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약손 아비규환 스리랑카 현지서 맹활약
- 강신국
- 2005-01-13 06: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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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현·백수희 약사, 쓰나미 피해지역서 약손사랑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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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근처에는 남아 있는 집이 없었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든 게 부서져 있었어요.”
박지현 약사는 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 최대의 피해지역중 하나인 스리랑카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박 약사의 해외 봉사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적십자사에 회비를 냈던 게 인연이 돼 굿네이버스라는 자선봉사단체 지원단에 뽑혔다.
의사 2명, 간호사 1명 등과 조촐한 의료팀을 구성해 현지에 도착한 박 약사는 박카스 10박스 분량의 의약품을 분류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지원 의약품을 포장한 사람이 비전문가였나 봐요. 의약외품, 용구, 의약품, 주사제 등이 한데 섞여 분류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었습니다."
박 약사는 지원 의약품을 포장할 때 약사가 나서 라벨링, 리스트 등을 손수 작성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한시가 급한 응급상황에서 의약품을 분류하는 데 시간을 다 빼앗긴다면 얼마나 비효율적이냐고 반문했다.
박 약사는 특히 스리랑카에서는 의약품 약탈이 심해 밤잠을 설쳤다며 특히 항생제중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데 장비가 마땅치 않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박 약사는 가져온 의약품 중 해열진통제나 항생제 너무 많았던 반면 비타민이나 소아 정장제는 턱없이 부족해 많은 곤란을 겪었다고 털어났다.
"진료팀이 구성돼 진료를 시작하자 3시간 동안 200여명의 환자가 몰려왔어요. 쇼크 상태에 있는 환자, 근육강직, 외상 등 다양한 환자들이 찾아왔어요."
피해지역에 소아 환자가 많다보니 세파클러, 아목사실린 등 항생제 시럽을 투약하자는 의견이 나왔을 땐 엄청 곤욕스러웠다고 한다.
"긴급구호 때 약사들이 없다면 자연재해로 소아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약화사고로 피해를 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긴급의료 지원이지만 약사의 필요성을 알 수 있었죠."
박 약사는 기회(?)가 온다면 해외 봉사활동에 다시 한번 참가하고 싶다며 다음엔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해맑게 웃었다.

"의약품 관리만큼은 제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일 했죠. 약이 부족하면 약초라도 캘 각오를 하면서요."
백수희 약사는 서울대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해외 진료봉사활동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사상 초유의 피해를 본 스리랑카에서 진행됐다.
백 약사는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에서 주관한 의료지원단에 소속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백 약사는 지역 피해상황에 대해 정말 끔찍했다며 복구는 엄두조차 못내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음식과 숙소 등 출발당시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현지에서 배려를 해 숙박 문제는 해결됐지요. 하지만 여름을 좋아해서인지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엄청났어요."
백 약사는 스리랑카 남부인 마타나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의사, 간호사들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의약품 준비를 응급의료과와 피부과에서 했나봐요. 하지만 만성 환자와 소아환자가 많다보니 필요한 의약품이 부족한 것은 당연했죠."
백 약사는 특히 소아환자가 많아 시럽병이 부족해 수소문해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팀원들이 120%의 노력을 발휘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나중에는 캠프 그 자체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많아졌죠. 내가 하는 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그 곳에 갔다는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백 약사는 비상사태시 관계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배웠다며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봉사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백 약사는 이번 봉사활동으로 약사로서의 자긍심과 봉사의 미덕을 알 수 있었다면서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스리랑카에서의 11일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현, 백수희 약사 외에도 김선영 약사(국립의료원 약제과)도 백 약사와 같은 단체를 통해 봉사에 참여했다. 귀국했지만 휴가중이라 만나지 못했다. 또 고대안암병원 최진희 약사, 고대구로병원 임지연·박선희 약사는 스리랑카에서 13일까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한동선린병원 방희영 약사와 경북 포항의 박명희 약사는 15일 스리랑카에서 돌아온다. 11일 출국한 일산병원 한정애, 민은희 약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오는 20일까지 의료봉사 활동에 나선다. 지금도 피해현장에서 훈훈한 약손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아직도 그곳에는 약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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