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개선안 '또하나의 탁상공론'
- 데일리팜
- 2002-03-27 2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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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보험의약품의 거품가격을 제거하고 보험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일환으로 실구입가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이례적 발상을 또 내놨다.
보험의약품 실거래가격이 상한금액보다 낮을 경우 기존의 가중평균가격이 아닌 최저가로 약가를 인하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이같은 방안을 제약협회 등 관련단체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우리는 복지부가 이번 방안을 내놓은데는 짐짖 이해가 간다.
분업이후 보험약품비가 지난해 4조5,000억원에 달해 분업전인 99년의 2조5,000억원보다 무려 80%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엄청난 보험료 인상에 담배값까지 올리는 마당에 정부는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닐 상황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정부는 또다시 이번 방안이 현실로 옮겨졌을 때 보험재정 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는 헛점이 도사리고 있음을 조언하고 싶다.
이번 방안은 보험약가가 100원인 약품이 요양기관 3곳에 90원, 80원, 70원으로 각각 공급될 경우 최저가인 70원으로 보험약가를 낮추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구입총액의 합을 구입총량의 합으로 나눠 약가를 인하하는 가중평균가 산출방식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이 방안이 실구입가대로 보험청구를 해야하는 실구입가제의 대명제를 요양기관들이 도외시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음을 충고한다.
요양기관들은 보다 싼 가격으로 보험약을 구매하려 할 것이기에 언뜻 보기에 고가약 수요가 줄 것은 같은 착각을 일크키는 대목이다.
그러나 요양기관과 업체간에는 이면계약이나 이중계약이 존재함을 감안할 때 아무리 싼 가격으로 공급돼도 요양기관들의 보험청구 금액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을 예사롭게 넘겨서는 안된다.
요양기관이 상한금액 100원인 품목을 70원에 구입했다고 해도 요양기관은 100원에 청구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부의 사후관리에서 이같은 사례는 수없이 적발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아 왔다.
요양기관들은 결국 이면계약을 통해 싸게 구입하면 할 수록 소위 '뒷마진'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한 이면계약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상한가격은 그대로인데 정부가 싼약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요양기관들의 뒷마진 유혹을 부추기는 꼴이다.
또 하나는 제약사들의 경우 약가인하를 우려해 직거래처에 대해서는 과도한 덤핑을 더욱 자제하고 실공급가격을 올리려 할 것이다.
제약사들이 공급하는 품목의 요양기관 실공급가격이 올라가면 싸구려 덤핑약들이 더욱 활개칠 운동장이 커진다.
이는 의약품도매상들에게 과도한 덤핑을 유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제약사들은 지금도 도매상들이 임의덤핑을 자행해 본의아닌 약가인하를 당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이번 개선방안에 속된말로 거품물고 반대하고 나선 것이 그 반증이다.
제약사들은 도매상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국공립병원 보험약 입찰시장에서 도매상들의 임의덤핑을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급확인서 첨부를 의무화하는 병원이나 제약사와 도매상이 사전계약서를 쓰는 경우는 예외가 된다.
문제는 최근의 입찰시장을 보면 도대체 상한가격이 왜 존재하는지 조차 이해못할 정도로 상한가격과는 너무 차이가 나는 덤핑낙찰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방안은 이러한 어지러운 덤핑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을 깊히 생각해 봐야 한다.
요양기관에 저가약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인 만큼 요양기관들은 상한가격과 실공급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품목을 이용한 뒷마진 챙기기에 욕심을 낼 소지를 정부 관계자들이 잘 읽었으면 한다.
고가약의 경우도 이러한 이면계약을 통해 공급되면 저가약 사용 유도정책과 보험재정 절감 취지는 무색해지고 만다.
복지부는 이번 개선안을 실행에 옮기기에 앞서 과연 업체와 요양기관의 이면계약에 대한 사후관리를 엄정하게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지 부터 따져봐야 한다.
현재와 같은 사후관리체제로는 보험재정 절감은 커녕 의약품 유통질서를 더욱 흐리게 할 공산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실구입가상환제는 '노마진'을 통해 의약품유통질서를 투명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단행됐다.
그럼에도 개선방안이 '뒷마진'을 조장하는 것이라면 실구입가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임은 물론 보험재정 마져 계속 새 나가는 결과를 가져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잃는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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