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감기약 파동...식약청장 전격 교체
- 전미현
- 2004-12-16 06: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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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왜곡보도로 위상추락, 교훈으로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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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했던 8월 첫 주를 강타한 PPA감기약 파동은 단적으로 말해 언론사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제의 ‘善’, 즉 일상적으로 복용해오던 감기약들이 8월1일부로 오늘의 ‘惡’으로 돌변하는 특이한 경험이 열사병처럼 전국민을 충격속으로 몰아넣었다. “독약을 먹고 있었다니!”
겉으로는 PPA함유 감기약의 유해성을 알고도 식약청이 그 사실을 업계유착 때문에 밝히지 않고 필요없는 연구로 무려 몇 년씩이나 끌다, 역시나 유해성을 입증할 자료가 나오자 모두들 휴가를 떠나는 주말오후를 기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비춰졌다.
일부 언론들은 지치지도 않고 식약청을 참으로 무책임하고 양심도 없는데다 구시대적 유착을 일삼고 있는 관료조직으로 그려냈다.
이같은 다스리기식의 잇단보도는 급기야 유례없이 국회 보건복지상임위까지 진실규명에 나서 식약청장과 복지부장관을 싸잡아 비난하기에 이르면서 정치이슈로 비화됐다.
그후 사건발발 10일만 심창구 식약청장의 자진사퇴로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채 식약청은 여전히 PPA와 관련 국민에게 잘못 각인된 편견을 불식시킬 길이 없었다.
식견있는 언론을 포함해 전문가들은 무지한 언론과 정치권, 정치 관료들이 빚어낸 블랙코미디이자 음모일뿐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면 사실로 확인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만두 제조업자의 자살까지 불러온 불량만두 파동에서 정작 ‘불량만두’는 발견되지 않은 것처럼(한겨례21), 7월31일 식약청의 PPA 함유 감기약의 제조, 판매 금지 발표와 관련해 언론과 정치권, 복지부에서 제기한 갖가지 의혹과 비판내용 중 사실로 확인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잘라말하는 언론(주간동아)도 있었다. 한편 정치권과 복지부가 근거 없는 여론의 비판을 맹목적으로 수용해 목소리를 높이는 동안 우리 식약청과 의료진이 전 세계가 수십년 동안 아무런 의심 없이 먹어오던 PPA 감기약이 실제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는 ‘사실’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무조건 미국 FDA의 철회조치를 따르기보다 독자적인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로써 서둘러 국내 PPA 함유 의약품에 대한 판매, 제조 중단 조치를 발표했던 식약청은 이유도 모른 채 수십개 비난의 화살을 맞는 수난을 겪어야 했던 것.
사태가 이지경이 되자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보도를 뻥튀기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 한 복지부 관료들의 말만 믿고 식약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반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식약청은 이미 양심적인 수장을 잃은 뒤였다.
PPA는 복지부와 식약청간의 골깊은 또다른 갈등국면을 가감없이 전면노출시키기도 했다.
식약청이 큰형이라고 믿고 있었던 복지부는 오히려 '매를 맞더라도 형제간 맞는게 낫다'라는 논리로 벼락치기 감사결과로 식약청 때리기와 길들이기에 나섰다.
어쨋든 9월 현 김정숙 청장의 부임으로 복지부와 식약청간 갈등은 다시 수면아래로 내려갔지만...
PPA사건은 최근 제약회사 주도 연구결과에따라 바이옥스 자진철수를 결정한 미국 FDA와 국민의 대응방식과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물론 FDA내외부에서 민감한 이슈로써 제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조직의 수장을 갈아치우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이를 감기약파동 경험에 비춰볼때 만일 그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면 식약청 존폐론까지 나왔을지도 모를일.
현재에도 많은 유럽국가, 예를 들면 영국·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아일랜드 등지에서는 이 성분을 감기약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
유럽국가에서 온 약업계 관계자에게 우리나라의 PPA파동은 어떻게 비춰질까 궁금하다.
한편 PPA파동에 대해 직접 피해당사자라 할 수 있는 식약청관계자들은 지금에와서는 오히려 식약청의 위상을 훼손하고도 얻은게 있어 다행이란다.
그리하여 얻은 것은 의약품의 안전사용이 전례없이 부각되었고, 허울뿐인 의약품부작용모니터링에 대한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도 강구하게 만들었다. 그같은 아픔이 아니고서야 아무리 식약청이 약물감시체계의 중요성에 대해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해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을까?
식약청은 이제 PPA파동의 교훈을 말하고 있다.
PPA과장으로 불렸던 의약품관리과 이정석과장은 “PPA사태는 오히려 효과적 약물감시체계 구축의 전기를 가져왔다. 식약청이 언론의 창을 통해 국민들에게 그릇된 이미지를 심게된 부작용을 빼고는, 그 파동으로 국민들이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나아가 현행 자율적 관련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고 파동의 교훈을 정리했다.
내년에는 이분야 제도개선이 현실화되고 PPA교훈이 다시 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가 식약청이 잘하고 있다고 칭찬들을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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