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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협업명분 도매 기밀요구 '논란'

  • 최은택
  • 2005-01-10 12:31:13
  • D사 "투명성확보 양자 모두 이익"...도매 "우월적 지위악용"

'전자문서표준' 매뉴얼 중 담보현황과 잔고현황표 샘플.
국내 한 제약사가 판매정보와 담보·잔고현황 등을 매일 보고토록 도매업체에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특히 도매업계가 “판매정보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는 쥴릭약관 규정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도매업계를 옥죄고 있는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제기된 것이어서 업계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제약사는 거래 도매업체와 웹 환경에서 상호협업을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전자문서표준’을 만들어 △매입/매출이력 △입고/출고이력 △재고정보 △제품마스터 △거래서마스터 △영업사원마스터 △담보현황 △잔고현황 등을 매일 보고토록 요구하고 있다.

전자문서 전송방식은 도매업체가 전송하고자 하는 정보를 ERP나 Database에서 수신해 암호화 과정을 통해 파일로 생성하고, 이 파일을 FTP를 통해 제약사의 웹서버에 올리도록 돼 있다.

이럴 경우 D사는 웹상에서 거래 도매의 판매정보는 물론 담보와 잔고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제약사는 특히 새로운 관리시스템인 ‘DCM(공급구매사슬관리, Demand Chain Managemant)’을 거부하는 업체들에게는 의약품을 공급하지 않겠다며, 시스템 구축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 제품의 판매질서를 바로잡고 경영효율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회사 기밀에 해당되는 정보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도매를 옥죄고 있다는 인상밖에는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주의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두 달전에 D사로부터 전자문서표준 추진계획을 통보받고 당혹스러웠다”며 “강요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했지만 실제 정보를 보고하는 문제는 심사숙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D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의약품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나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고 해명하고, “현재 거래도매 중 85% 가량이 프로그램 구축을 완료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보내용도 자사와 거래도매 상호간의 정보에 한정한 것이지 다른 제약사와의 거래내역 등을 보고토록 한 것은 아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오해로 인해 불만을 갖는 업체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DCM은 전문약 매출평가와 효율적인 재고관리 등을 위해 구축하게 됐다”면서 “도매업체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수급관리와 매출분석, 영업평가 등에 용이하다”고 밝혔다.

한편 도매관리프로그램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도매업체로부터 전자문서표준 구축의뢰가 오면 시스템 구축을 지원해 주고 있다”면서 “D사와 관련된 정보만을 추출해, 다른 거래내역까지 노출될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약국주력 도매업체 관계자는 "전자문서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은 판매와 재고현황 정도만을 공유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보고 내용이 제각각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업무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해 전산시스템과 업무공유를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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