 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충분한 관리와 준비를 못해 국민을 많이 걱정하게 만든 부분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국정최고책임자로서 행정이나 정책 실패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사과하는 모습은 결과를 떠나 당연히 선행되야하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 16일 모 방송국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보여준 복지부의 모습은 일종의 허탈감을 불러왔다.
의료보험 재정확충방안과 건강보험공단의 운영방향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건사회연구원·시민단체·보건의료단체·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지만, 정작 모습을 보여야 할 복지부 관계자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방송중이라도 복지부의 연락을 바란다'는 사회자의 멘트에 (정부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낀 것이 과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정작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대통령의 사과가 아니라, 정책 실수에 대한 복지부의 사죄와 성실한 대책이 아닐까?
최선정 장관은 지난 2월 주사제를 분업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과정에서 '소신'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또한 복지부측은 이로인해 3천억원의 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며, 주사제 분업제외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복지부가 주사제 분업제외에 공을 들이고 있을 때 정작 올해 보험적자가 4조원에 이르는지, 올해 보험료가 20%이상 인상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곳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옛 고문에 따르면 부정직한 사람을 정직한 사람위에 놓으면, 백성(국민)들은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르면 내주중 보험재정안정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대책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솔직히 대하는, 그래서 이해를 구하고, 그 힘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복지부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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